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샘터교회 수요성경공부 게시판

79편, 재난과 찬양

조회 수 1121 추천 수 0 2010.02.18 22:52:38
 

대구샘터교회 수요성경공부, 2010년 2월17일, 저녁 8시, 시편 79편

 

재난과 찬양


인류 역사에는 재난이 그치지 않았다. 재난을 처음부터 피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지만 그 재난을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이스라엘은 그 어느 민족보다 큰 재난에 시달렸다. 앗시리아, 바벨론, 페르시아, 로마는 그들의 운명을 파괴했다. 독일 히틀러의 나치즘에 의한 600만 명 대학살은 그 모든 재난의 절정이다. 오늘 시편에서 우리는 재난을 당하면서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유대인들의 영성을 발견할 수 있다.


탄원(1-4절)

시편기자는 재난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성전이 더렵혀지고, 예루살렘이 돌무더기가 되었다.(1절) 예루살렘을 공격한 이방인들은 시체를 새와 짐승의 밥이 되게 했다.(2절) 피가 물같이 흘렀고, 매장하는 사람도 없었다.(3절) 유대인들은 이웃의 비방거리가 되고, 조소와 조롱거리가 되었다.(4절) 위의 상황은 아마 기원전 587년 바벨론에 의해서 예루살렘이 파괴된 사건을 가리키는 것 같다.

우리 역시 개인적으로도 완전히 파괴당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약간이라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참겠지만, 그것마저 보이지 않을 때는 수치심으로 절망할 뿐이다. 이유가 어디에 있었든지 미군에 의해서 희생당한 이라크 민중들, 도시 재개발로 보상 없이 쫓겨나가야 하는 세입자들도 그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예수의 십자가 경험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니었겠는가. 그가 십자가에서 “엘리 엘리 라마 다박다니” 하고 외쳤다는 것은 바로 그 사실을 가리킨다.


간구(5-12절)

유대인은 감당할 수 없는 재난 앞에서 하나님께 간구한다. 이게 쉬운 게 아니다. 대개는 자포자기를 하거나 자기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한다. 시편기자의 간구는 이렇게 시작한다.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영원히 노하시리이까 주의 질투가 불붙듯 하시리이까.”(5절) 이들은 벌어진 재난의 상황을 하나님이 행하신 것으로 보았다. 이게 신앙의 역설이다. 그들은 궁극적인 토대는 하나라고 보았다. 악한 힘은 궁극적인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문제의 해결을 하나님에게서 찾으려고 했다. 조상의 죄악을 기억하지 말고 긍휼을 베풀어달라고 했다.(8절) “주의 이름을 증거하기 위하여” 자신들을 구원해달라고 했다.(9절) 그리고 사람들이 하나님을 부정하지 못하도록 대신 복수해달라고 했다. 이것은 단순히 원수에게 복수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를 세우기 위한 것이다.


찬양(13절)

절박한 상황에서도 시편기자는 자신들이 주의 백성이고 양이라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를 찬양(감사)하며, 주의 영광(영예)을 후대에 전하겠다는 것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아우슈비츠 이후에도 기도와 찬양이 가능한가 하는 질문과 비슷하다.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아니다. 문제는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냐 하는 것이다. 자기 합리화나 광신이 아니라 세계와 성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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