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11)

조회 수 1340 추천 수 0 2017.10.17 22:35:19

1017,

루터(11)

 

루터의 논문 그리스도인의 자유에는 31개 항목의 소주제가 나온다. 내용이 다양하다. 다른 글에 나오는 것이 반복되기도 한다. 17번은 그리스도인의 만인 제사장직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22번은 의롭게 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행동이다. 25번은 신앙이 없는 선행의 졸렬성이고 28번은 자유로운 사랑에 근거한 선행이다. 루터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방종이 결코 아니며 그가 말하는 믿음도 값싼 믿음이 아니다. 그는 믿음의 존재론적 깊이를 붙들고 있다. 거기서만 바람직한 윤리가 가능하다고 본다. 그의 견해에 나는 동의한다. 17번을 인용하겠다.

 

만일 교회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다 사제라면 우리가 지금 사제라고 부르는 이들은 일반 교인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라고 당신은 물을 것이다.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겠다. 사제, 수도사, 영적인 일을 하는 사람과 성직자라는 말들은 잘못된 용법에 따라 불리는 것이다. 성서는 교황, 주교 및 군주라고 당당하게 지금 불리며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섬기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그리스도의 믿음과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가르쳐야 할 사람들에게 섬기는 자들, 종들, 청지기들이라는 명칭을 붙이기는 하나 이런 칭호들을 특별하게 구별하지는 않는다. 비록 우리가 다 같이 사제들이기는 하나 우리가 공적인 자리에서 봉사하거나 가르칠 수는 없다.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바울은 고린도전서 4:1절에서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 청지기 직책은 지금 너무 크게 권력을 과시하고 너무나 무섭고 포악한 상태가 되어서 그 어떤 이방 제국이나 다른 지상의 권력은 이것과 견줄 수 없게 되었고, 마치 일반 신자들은 그리스도인이 아닌 것처럼 되어 버렸다. 이런 곡해로 인해서 그리스도의 은총과 신앙과 자유 및 그리스도 자신에 대한 지식은 완전히 고갈되어 버렸으며 그 위치는 인간의 공적과 율법의 견딜 수 없는 속박에 의하여 빼앗겨 버렸다. 그래서 예레미야 애가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불행을 악용하여 그들의 비열하고 파렴치한 뜻만을 섬기게 하는 이 세상의 가장 사악한 자들의 종이 되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다.(루터선집 5, 314).

 

번역이 너무 조악해서 인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약간 손질을 했지만 여전히 매끄럽지 못하다. 루터가 말하는 핵심은 분명하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똑같이 사제이지만 교회의 공적인 업무에 모두 똑같이 참여할 수는 없다. 만인사제직이라는 루터의 가르침에 근거해서 오늘날 교회에서 모든 신자들이 돌아가면서 설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이지도 않다. 루터는 그걸 전제하면서 공적 업무를 맡은 사람들이 그걸 자기의 특권으로 여기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건 섬기는 역할이지 교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루터가 볼 때 당시 로마가톨릭교회의 사제 권력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빼앗고 말았다. 오늘 한국 개신교회 신자들도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유를 상실했으며, 더 불행한 것은 그게 무엇을 가리키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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