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샘터교회 수요성경공부 게시판

108편, 여호와의 구원, 사람의 구원

조회 수 916 추천 수 0 2010.10.28 09:54:17

대구샘터교회 수요성경공부, 2010년 10월27일, 저녁 8시, 시편 108편

여호와의 구원, 사람의 구원

 

 

시편 108:1-5절은 시편 57:7-11절과 중복되고, 108:6-13절은 60:5-12절과 중복된다. 오래된 제의전통이 각각 시편의 편집 의도에 따라서 인용된 것이다. 108편을 시편 모음집에서 배제해도, 아니 배제하는 것이 전체적인 틀에서 볼 때 바람직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고대 유대인들의 특별한 삶의 자리가 놓여 있을 것이다.

1-5절은 전형적인 송영이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에게 영광을 돌린다는 내용이다. 1절에서 노래하며 찬양한다고 한다. 이런 내용은 시편에서 반복해서 나온다. 노래와 찬양은 단순히 우리의 종교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삶을 거기에 집중하는 영적인 태도를 가리킨다. 이것이 쉽지 않다. 대개는 삶의 도피 수단으로 그것을 이용한다. 이것은 신앙과 삶의 이원론적 분리이다. 삶 자체가 노래와 찬양이 되어야 한다. 고난과 즐거움도 모두 찬양의 이유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실제로 가능한가? 물론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삶의 실체를 뚫어보는 것과 하나님의 존재방식에 대한 경험이다. 이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우리의 생명은 하나님의 것이다.”

찬송의 내용은 5절에 기록되어 있다. 하늘과 온 땅에서 ‘높이 들림’이 그것이다. 높임을 받는다는 말은 오해될 수 있다. 기독교 신앙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두 말 할 것도 없지만 기독교인들도 오해한다. 그것을 공간적인 의미로, 그래서 가부장적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시편이 말하는 높이는 영적인 의미이다. 높이일 뿐만 아니라 깊이이기도 하다. 생명의 심층이다. 하나님의 높이 들림에 대한 찬송은 하나님이 주인인 생명이 도구로 다뤄지지 않기는 바라는 신앙고백이다. 고대 이스라엘이 이런 노래를 부른 이유는 세상에서 생명이 파괴된다는 사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오늘도 마찬가지 아닌가.

6-13절은 하나님이 구원자라는 사실에 대한 고백이며, 동시에 구원에 대한 간구이다. 그가 구원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세상이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7-9절에서 문학적으로 묘사한다. 하나님의 소유인 세상은 단지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이방도 속한다. 9절에 나오는 모압, 에돔, 블레셋은 모두 이방 세계이다. 여기에 이스라엘 신앙의 보편성이 놓여 있다. 이들의 하나님 신앙은 하나님의 선민이라는 관점에서 배타적이면서 동시에 모든 세상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편적이다. 여기에 긴장이 있다. 두 관점이 때로는 대립하고, 때로는 어울린다. 이런 세계관의 긴장을 통해서 이스라엘의 하나님 신앙이 발전해왔다.

모든 것의 주인이 하나님이라고 한다면 하나님만이 구원자라는 말은 당연한 논리이다.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이 사실을 확인해왔다. 물론 이런 신앙이 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그들의 고단한 역사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그들은 하나님의 구원이야말로 참되다는 사실에 집중했다. 이는 곧 사람의 구원이 헛된 것이라는 사실을(12절)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108:1-5절의 하나님을 향한 송영과 6-13절의 구원에 대한 간구는 상응하는 이야기이다. 궁극의 높이에 계신 분만이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말이다. 거꾸로 말해서, 생명의 심층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사람만이 사람의 헛된 구원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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