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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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5월21일) 오후 1:30분에 대구샘터교회에서는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 해설 시간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5.18 광주 민주항쟁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입니다.
며칠 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기념식도 열렸습니다.
1980년 5월에 저는 광주 보병학교에서 군목 장교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당시 일기를 펼쳐보았습니다.
5월20일자부터 그 사건이 기록되어 있더군요.
37년 전 생각도 깊지 못했고
순전히 신학교와 교회만 알고 지내던 28살 청년으로서
그 사건을 옆에서 어떻게 경험했는지
다비안들에게 전하기 위해서 일기를 공개합니다.
우리는 피교육생이기 때문에 광주 현장에 나가지 못했고,
상무대라 칭하는 군대학교 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정보는 순전히 우리 담당 교육 장교들을 통해서 얻은 겁니다.
읽어보니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살아나는군요.
목사님.
광주 민주화 운동당시 광주에 계셨군요.
일방적으로 군인들을 통해 정보를 들어셨을 텐데, 어떻게 20대의 나이에,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 보며 이성적 사고와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저런 기도를 드릴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글이 상관에게 적발되었으면 큰 고초를 겪으셨을 수도 있었을 텐데, 두려움보다는 분노와 괴로움이 목사님 마음을 가득 채웠었던 것 같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때 거리방송을 했던 아주머니 (당시 여고생) 한분은 안동에 계십니다. 저희 병원과 가까운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데 불면증이 심해 병원에 오셨지요. 저는 다른 환자들에게 하듯이 기계적으로 '고민 있으신가요' 말하였습니다. 아주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죽은 친구들 얼굴이 떠올라 수면제 없이 잠을 잘 수 없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같이 방송하던 친구들중에 혼자 살아 남으셨다 하셨습니다.
지난 한 주간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그분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에게는 지나간 역사로 책속에만 남아있는 광주민주화 운동이 그분에게는 아직도 밤마다 극복해야 할 현실인가 봅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로 기억합니다.
TV에서 광주엔 간첩이 내려와 우리나라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그래서 우리 군인들이 그들에 대항하여 굳건히 막아내고 있으니 아무 걱정 말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른들은 김일성을 욕하며 전두환을 칭송하기 바빴지요.
그 이후엔 삼청교육대에서 훈련받는 이들을 보여주며 깡패 불한당들이 갱생의 시간을 갖고 있으며 그곳을 마치고 나가면 사회에 봉사하며 살겠다며 다짐하는 교육생들을 보여주곤 했지요.
정말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되는 듯이 다들 좋아라 하곤 했습니다. 저는 그 콩깍지가 벗겨지지까지 10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것이 거짓과 조작이라고 생각하니 분노가 솟았습니다. 그런데 아직 주변엔 거짓을 참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그들과의 대화에선 늘 논쟁이 일고 얼굴 붉힘이 일어나곤 하지요.
오늘 읽은 목사님의 일기에서 힘든 고뇌가 느껴집니다. 군대라는 특수성에 개인을 절재하고 평정심을 유지하신 모습을 지금의 목사님의 모습으로 유추해 봅니다. 개인적으로 5.18은 3세대는 지나야 역사의 중심에서 역사로 전환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합니다.
목사님의 청년 시대의 일기속에 그려진,
참으로 서글프고 암담했던 역사를 다시 보게 됩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저는 5월 17일 어수선한 토요일을 보내고
18일 일요일에 아버지와 함께 집안 일을 하고 있다가
라디오 방송으로 광주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이 정읍이었지만 장성, 광주로 가는 길이 다 막혔다는 보도와
다급한 아나운서들의 목소리에 그저 애가 탈 뿐이었지요.
아버지의 시국에 대한 한탄, 어린 고등학생의 분노등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느 아주머니, 어린 학생들, 청년, 여고생 등등
수 많은 사람들이 무참히 살육당하는 아픔과 고통이
지금도 생생하게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역사는 꼭 이래야만 하는지요?
광주로 통학하던 고향사람, 선 후배도 있었는데
우리의 역사는 꼭 이렇게 눈물을 흘려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목사님의 일기를 읽으며 잠시 그때로 돌아가 봅니다..
돌아 올 수 없는 그들의 아픔, 우리들의 고난을 회상하면서.....
시차가 적응되지 않아
지금 한강의 <소년이 온다>라는 소설을 읽고 있는 중인데
소설보다 더 생생한 목사님의 일기를 읽었습니다.
아직도 그 때의 일기를 간직하고 계시군요.
일기를 읽으니 저도 그때의 기억들이 되살아납니다.
제대로 언론에 보도되지도 않았고
북의 지령의 받은 폭도들이 들고 일어난 작은 국지전이라고 떠들었고..
'광주사태'라고 불렸었지요.우리 현대사의 비극...!
그래도 지난 5.18기념식에서 문재인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또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으로 울려퍼지는 것을 보면서 울컥했어요.
유족들에게 위로가 되었기를..
그 사건의 중심에 목사님이 계셨다니..
광주 현장에 있는 한 신학도 청년의 분노와 고뇌가, 절절히 드러나네요.
안네의 일기 못지않게 소중한 가치가 있는 일기입니다.
그런데 목사님, 소시적엔 욕 잘하셨네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