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2일, 토
설교 준비하기
나는 매주 목요일부터 설교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생각한다. 목요일에는 주보를 작성하면서 본문을 다시 읽고 제목도 다시 생각한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 설교 요약문을 쓴다. 그때 설교의 골격이 잡힌다. 금요일에 본격적으로 설교문을 작성한다. 200자 원고지 36장 분량을 워드로 A4에 쓴다.
설교 골격과 실제 설교 사이에는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차이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 다르다. 마음을 다잡아서 쓰기 시작하면 4시간이면 된다. 그러나 실제로 4시간 만에 설교 준비가 끝나는 게 아니다. 그건 초고 작성에 걸리는 시간이고, 교정보는 시간이 더 길다. 목요일 골격 잡기, 금요일 원고 작성, 토요일 교정을 거쳐서 대개 토요일 오후 3시 전후에 다 끝난다. 중요한 순간은 설교 초고다. 수많은 생각이 그 순간에 떠오르고, 사라지고, 자리를 잡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성경이 새롭게 다가오는 경험은 그 어떤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이다.
설교를 작성한다는 것은 성경의 세계로 몰입하는 작업이다. 성경의 세계가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기에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늘 새롭게 경험된다. 이런 과정을 구도적으로 수행하는 목사는 그 과정을 통해서 성서의 세계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특권을 누릴 것이다. 여기서 얻어지는 부수적인 효과는 복잡했던 마음들이 정화된다는 사실이다. 목사의 영성은 오직 설교 준비에서 주어지는 게 분명하니 오직 거기에 몰두하는 게 목사의 삶에서 최선이다. ‘나는 설교를 준비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