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혁 선교사가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

주린 배 잡고 물한바가지 배채우며

인도의 길 조회 수 1098 추천 수 0 2022.02.23 07:04:29

주린 배 잡고 물한바가지 배채우며

(반려견 키우시는 분 읽지마세요.)

 

인도와 우리나라는 광복절이 같다.

우리나라는 1945

인도는 1947

각각 일본과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독립직전 인도는 546개의 소공화국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독립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된다.

19713월 방글라어를 쓰던 동파키스탄은

우루두어를 쓰던 서파키스탄으로부터 분리,

방갈라데시(방글라어 쓰는 나라)로 독립한다.

 

이렇게 해서 인도는 지역적으로 크게

동서남북 중앙 그리고 동북, 여섯으로 나눈다.

 

그중 동북이라 구분된 8개주()의 주민들은

중국, 네팔, 부탄과 접한 산악지방 사람들이다.

우리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산악지방 사람들이라 사냥도 잘했다.

그중 나갈랜드주의 나가부족 사람들은

헤드헌터, 인두(人頭) 목걸이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오늘 이야기는 이곳 출신 형제들과의 이야기다.

 

비교적 선진국에서 왔지만 가난한 유학생,

정말이지 두메나산골에서 유학 온 사냥꾼의 아들, 배가 고팠다.

마틴은 덜했지만, 피터는 헌금(offering) 10루피내고 나면 늘 빈털터리였다.

종종 바나나 하나로 끼니를 때우고

필터워터(정수, 수도물은 석회가 많았다)로 배를 채울 때가 많았다.

그래서 종종 공통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마틴, 고기 고프지?”
당근 배도 고프지.”
계란 사게 5루피만 줘봐.”

뭐하려고
하여튼 묻지 말고 줘보라니까.”

 

계란 한판을 사든 피터,

센타부엌에서 오믈렛을 만들었다.

 

선교대상지인 사방 10평방 키로 크기의 네루대,

상당부분이 정글이었다.

노루도 코브라도 전갈도 있었다.

 

그리고 여대생 기숙사인 강가 호스텔엔

학생들이 잔반으로 키운 황구가 있었다.

 

오믈렛을 잘라 던졌다.

먹고 쳐다보고 던지고

그렇게 하는 사이 황구는 정글에 들어섰다.

 

이미 준비해둔 햄머와 검블에

황구는 그슬려지고

마틴은 뒷다리 하나를 받아든다.

 

또 얼마후

마틴과 피터는 또 고기가 고팠다.

피터는 마블(구슬) 다섯 개만 사달라고 했다.

 

저녁 무렵만 되면 동네 지붕 꼭대기를 거니는 공작이 있었다.

새총으로 20미터 거리도 넘는 곳에서

머리를 맞추었다.

 

부대에 숨겨서 자취방으로 들어왔다.

국조(國鳥)이자 길조인 공작살해는

실정법 위반에 준하는 범죄였다.

 

들킬세라 조심스레 끓였다.

큰 수탉만큼 질겼다.

깃털은 부대에 담아 먼 곳에 버렸다.


훗날 이 사건은 단체 계간 선교지에 게재되었다.

전 세계의 지탄을 받았다.

파송센터로부터 혼도 났다.

 

세월이 흘러

코로나 겪으면서 미스터 트롯을 보게 되었다.

진성곡() 정동원 버전으로 보릿고개를 들었다.

 

"주린 배 잡고

물 한바가지 배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말없이 눈물훔치는 진성,
배고픈 시절 해프닝이 생각나 눈물이 고였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2.02.23 20:48:05
*.137.91.132

장면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profile

[레벨:43]웃겨

2022.02.24 22:44:38
*.206.124.76

인도 첫 정착기에 그런 배고픔을 겪으셨다니요...

소설을 읽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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