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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림님 해설 부탁드립니다. 요즘 제가 다른 것에서 얼른 빠져나오지 못하다 너무 늦게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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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그림

May 30, 2009

엘그레코의 <성령강림>입니다

해부학적인 비례를 무시하고 길쭉길쭉하게 그린 인체와

감성을 강조하는 표현주의적인 색채가

한 눈에, 마니에리스트인 엘그레코의 그림임을 말해 줍니다

르네상스 고전주의의 반동으로, 저 불균형적인 마니에리즘의 기법들은

현대예술의 '타자성'과 일맥 상통하는 듯합니다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 형상밑으로

마리아와 제자들의 하늘을 우러른 모습이

공동체적인 일치감을 보여줍니다

중심에 있는 마리아의 모습 때문에 카돌릭풍 느낌이 강하지만

프로테스탄트가 적쟎이 예술과 거리감을 두고 있는지라

렘브란트를 제외하면 카돌릭풍을 완전 벗어나는 성화가 흔치 않습니다

마리아와 제자들 머리위로 성령강림을 말해주는 불이

촛대와 촛불처럼 그려지고 있습니다

인물은 모두 세명의 여자와 열두명의 남자로 되어있는데

마리아 왼쪽 노란색옷의  덥수룩한 수염이 베드로이고

마리아 오른쪽 초록색옷이 요한이라하네요

재미있는 것은 막달라 마리아인데 성모의 오른쪽에서 그녀를 바라보는 모습이

종교적인 경외만도 아니고 인간적인 연민만도 아닌

경박하지 않은 깊은 파토스가 느껴집니다 ( 이건 미술의 도상학과 전혀 무관한

제 주관적 푸념정도이니 무시해도 괘않아요~)

막달라 마리아는 실제로 베드로 정도의 중요 역할을 했던 제자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성모 오른쪽 끝에서 두번째인물이 마치 성찬주일 휘장 성화인

루벤스 그림의 '저느므 산만한 인간' 처럼 유일하게 관객을 마주보고 있는데

이 엘그레코의 그림에선 '배반'이 아닌 '증거자'의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성령강림의 현장을 목격하고 전할 '증거자'이지요

엘그레코 자신의 모습이라는 설도 있습니다만...ㅁㅁ ^^!

 

그림 상층부의 정돈된 경배의 제스츄어와 달리

하층부 인물들의 놀라움을 표현한 불안정한 찰나들이 

그림의 지루함을 차단하고 운동력을 느끼게 해줍니다

 

성령님이 시각에 갇혀 그려질 분이 아니지만

감각을 이용해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화가가 행했다고봅니다

성서의 영적이고 문학적인 표현을

미술의 예술적이고 형상적인 방법으로!!

 

 

 

 

profile

나이스윤

May 30, 2009

이 그림은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에서 여러번 보았습니다.

나보다는 시와그림님이 가셔서 보셨어야 되는뎅..^^

 

profile

시와그림

May 30, 2009

대부분 장농?만한 그림들인데

기껏해야 애기 손바닥만한 인쇄물보고 어쩌고 저쩌고하기 저도

참 껄쩍찌근합니더~

'상사'의 놀이가 아닐진데 위계질서가 있는 '유사'이니

'원본'을 본 나이스윤님이 평을 덧붙여 주세요~

'유사'와 어찌 다른지... 부~탁해여~^^

 

profile

우디

May 30, 2009

인쇄해가는 휘장은 장농 문 한짝 사이즈 됩니다. 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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