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9월16일

조회 수 1017 추천 수 0 2018.09.17 09:56:38

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2018916, 창조절 3

 

1) 예배 시작 전이었습니다. 지난 주일에 빠졌던 성모 어린이가 친교실에 앉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 반가워서 몇 마디 말을 붙였습니다. 목사: 오늘도 멀미 했니? 성모: 오늘은 조금 나았어요. 목사: 건강하게 보이는데 왜 멀미를 할까. 성모: (침묵). 목사: 귀 밑에 붙이는 멀미약을 해보지. 성모: 해봤는데, 소용이 없었어요. 목사: , 롤러코스터는 타봤니?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어지러운 놀이 기구 말이. 성모: . 목사: 그걸 타면서도 버스로 멀리 한단 말이냐? 성모: (침묵). 목사: 버스가 흔들리는 게 힘드니, 아니면 버스에서 나오는 기름 냄새가 힘드니? 성모: 기름 냄새가 더 힘듭니다. 목사: 오늘은 왜 조금 나았는데? 성모: 껌을 씹었습니다. 목사: 그렇구나. 앞으로 기름 냄새에 지장 받지 않도록 향이 짙은 사탕 같은 거를 먹으면서 오면 좋겠네. 성모: . 나중에 전해 들으니 지난 주일에는 엄마와 버스 타고 오면서 멀미가 너무 심해서 중간에 돌아갔다고 합니다. 오늘은 버스 앞자리에 앉았다고 하네요. 기사 아저씨들이 승객을 생각하면서 운전했으면 좋겠습니다.

 

2) 오늘따라 유난히 예배의 회중 찬송가 소리가 은혜롭게 들렸습니다. 전체적으로 소리가 예배당 공간 안에 가득하고, 어느 대목에서는 화음으로 들리기도 했습니다. 자기 목소리로 찬송가를 부른다는 것은 예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교회는 예배를 드릴 때 그 흔한 빔 프로젝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일단은 그걸 사용해야만할 정도로 교회당 사이즈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찬송가나 성경을 읽기 불편할 정도로 시력이 나쁜 이들도 별로 없습니다. 성경은 대표자가 나와서 읽으니까 다른 분들은 귀로 듣기만 해도 됩니다. 찬송가 부를 때 다른 악기는 없고 순전히 전자 피아노만 사용합니다. 전자 피아노의 파이프 오르간 소리를 선택합니다. 우리 찬송가 부르기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여자들보다 남자들 목소리가 더 잘 나온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교회 예배는 남성성이 강합니다.

 

3) 1층 카페에서의 대화 한 토막을 소개합니다. 제가 1층 카페에 올라가니 50전후 여자 집사 둘, 20대 여자 청년 둘, 30대 남자 집사 하나, 그렇게 다섯 분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슬쩍 제가 끼어들자 커피 한 잔 드세요.’ 하기에 에스프레소 한 잔을 대접받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주제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느 집사는 친정어머니가 가짜 뉴스를 자꾸 보내는 바람에 한바탕 했다고 하더군요. 여자 청년은 11월에 임용 고시를 준비하고 있고요. 올해 등록한 30대 청년 집사는 동성애를 주제로 한 감동적인 영화 한 편을 소개했습니다. 오 집사가 이런 말을 하는군요. 대구샘터교회에 처음 나와서 년 동안 예배드리면서 많이 힘들었다는 겁니다. 예배 진행이 낯설기도 하고, 내용이 어렵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일 년이 지나자 완전히 적응이 되어서 좋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어쩌다가 다른 교회의 설교를 듣게 되는 경우에 저 따위로 설교하지?’ 하는 마음이 자꾸 들어서 불편하다는 겁니다. 제 설교를 통해서 설교의 품격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는 뜻이겠지요. 덧붙어 이런 표현도 하시는데, 재미있었습니다. 옛날에 다니던 교회의 목사들이 협박 비슷한 설교를 하는데 전혀 무섭지 않지만, 대구샘터교회 설교를 들으면 그런 협박이 전혀 없는데도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합니다. 하나님 말씀의 원초적 깊이를 느낀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4) 지하 친교실에서의 대화 한 토막입니다. 1층 카페에서 교대학생이 네비게이트 성경공부 하려 갈 시간이 되어 모임을 정리한 후 다시 지하로 내려가니 여러 교우들이 재미있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일부 교우들은 어딘가 밖으로 맛난 거를 먹고 마시러 나갔다고 합니다. 김 집사가 갑자기 묻습니다. 목사님은 죽은 다음에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 계획이신지요? 목사: 두 가지 중의 하나지요. : 그 두 가지가 뭔데요? 목사: 하나는 화장하고 재를 원당 숲에 뿌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병원에 기증하는 겁니다. : 나는 첫 번째 방법이 좋습니다. 이런 대화를 기점으로 몇몇 교우들이 알고 있는 방법들이 소개되었고, 몇몇 교회의 묘지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다른 데서 들은 말인데, 본인이 시신을 기증하는 서약서를 써도 나중에 유족이 반대하면 기증이 안 된다고 하는군요.

 

5) 오늘 설교단 위에 놓친 꽃을 보셨을 겁니다. ‘낮달맞이꽃입니다. 신 집사가 집에서 가져온 꽃입니다. 광고 시간에 한 말씀드렸지만, 꽃을 들고 올 때의 마음이 얼마나 따뜻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꽃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화사한 게 매혹적입니다. 아래 사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진으로는 그 분위기를 다 담아낼 수 없다는 걸 감안하고 보십시오

달맞이꽃.PNG  

 

6) 오는 주일인 923일은 추석 연휴 첫날입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이기도 합니다. 고향을 다녀오실 분도 있고, 타향에서 살던 자식들을 맞이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어떤 분들은 그 순간이 기다려지기도 할 거고, 어떤 분들은 귀찮게 느껴지겠지요. 평소에 가깝게 지내지 않던 사람들이 이런 명절에 만난다고 해서 즐겁게 지내기는 힘듭니다. 가족이라 해도 형식적인 관계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생각에는 매 주일 만나서 예배드리고 즐거운 담소를 나누면서 친교가 가능한 교우들 관계가 실제적으로 가장 귀합니다. 모두 형편에 따라서 추석 명절을 잘 지내기 바랍니다.

 

7) 소소한 이야기: , 은 집사 내외는 큰 아들 가족(4)과 함께 45일 일정으로 베트남 여행을 떠났습니다. 믿음이 좋은 집안답게 서울 사는 아들 가족도 모두 오늘은 우리교회에서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고 밤에 떠난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우리교회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5?) 은성이 가족이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날이 다르게 사람 모습을 갖춰가는군요. , 강 집사의 둘째 어진(4?)와 오늘도 악수 하고 눈을 맞추었습니다. 어떤 때는 눈을 잘 안 맞추려고 하는데 오늘은 잘 됐습니다. 류 집사가 다가오더니 어진이가 어느 날인가 집에서 목사님 보러 가자.’고 했답니다. 이만하면 제가 목회를 잘하는 거 같습니다.

 

8) 오늘 중보기도 시간에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보통은 교우들만을 위해서 기도하는데, 그래서 이 시간이 일종의 목회기도 시간이기도 한데, 오늘은 기도를 시작하면서 정상회담이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가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금년 안에 종전선언이 실행되어 실질적으로 남북평화를 위한 조치들이 실행되었으면 합니다.

 

9) 예배 참석인원: 80명, 헌금: 1,12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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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캔디

2018.09.17 22:37:08

오늘도 주간일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

남북 정상회담의 좋은 결과가 있기를 저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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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9.18 21:00:20

문 대통령이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잘 가고 있으니

그 진정성을 북한 김정은도 알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기대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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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8.09.18 09:47:19

20분 후면 문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순안공항에 도착하겠네요.

열강의 음흉한 계산속에 우리 민족에겐 참 힘든 여정이지만, 진정성 있는 좋은 결과를 기원합니다.  


저희 부부는 의학발전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6년 전에 사후 시신을 모 의과대학에 연구실습용으로 기증했습니다. 장기기증과 병행기증은 안된다고 합니다. 둘 중 하나만 선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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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9.18 21:03:27

저도 빨리 결정을 하긴 해야할텐데요.

들기로는 시신기증이 많아져서 잘 받아주지 않는다고도 하는군요.

장기 기증으로 해서 나머지는 화장하고 재를 산에 뿌리는 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마음이 가는 방법입니다.

하여튼 무덤은 절대 안 하고,

납골당 등도 안합니다.

그런 방식의 흔적은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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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8.09.19 07:56:08

저와 공감 10퍼센트입니다.ㅎ

시신기증이 많다는 말은 의외네요. 오히려 반대일텐데......

사고로 손상되었거나, 장기기증을 한 시신은 해부학 실습용으로는 기증대상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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