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160)

조회 수 1058 추천 수 0 2018.08.11 20:26:14

(160)

내가 생각하는 부활 생명은 하나님 안으로의 변화다. 우리가 하나님을 직접 아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하나님 안으로의 변화도 그림처럼 실증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 안으로의 변화가 지금의 삶이 단순히 연장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것을 두 가지 비유로 설명해보겠다. 이런 비유도 잘 알려진 것들이다. 절대적인 세계에 대한 인식과 설명은 비유가 최선이다. 비유라고 해서 확실성의 근거가 안 되는 건 아니다. 비유의 재료들은 하나님의 창조에 속하기에 그걸 도구로 하나님의 생명과 통치를 간접적으로 지시하는 건 합리적이다.

하나는 애벌레와 나비의 관계다. 애벌레는 기어 다니면서 배춧잎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그의 세계는 평면이다. 그에게 넓이는 있지만 높이는 없다. 이에 반해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날아다니는 나비의 세계는 입체적인 공간이다. 나비는 중력에서 자유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애벌레와 나비를 각각 따로 놓고 본다면 전혀 다른 생명체로 보인다. 삶의 방식이 다르고 존재 방식이 다르다. 땅만 보는 애벌레는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나비를 이해하지 못한다. 애벌레로부터 나비 사이에는 질적인 비약이 따른다는 뜻이다. 애벌레였던 나는 하나님 안에서 나비가 되는 미래를 기다린다.

다른 하나는 씨와 꽃의 관계다. 씨는 죽은 듯이 보인다. 씨를 칼로 자르면 그 안에서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다. 씨는 모양이나 색깔에서 가능하면 자신을 감춘다. 씨앗의 모양과 색깔이 꽃처럼 화려하다면 새들에게 다 먹히고 말 것이다. 씨와 꽃을 각각 따로 놓고 본다면 관련성을 찾기 힘들다. 아무도 씨에서 꽃을 상상할 수 없다. 그런데 실제로는 씨에서 꽃이 핀다. 이것이 당연한 자연현상처럼 보이겠으니 실제로는 기적적인 사건이다. 씨에서 꽃 사이에는 질적인 비약이 개입된다. 나는 현재 씨처럼 존재하나 언젠가 꽃으로 변화될 순간을 기다린다.

위의 비유가 하나님 안으로의 변화라는 기독교의 부활 신앙을 그대로 증명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너무 소박하고 너무 문학적인 비유다. 거꾸로 생각하는 게 옳을지도 모른다. 나비였다가 애벌레로 변화된다든지, 꽃에서 씨앗으로 변화되는 것으로 말이다. 부활 생명을 무조건 화려한 것으로 보면 안 된다. 지금 우리가 볼 때 하찮아 보이는 것이 오히려 하나님의 생명 안에서는 귀한 것일 수 있다. 하나님 안에서는 보석보다는 발길에 차이는 돌멩이 하나가, 그리고 이슬방울 하나가 더 귀한 것일 수 있다. 이런 시각을 아는 사람은 영혼의 자유를 얻는다. 하나님 안에서는 사람보다 나무 한 그루가, 그리고 바위 아래 이끼 한 무더기가 더 귀한 것일 수 있다. 이 모든 생명 현상의 비밀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다만 하나님 안에서 우리가 변화된다는 사실만은, 그리고 그 미래가 지금 우리의 삶에 은폐되어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그런 궁극적인 변화를 가리켜 성경은 부활이라고 한다. 그 부활 생명은 예수에게서 선취되어 현실이 되었다. 모든 기독교인들은 그 사실을 믿는다. 나도 그런 이들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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