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7일, 토
기도와 노동
수도원 영성은 기도와 노동이다.
나의 영성은 신학과 노동이다.
공부와 놀이라고 해도 좋고,
정신와 육체의 조화라고 해도 좋다.
일주일에 두번 테니스장에 나가고
두번 텃밭에서 일하는 게 나의 노동이다.
가사노동은 당위다. ㅎㅎ
요즘 텃밭이 대충 보기 좋게 되었다.
몇 장면을 사진으로 찍었다.
일단 전체 그림이다. 토마토 종류가 제일 많고 고추와 가지, 그리고 오이가 있다.
아직 수확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
잡풀을 베 주기는 하지만 역부족이다.
앞 사진과 같은 자리인데, 끝에 있는 적근대를 중심으로 찍었다.
적근대는 맛이 상추와 비슷한데, 질감과 맛이 약간 더 진하다.
상추가 잘 자란다. 매일 물을 줘야 한다. 깻잎도 그럭저럭 따 먹을 정도는 된다.
작년에 심었다가 하나도 먹지 못하고 폐기했던 파다. 금년 봄에 꿈뜰대면서 싹이 나오기에 신경을 썼더니 잘 자란다.
사람도 그렇지만 식물도 마음을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서 성과에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한번도 파를 뜯지는 못했는데, 이제는 가능할 것 같다.
텃밭이 아니라 꽃밭으로 시선을 옮겼더니 귀여운 저녁이 함박 웃음을 띠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라 꽃이 약간 오무라든 상태다. 낮에는 수평이 될 정도로 활짝 핀다.
여기서의 텃밭과 꽃밭 가꾸기는 노동이라 부를 정도가 전혀 못된다.
앞으로 내가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늙거나 죽은 다음에
집사람이 혼자서 이걸 감당할 수 있을지, 감이 안 선다.
시골생활에는 일이 끝이 없다.
그런 걸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시골생활을 접는 게 좋다.
낭만이 아니라 고생이 많다.
모두 행복한 주일을 맞으시기를...
기도의 산물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그 야채가 몸으로 들어가니
감사의 기도가 절로 나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