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NASA에선 Phoenix라 이름붙인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피닉스는 약 8개월 간의 항해 끝에 목적지인 화성의 북극에 가까운 지점에 무사히 착륙합니다. 이 위성의 목적은 화성의 지표면 아래에 숨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얼음을 확인하는 것과 토양 성분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지난 6월 말 나사는 첫 화성 토양 분석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이전에는 화성의 흙은 산성도와 염도가 너무 강해서 생물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추측을 했었습니다만, 의외로 산성도가 높지도 않았고 식물이 자라나기에 해를 끼치는 물질도 없었다는 조사 결과입니다. pH 8~9정도의 알칼리성 토양이라고 하고 식물 성장이 필수적인 무기 성분들도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이 정도라면 뒷마당의 기름진 흙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며, 아스파라거스, 순무, 완두콩등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성도와 무기질이 풍부하다고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조건이 다 갖춰진 것은 아니지요. 물과 공기 그리고 질소성분이 더 필요합니다.

화성에 도착 후 피닉스호가 보낸 주변 경관의 사진은 땅 속에 물로 만들어진 얼음이 있을 가능성을 한층 크게 해주었습니다. 거북등처럼 보이는 표면은 지구 극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죠. 지표면 아래의 얼음이 온도 변화에 의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면서 위에 쌓인 지표층에 거북등과 같은 모양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피닉스호가 찍은 화성의 지표면 사진

뒤이어 피닉스호 자체 로봇팔에 달린 포크레인과 같은 작은 삽을 이용하여 주변 토양을 직접 파보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불과 5 cm만 팠을뿐인데도 하얗게 반짝이는 딱딱한 물질과 맞딱드리게 되었습니다. 그 단단한 하얀 물질이 소금의 결정체일 수도 있고 얼음일 수도 있었지만 화성의 아주 엷은 대기층으로 승화(고체가 증발하는 현상)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물로 이루어진 얼음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동안의 화성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아주 오래 전 화성에는 바다가 존재했을 것이며 그 양은 아마도 화성 표면의 3분의 1을 덮을 정도였을 것으로 추측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많던 물이 다 어디로 사라졌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였지요. 모두 증발되어 우주로 날라가버리기엔 너무 많은 양의 물이었거든요. 그래서 내놓은 한 가지 가설이 남은 물들은 얼어 붙어서 지표면 아래 숨어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번 발견은 그 추측이 사실임을 확인해주는 것입니다. 얼음 상태로 존재하는 물이 많다면 식물의 성장에 필수적인 한 가지 요인이 더 해결된 셈입니다.

이제 남은 조건은 풍부한 공기(특히 이산화탄소)와 질소 성분입니다. 이산화탄소가 주성분인 화성의 대기층은 너무나 엷어서 (지구의 약 100분의 1정도) 그 상태로는 식물 성장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질소(화학 비료의 주성분)의 경우 보다 더 많은 지역에서의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만으로 볼 때 지구에서 공급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의 결과를 가지고 화성에 식물을 키우는 방법을 생각해 볼까요? 먼저 대형 온실을 건설해야겠습니다. 지구에 비해 태양 광선이 도달하는 양이 적은 화성에서 온실을 설치하면 내부 온도를 높일 수가 있고 이는 지표면 안에 숨어있던 얼음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물로 변화시킬 수도 있겠습니다. 지구에서 가져간 질산 비료도 뿌려주어야 하겠지요. 그리고 대기를 온실 안에 높은 농도로 모아 놓으면 대충 준비가 끝난 것 같습니다. 바로 식물의 씨를 뿌리기엔 여러가지로 척박한 환경이므로 조류(클로렐라와 같은)의 양식부터 시작하는 게 이상적으로 보입니다. 조류는 식물은 아니지만 엽록체를 가지고 있어서 광합성을 할 수 있으며 지구상에서도 여러 극한적인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뿌려진 조류는 태양 에너지와 화성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광합성 작용을 통해 영양분으로 바꾸면서 온실 안에 화성에는 없는 산소를 내뿜게 됩니다. 밤에는 다시 호흡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내놓는 대신 산소를 흡수하는 사이클을 반복하겠지요. 온실 안은 온통 녹색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이 과정과 함께 땅 속의 얼음이 녹으면서 온실 안의 환경을 이제 식물의 씨를 뿌려도 충분할 조건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언제가는 자란 식물을 먹이로 하는 초식동물과 조류를 좋아하는 물고기들도 옮겨볼 생각도 해야 하겠지요. 그 다음엔 물론 인간이 자리잡으면서 화성에 도시가 건설된다는 시나리오를 펼쳐봤습니다. 지금은 공상 과학(Scientific Fiction)이지만 언젠가는 실제하는 이야기(Scientific Fact)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피닉스호는 90일이라는 이름과는 전혀 안 어울리는 짧은 임무기간의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먼저 있었던 토양 분석 결과를 재확인하기 위한 삽질을 다시 하고 있지요. 이번에는 얼음 조각도 같이 파 올려 분석하고자 하는게 나사 과학자들의 욕심입니다.

지금까지의 화성 탐사는 화성에 생물체가 존재하느냐?”라는 질문에서 서서히 과거 화성에 생물체가 존재했던 증거가 있느냐?”로 바뀌어 가는 추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제부터는 어떻게하면 화성에 생물체를 키울 수 있느냐?”라는 새로운 질문이 필요한 때가 되었습니다. 끊임없는 삽질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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