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D-7

 

내가 총선과 대선 투표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게 신학대학교 학부 학생 시절이었다. 지금 들으면 이름도 생소한 유신헌법이 대한민국을 겨울 공화국으로 만들고 있었다. 국회의원 3분의 1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었고, 대통령은 장충체육관에 모인 대의원들이 모여 간접 방식으로 뽑았다. 투표할 맛이 나겠는가. 1970년 대 10년 어간에 투표한 기억이 별로 없다. 80년대에 접어들어서 꾸준히 투표했다.

21대 총선이 7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틀 후에는 사전 투표가 시작된다. 아내와 나는 사전 투표로 결정했다. 지난 19대 총선과 대선도 사전 투표에 참여했다. 여러모로 편리하다.

내가 사는 곳은 막대기를 세워도 미래통합당 후보가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는 지역이다. 이런 데서는 투표할 기분이 별로다.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최소한 비례 투표는 사표가 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처음 마음먹었던 비례 투표의 대상을 바꿨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것만큼 말이다. 노 대통령보다는 문 대통령이 대통령의 역할로는 종합적으로 볼 때 나은 것 같다. 이번 총선에 임하는 나의 입장은 문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의 정치 철학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최선의 국회 구성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남북문제를 잘 풀어나가고 탈원전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하며, 검찰을 실질적으로 개혁하고, 일종의 복지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이 자리를 잡게 하는 일이다.

재미 삼아, 내가 기대하는 의석수는 다음과 같다. 번호로 매긴 당 이름은 각자 상상에 맡긴다.

1160

2110

310

47

54

62

기타 7

합계 300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