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183)

조회 수 763 추천 수 0 2018.09.13 21:31:41

(183)

내가 회중 찬송을 부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소리의 울림이다. 예배당 안에 80명의 회중들이 모여서 찬송을 부른다. 꿈이나 관념이 아니라 예배당이라는 실질적인 공간에 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모였기에 가능한 현상이다. 이 모임에는 남자와 여자, 노인과 젊은이, 건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 부자와 가난한 자, 감성이 풍부한 사람과 부족한 사람 등등, 서로 다른 사람들이 참여한다. 그들은 예배 순서에 따라서 입을 열어 찬송가를 부른다. 찬송가를 부르기 위해서 그들은 적당한 호흡해야 하고, 성대를 열어야한다. 그 자리에서 정말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나는 예배를 드리면서, 그리고 찬송가를 함께 부르면서 종종 이상한 경험을 한다. 그걸 기시감이라 해도 좋고, 황홀경이라고 해도 좋다. 지금 이 순간이 이미 과거에 벌어진 것으로 느껴진다. 영화의 한 장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2천 년 전의 로마 카타콤에 들어간 것과 같은 느낌이라 해도 좋다. 그 자리에는 베드로가 있었을지 모른다. 입장을 바꿔놓고 이렇게 생각해보자. 우리가 예배를 드리는 이 자리에 손님으로 방문한 사람의 입장으로 말이다. 그에게는 우리의 예배가 낯설지만 궁극적으로는 친숙할 것이다. 몇 년 전 독일 여행 중에 방문한 독일교회에서의 풍경이 나에게는 이런 것이었다. 그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이 나에게는 새롭게 다가왔다. 매 주일의 예배를 그런 정화된 영혼으로 대할 수 있기를 나 스스로 바란다. 간혹 신자들에게 늘 익숙한 자리가 아니라 자리를 바꿔서 앉아보라는 제안을 한다. 그것만으로도 예배가 새롭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공간에서 찬송가를 함께 부르는 그것 자체만으로도 나는 전혀 새로운 세상으로 간 듯한 기분이 들기에 거기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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