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33)

조회 수 1040 추천 수 0 2018.02.15 21:23:39

(33)

한 구절만 예로 들겠다. 요한계시록 21:1절은 다음과 같다.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 요한은 묵시문학 형식으로 세계를 뚫어보면서 기독교 신앙을 해명했다. 그는 오늘의 물리학을 전혀 몰랐지만 하늘과 땅이 다 없어진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아챈 것이다. 45억년 된 별인 태양은 앞으로 45억년이 지나면 없어진다. 태양이 없어지기 전에 지구가 먼저 없어진다. 그리고 다른 별들이 생기고, 그 별들도 때가 되면 사라진다. 요한의 진술은 현대 물리학의 관점에서도 백번 옳다.

요한은 그걸 그가 어떻게 알았을까? 그가 아무도 모르는 계시를 독단적으로 받은 게 아니다. 성경의 오랜 역사에 참여함으로써 그는 그 사실을 배우고 깨달았으며, 그래서 과감하게 선포할 수 있었다. 여기서 성경의 오랜 역사가 중요하다. 일종의 집단적 영성이라 할 어떤 것들이 그 역사에서 작동된 것이다. 아브라함과 모세와 엘리야와 이사야와 에스겔과 호세아 등을 거친 거대 역사가 요한계시록 기자에게까지 이어진 것이다. 오늘날의 과학지식 역시 그런 긴 역사 과정의 축적에서 발생한다. 모든 근원은 창조(빅뱅) 때부터 나타나는 것이니 그걸 뚫어본 사람들의 글에는 먼 미래가 이미 숨어 있는 셈이다. 그걸 해석해서 드러내는 작업이 학문이고 과학이고 신학이다.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스로 존재하는 자라는 모세의 하나님 경험을 우리가 배워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경의 세계를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은 초보 등산가가 거대한 산맥 앞에 서 있는 거와 같은 외경을 느낄 것이다. 이를 브루그만은 불가해한 확신이라고 표현했다. 앞에서 인용한 책 텍스트가 설교하게 하라의 머리말에 나오는 한 구절을 다시 인용하겠다.

 

하나님에게서 오는 이 불가해한 확신은 값없는 복음의 선물에 자신을 굴복시키는 설교자를 통해서만 전달됩니다. 이런 유형의 설교는 심리 치료를 강조하는 목사의 설교와도 물론 다르고, 보수적이거나 자유주의적인 목사의 강압적인 설교와도 같지 않습니다(14).

 

브루그만이 말하는 복음의 선물에 자신을 굴복시키는 설교자로 산다는 것은 곧 존재 지향적인 설교자가 된다는 것이다. 사람에 의해서 계량되거나 처리될 수 없는 근원에 대한 경험이 있어야만 이런 설교자가 될 수 있다. 그런 경험에서만 믿음이라는 사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존재 지향적 설교 행위에서 핵심은 역시 바른 믿음이다. 솔라 피데!


[레벨:18]은나라

2018.02.16 02:40:00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지금 우리가 겪는 사실경험이 중요한게 아니라..
근원적인 경험이 더 중요함을 가르쳐 주시는거 같습니다.
정목사님 덕분에 요즘은 그런 경험에 조금씩 가까이 가지는거 같습니다.
글쎄, 있쟎아요.^^

오늘 아침에 남편이 건네준 달걀을 받을때,

제 손에 올려진 따뜻하고 보드러운 달걀이 우주를 받은 느낌이었어요.
한참을 그 기운으로 인해 멍~ 때렸어요.
이런 기분은 처음 드는건데,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지만 아침이 늦어져서 정신차리고 밥상을 차렸죠.ㅎ


요즘 목사님이 읽어주시는 시들을 들으면서 텍스트의 세계안을 조금씩 엿보고 있습니다.

성경을 하늘에서 뚝 떨어진 하나님 말씀으로..

하나님이 육성으로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읽고, 사실 그대로 받아들였는데.. 점점 시적으로 생각하고 경험하게 됩니다.

성경의 오랜 역사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그들이 경험한 하나님을 알아가면서..

제 믿음도 조금씩 새롭게 변화되는거 같습니다. 올바른 신뢰로..

늘 감사드립니다.


가족모두 즐거운 명절 되시고, 건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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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2.16 20:51:43

와, 달걀을 손에 들고 우주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니,

은나라 님은 이제 신비주의 영성가의 반열에 오른 셈이군요.

행복한 설날 연휴를 보내세요.

profile

[레벨:13]하늘연어

2018.02.17 00:31:57

"존재 지향 설교 행위에서 핵심은 역시 바른 믿음이다. 솔라 피데! "

평안을!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8.02.17 15:18:33

오자 잡아주셔서 고맙습니다.

32번 글도 고쳐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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