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는 하나님의 완전한 계시이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의 계시의 전부는 아니다."
이 말의 의미는 하나님의 계시가 오직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경 밖에도 얼마든지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 개신교 성도들은 성경이 모두 27권의 신약과 39권의 구약이 합쳐져서 총 66권으로 되어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로마 가톨릭 신자들은 성서가 모두 27권의 신약과 46권의 구약이 합해져서 모두 73권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카톨릭의 라틴어 성경이 개신교 성경보다 일곱 권의 책들을 더 가지고 있다.
이 일곱 권의 책들을 개신교에서는 '외경'이라 하고 있지만 카톨릭에서는 이것을 결코 외경으로 보지 않고 다른 책들과 동등한 '정경'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 일곱 권의 책들 속에도 하나님의 계시가 분명히 들어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일곱 권의 책을 여기서 열거해 보면 토비트(BC 200년, 종교 소설), 유딧(BC 150년, 로망스 소설), 에스델(BC 130년, 전설), 지혜서(BC 30년, 교훈), 집회서(BC 132년, 교훈), 바룩(AD 또는 주전 100년, 예언), 마카베오 상하(BC 110년, 역사)이다.
이것이 개신교 성경에서 제외된 이유는 종교개혁자들이 이 책들 속에 종교개혁 사상에 맞지 않는 것들이 들어 있다고 해서 그것을 개신교 성경에서 빼어 버렸던 까닭이다.
그러나 종교개혁 이전 초대교회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카톨릭에서는 73권의 성서를 그대로 믿고 그것을 정경으로 받아들여 왔던 것이다.
그러나 초대 교회에서는 오히려 이 외경을 아주 자유롭게 인용했으며 신약 기자들과 예수님까지도 이 외경에서 인용한 말씀이 많았다.
예를들어 마태복음 11:28-30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은 바로 외경 집회서 51:23의 말과 같다.
그리고 누가복음 12:16-20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 이야기는 외경 집회서 11:18-19의 이야기를 상기시켜 준다.
이런 현상은 사도 바울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히브리서 1:1-3의 말씀은 외경 지혜서 7:25-27에 "영원한 빛의 찬란한 광채이며 하나님의 활동력을 비쳐 주는 티없는 거울이라."고 말한 것을 직접 인용한 것이며 히브리서 11:35-37은 외경 마카베오 하권 6-7장에 묘사된 일곱 형제들의 참혹한 순교에 대한 언급이다.
이와 같이 외경은 기독교 초기부터 정경과 동등하게 존중되어 온 책이었으나 개혁자들에 의해서 외경으로 제외되었을 뿐이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것은 구약의 외경들이지만 신약의 외경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있다.
그것은 대체로 복음서가 18권이고 행전이 24권이 되며, 서신이 7권, 묵시록이 6권이다.
여기서 신약의 외경들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외경 복음서에는 유년 예수의 아라비아 복음서, 유년 예수의 아르메니아 복음서, 동정녀 마리아 승천기, 사도 바들로메 복음서, 사도 바들로메의 그리스도 부활서, 바실리데스 복음서, 에비온 복음서, 이집트인 복음서, 히브리인 복음서, 야고보 원 복음서, 목수 요셉 전기, 마르키온 복음서, 마리아 탄생 복음서, 맛디아(마태)의 복음서, 나사렛인 복음서, 베드로 복음서, 위 마태 복음서, 도마 복음서 등이 있다.
둘째, 외경 행전에는 압디아스의 사도행적사, 안드레 행전, 안드레 단편설화, 안드레와 마태의 행전, 안드레와 바울의 행전, 바나바 행전, 야고보의 승천기, 야고보 행전, 요한 행전, 브로고로의 요한 행전, 마태의 순교사, 바울 행전, 바울 수난서, 베드로 행전, 베드로 수난서, 베드로의 전도 설교집, 슬라브어 베드로 행전, 베드로와 안드레 행전, 베드로와 바울 행전, 베드로와 바울의 수난서, 빌립 행전, 빌라도 행전, 다대오 행전, 도마 행전이 있다.
셋째, 외경 서신에는 아브가루스와 그리스도의 서한집, 사도들의 서한, 고린도3서, 라오디게아서, 렌틀루스의 서한, 바울과 세네카의 서한집, 디도서(외경)가 있다.
넷째, 외경 묵시서를 보면 야고보의 묵시서, 바울의 묵시서, 베드로의 묵시서, 스데반의 계시록, 도마의 묵시서, 동정녀의 묵시서 등이 있다.
위에서 열거한 많은 외경들이 현재 신약성서 정경 속에 들지 못한 책들이다.
정경 속의 사도행전은 한 권뿐인데 성경 밖의 외경에 나타난 사도들의 행전은 24권이나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도행전 속에서 베드로와 야고보가 순교 활동을 하고 또 바울이 그렇게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동안에 다른 제자들은 그 때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질문 같은 것은 더 이상 하지 않게 해준다.
왜냐하면 외경을 보면 그때 다른 사도들도 얼마나 많이 그리고 또 더 크게 활동을 하고 있었는지 넉넉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많은 복음서와 행전, 서신들, 묵시 문서들이 왜 그때 정경에 포함되지 못 했던 것인가? 그 이유를 여기서 다 밝히기는 어렵지만 그 중에 하나 정도만 말해 본다면 이렇다.
외경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모두가 주로 예수 부활 사건 이전 역사적 예수에 대해 편중된 기록들이다.
그래서 이것은 당시 유대 기독교적 입장을 나타내며 또 열두 제자들의 역사적 입장을 나타낸다.
그러나 반면에 위의 외경들과는 달리 정경들의 공통적 특징은 주로 예수의 부활 사건 이후, 즉 신앙적 반성의 시대 이후의 기록들이며 사건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바로 헬라 교회적 바울 신앙, 즉 모든 것을 믿음으로 고백하고 믿음으로 생각하며 믿음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나타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 두 개의 차이는 역사적 예수인가 신앙적 예수인가, 즉 십자가와 수난의 신학인가 부활과 승리의 신학이인가에 대한 차이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 예수의 사건들을 주로 취급했던 외경들이 그동안 신앙적 사건들을 강조한 서구적 기독교의 경전 속에는 들어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런 점이 바로 그 모든 이유들 중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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