베드로전서 강해(22강)

조회 수 772 추천 수 0 2019.10.01 20:29:16

211-17 이방 세계 안에서

11)사랑하는 자들아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 12.너희가 이방인 중에서 행실을 선하게 가져 너희를 악행한다고 비방하는 자들로 하여금 너희 선한 일을 보고 오시는 날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라 13.인간의 모든 제도를 주를 위하여 순종하되 혹은 위에 있는 왕이나 14.혹은 그가 악행하는 자를 징벌하고 선행하는 자를 포상하기 위하여 보낸 총독에게 하라 15.곧 선행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의 무식한 말을 막으시는 것이라 16.너희는 자유가 있으나 그 자유로 악을 가리는 데 쓰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종과 같이 하라 17.뭇 사람을 공경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왕을 존대하라.

 

거류민과 나그네- KJV은 거류민과 나그네를 각각 strangers(낯선 사람) and pilgrims로 번역했다. 나그네라는 표현은 1:1,17절에 이미 나왔다. 여기서는 낯선 사람이 보충된다. 기독교인은 세상에서 낯선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이한 빛을 보고 따라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절망할 때 절망하지 않고, 세상 사람들이 흥분하여 즐거워할 때 기독교인은 오히려 침착할 수 있다. 일부러 세상과 어긋나야 한다는 게 아니라 삶의 방향성이 달라야 한다는 뜻이다. 방향성이 다르면 세상 사람들에게 낯선 사람으로 보인다.

베드로 사도는 이방인 사회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기독교인에게 선한 행실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당시 이방인들은 기독교인을 향해서 악행을 행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오해였다. 기독교인은 로마 황제의 동상 앞에서 절하지 않는다거나 로마의 여러 절기를 따르지 않았다. 네로 황제 당시에는 로마 화재를 기독교인의 소행으로 돌렸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살입니다.’라는 성찬식 문구를 근거로 기독교인들이 피를 마신다는 소문도 돌았다. 비폭력 평화주의를 따르는 기독교인 중에는 군 복무를 거절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들과 다른 삶의 기준으로 사는 사람을 불편하게 여긴다. 그런 불편한 생각이 축적되면 비난하고 누명을 씌운다. 이런 오해를 받지 않는 최선의 길은 선한 행실에서 본을 보이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지금 세상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 세상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복음 전파가 방해받지 않아야 하기에 우리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 다른 사안은 접어두고 교회 안에서의 분쟁만 보자. 교회 안에서 관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세속 법정으로 교회 문제를 끌고 가기도 한다. 여기서 짚어야 할 하나의 관점은 다음이다. 로마가톨릭교회에서는 왜 이런 분쟁이 일어나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교회 제도가 다르다는 데에 있다. 다른 제도 중의 가장 결정적인 것은 교구 제도다. 개별 성당만이 교회가 아니라 교구 전체를 교회로 보는 관점이다. 이게 교회의 본질에서 말하는 교회의 보편성이다. 참고로 교회의 본질은 사도성, 단일성, 거룩성, 보편성이다. 한국 개신교회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 보편성이다. 보편적 교회의 반대 개념은 개교회주의다. 어쨌든지 기독교인들을 거류민이요 나그네이기에 세상에서 본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 삶이 곧 하나님 선교에 통로가 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오시는 날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라.”(12)

그 선한 행실 중의 하나는 세상의 모든 제도를 따르는 것이다. 왕과 총독에게 순종하라고 했다. 바울은 롬 13:1에서 비슷한 의미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이 구절로 많은 논란이 벌어졌다. 악한 정권에게도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말이냐, 하는 반론이 제기되었다. 예를 들어서 히틀러 정권을 기독교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당시 독일 기독교의 주류는 히틀러 정권을 두둔하거나 방관했다. 고백교회에 속한 목사들은 반대했다. 이로 인해서 칼 바르트는 교수직을 박탈당하고 고향인 스위스 바젤로 돌아갔다. 본회퍼 목사는 미친 운전자가 버스를 운전할 때 강제적으로 운전자를 운전대에서 끌어 내리는 게 옳지 대형 사고를 낸 뒤에 승객들의 장례식을 치러주는 역할에 머물면 안 된다.’라는 생각으로 히틀러 암살 조직에 참여했다가 체포당하여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기 몇 달 전에 사형당했다. 바울과 베드로전서를 기록한 사람이 활동하던 시대의 로마 체제는 기독교인들에게 우호적이었다. 로마 체제 자체가 우호적이었다는 게 아니라 그들이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기독교인들이 유대인들이나 이방인들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말이다. 기독교에 적대적인 황제가 재위할 때는 순교의 피를 많이 흘리긴 했다.

베드로 사도가 여기서 말하려는 핵심은 기독교인의 자유를 방종으로 생각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을 선하게 대하는 데 사용하라는 것이다. 17절에 중요한 단어가 네 개 나온다. 공경, 사랑, 두려움, 존대. KJV의 번역이 좋아 보인다. “Honour all men. Love the brotherhood. Fear God. Honour the king.” 이런 정도의 영적 경지에 올라서기는 쉽지 않다. 세상은 이와 반대로 살도록 강요하고 부추긴다. 우리가 거류민이요 나그네라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 그리고 구원과 영광을 가리키는 기이한 생명의 빛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안다면 베드로 사도의 조언이 우리 귀에 들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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