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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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2주 정도 체류했다.
어느 날 잠실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느라 걷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그 낯선 느낌이 든 것은.
EXIF Viewer사진 크기1024x576
날씨는 추웠고 두터운 파카를 입은 사람들은 말없이 바삐 걷고 있었다.
한낮이었지만 시간을 가늠할 수 없는 지하도의 불빛,
그리고 두꺼운 외투를 입은 말없는 사람들,
그들은 침묵 속에서 빠른 걸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척,척,척... 바지 옷깃 스치는 소리와 발자국을 옮겨놓는 소리만 있을 뿐
무거운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갑자기 현실감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섬뜩한 낯섬이 전신을 휘감았다,
이 회색빛 지하도, 불빛, 내 앞을 걷고 있는 사람들...
갑자기 눈앞의 현실이 가상의 영화 세트 같았다.
기계적으로 걷고있는 사람들이 수많은 좀비들의 움직임인 양 여겨졌다.
그들의 무관심, 그들의 무표정, 그들의 무언.. !
그 기계적인 움직임을 보고 있는 나 역시
또 하나의 좀비(좀 어눌한 좀비겠지..^^)가 된 듯한 이상한 느낌 같은 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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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나는 지하철을 갈아탔고 곧 그 낯선 느낌도 사라졌다.
나도 볼 일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열흘도 더 지난 지금,
휴대폰 속의 카메라 사진을 정리하다가
문득 그 날의 생경함이 기억난다.
그런 낯설다는 경험이 이번만은 아니고,
눈여겨보면 24시간, 일년 열두달, 한평생 그게 계속될 겁니다.
다만 우리가 다른 것에 익숙해져서 놓칠 뿐이지요.
하나님 경험이 그런 방식으로 주어지는 게 아닐까요?
우야튼 좋은 경험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