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샘터교회 수요성경공부 게시판

124편, 여호와는 우리 편

조회 수 541 추천 수 0 2011.03.12 10:03:11

대구샘터교회 수요성경공부, 2011년 3월9일, 저녁 8시, 시편 124편

여호와는 우리 편

 

시편 124편 기자는 자신의 신앙을 1,2절에서 매우 노골적으로 표현한다.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 어릴 때는 친구들을 내 편, 네 편으로 나누지만 어른이 되면 그런 구분을 넘어선다. 따라서 시편기자가 여호와를 우리 편이라고 표현했다면 영적으로 미숙하다는 뜻인가? 성경에는, 특히 구약성경에는 그렇게 볼만한 대목이 적지 않다. 그것은 당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유대인과 이방인의 경계가 철저했다. 그들은 정글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은 지금도 계속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틴 원주민들과 계속 원수처럼 싸운다. 그들만이 아니라 세계가 그렇게 싸우고 있고, 남북한이 그렇게 편을 나누고 있다.

하나님의 입장에서 ‘우리 편’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나님은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주인이시다. 모든 민족이 하나님의 백성들이다. 그렇다면 그 민족들은 형제들인 셈이다. 각자가 하나님을 우리 편이라고 고집을 피우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부합되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 편이라는 시편기자의 고백은 틀린 말인가? 타민족을 억압하려는 태도라고 한다면 잘못이지만, 실제로는 이스라엘이 처한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이스라엘 민족은 억압하기보다는 억압을 당했다. 아무 데서도 도움을 얻을 수 없었다. 철저한 약자들이었다. 약자들의 입장에서 여호와 하나님을 ‘우리 편’이라고 고백하는 것은 정당하다. 큰 형에게 매일 두들겨 맞는 막내가 아버지를 ‘우리 편’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스라엘의 형편이 어떤지 3-5절에 표현되어 있다. 원수들이 이스라엘을 산채로 삼켰을 것이며, 물이 범람하듯 원수들이 이스라엘의 영혼을 삼켰을 것이라고 한다. 이런 위태로운 사건들이 이스라엘 역사에서 언제 일어났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집트, 아시리아, 바벨론, 페르시아 제국에서 당한 고난의 한 사건을 가리킬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이다.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도 그것을 뚫고 헤쳐 나갈 힘이 없었다. 대학교에서 청소를 하는 용역회사 소속 여성 노동자들의 상황이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시편기자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하나님이 자신들을 지켜주신 것에 대해서 기뻐하면 하나님을 찬송한다고 노래한다. ‘그들의 이에 씹히지 아니하게 하신 여호와’(6절)라고 했다. 씹힌다는 표현이 그들의 운명을 정확하게 묘사했다. 포식자의 입에 들어간 사슴과 같다. 그것을 면하게 하신 여호와를 그들은 노래한다. 그들의 영혼은 ‘사냥꾼의 올무에서 벗어난 새’ 같이 되었다고 한다.(7절) 이들의 기쁨이 어땠을지 상상이 간다. 이스라엘이 늘 이렇게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최소한의 생존이 가능했다는 사실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시편기자가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은 내용은 8절이다.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 정확한 인식이다. 참된 도움은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인 여호와로부터만 가능하다. 그분의 능력은 천지창조이다. 이런 진술을 상투적인 것으로 보면 곤란하다. 영적인 관심이 천지창조에 이를 때만 이런 진술이 가능하다. 구약성서는 이 사실을 전제한다. 여호와 하나님은 천지를 지으신 분이라는 사실로부터 출애굽, 가나안 땅, 자유와 해방을 말할 수 있었다.

오늘 우리는 상대적으로 풍요롭기 때문에 절박감에서 나온 시편 124편 기자의 영성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건 착각이다. 모든 인간은 근본적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살아간다. 숨을 몇 번 쉬고 나면 모두 죽는다. 아무도 자신과 함께 해 주지 못한다. 세계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만 여기서 해방될 수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07 86편, 영혼의 탄원 정용섭 2010-04-07 930
106 85편, 구원의 하나님 [1] 정용섭 2010-04-01 806
» 124편, 여호와는 우리 편 정용섭 2011-03-12 541
104 123편, 하늘에 계시는 주 정용섭 2011-03-03 543
103 122편, 예루살렘의 샬롬 정용섭 2011-02-23 707
102 121편, ‘나의 도움은 어디서’ 정용섭 2011-02-18 904
101 120편, 평화를 위한 기도 정용섭 2011-02-11 843
100 119편, 복이 있음이여! 정용섭 2011-02-02 1025
99 118편, 여호와는 나의 구원 정용섭 2011-01-22 1117
98 117편, 여호와 찬양 정용섭 2011-01-13 816
97 116편, 감사의 노래 [3] 정용섭 2011-01-06 971
96 115편, 여호와 신앙과 우상숭배 정용섭 2010-12-23 1109
95 114편, 야곱의 하나님 [2] 정용섭 2010-12-16 754
94 113편, 여호와의 위엄과 긍휼 정용섭 2010-12-10 898
93 112편, 복과 견고한 마음 [2] 정용섭 2010-12-02 625
92 111편, 거룩하고 지존한 이름 정용섭 2010-11-20 626
91 110편, 다윗과 예수 [2] 정용섭 2010-11-12 1020
90 109편, 저주의 악순환을 넘어서 정용섭 2010-11-04 1110
89 108편, 여호와의 구원, 사람의 구원 정용섭 2010-10-28 915
88 107편,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기적 정용섭 2010-10-20 49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