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143)

조회 수 861 추천 수 0 2018.07.19 21:39:54

(143)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이 신비라는 말은 기독교의 구원론에 실질적인 근거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종말론적으로 열려있다는 뜻이다. 열려있다는 말은 완료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여기에도 이미’(already)아직 아님’(not yet)의 긴장이 놓여 있다. 그 긴장을 우리는 지금 내용적으로 채워나가야 한다. 기독교의 구원론만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종말론적이다. 가장 엄정한 학문인 물리학도 지구와 우주의 물리적 사실에 대한 궁극적인 대답을 알지 못한다. 자연과학의 본질은 과학적인 사실이 드러나면 들어날수록 은폐된 영역이 더 많다는 사실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자연과학이 이럴진대 인문과학과 신학은 오죽하겠는가.

구원과 관계된 교리 중에서 두 가지만 예로 들겠다. 첫째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교리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표현은 어떤 궁극적인 진리를 가리키는 메타포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인간이기는 하되 인간에 한정되지 않는, 그리고 신이기는 하되 신성에 고립되지 않는 특별한 인물로 경험했다. 참된 신이면서 참된 인간이었다. 그런 이를 가리키는 가장 적합한 개념은 구약에 근거를 둔 하나님의 아들이었다. 우리는 아직 참된 신이면서 참된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완전하게 알지 못한다. 하나님에게만 가능한 구원이 예수의 운명에서 실행되었다는 사실에 대한 종교적 메타포로만 알고 있다. 궁극적인 진리가 완전하게 드러나는 종말이 오면 알게 될 것이다.

둘째는 영생이라는 교리다. 예수를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것이 요한복음의 핵심 주제다. 영원 개념을 우리는 단어로만 알지 실제로는 모른다. 영원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생도 말로만 알지 실제로는 모른다. 죽음이 없는 생명을 영생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죽음이 없으면 생명도 없기 때문이다. 바위에게는 죽음이 없으니 생명도 없는 거와 같다. 성경이 말하는 영생(eternal life)은 끝이 없는(endless) 상태가 아니라 하나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는 아직 확실하게 아는 게 아니다. 그것의 실체도 종말에 드러날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것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교리는 종말로 열려 있다. 재림과 심판과 교회와 예배 등등이 다 그렇다. 종말로 열려있기에 막연하다는 말은 아니다. 궁극적이어서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불가지론에 떨어져도 된다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성경도 하나님을 본 자는 죽는다고, 즉 죽지 않으면 궁극적인 실체를 경험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성경은 하나님에 대해서 계속 말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간접적으로 자신을 우리에게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태양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처럼 하나님을 직접 경험할 수 없지만, 특수 제작된 선글라스를 끼고 태양을 관찰할 수 있는 것처럼 하나님을 간접적으로는 경험할 수 있다. 구원에 대한 간접 경험은 가능하다. 어딘가 부족해서 간접 경험이라는 말이 아니다. 종말 이전의 모든 것들은 간접적이고 잠정적이다. 간접적인 방식으로 구원을 경험할 수 있고, 그 경험을 변증할 수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신학도 필요 없고, 설교도 필요 없다. 목사로서 나는 구원을 어떻게 경험했고, 그것을 어떻게 해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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