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철수 후보가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고

윤석렬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격하게 박수를 보내고

다른 한쪽에서는 가장 강한 어조로 비난한다.

심지어 '철수'가 또 '철수'했다는 조롱 섞인 말도 들린다.

말 한마디를 천금으로 여기라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을

오늘의 정치인에게 요구할 수는 없으나

최근 한두 주일에 걸쳐서 그가 쏟아낸 말을 본다면

그의 선택은 노회할 대로 노회한 정치인의 막장을 보인 것이다.

그 선택이 자신의 살 길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의 선택을 제삼자가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그의 정치적 운명이 앞으로 어찌 될 것인지는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드러날 것이다. 

다만 한국 정치사에 또 하나의 오점을 남긴 듯하여 

"참 안 됐다." 하는 연민이 느껴진다.

이런 몰염치한 방식으로라도 정치를 하고 싶을까?

안철수 사건으로 이번 대선이 어디로 흘러갈지 종잡기가 더 힘들어졌다.

윤석렬로 표가 쏠릴지, 이재명에게 쏠릴지 아무도 예단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이 다 말한대로

안철수의 표 중에서 윤석렬에게 갈 표는 단일화 이전에 다 갔고,

남은 표는 이재명과 윤석렬에게 골고루 갈릴 것이고,

느슨하게 지지했던 진보 세력이 이재명에게 힘을 실을 수도 있는데,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그건 그렇고,

우리 동네에도 기호 순서대로 후보자 벽보가 붙었다. 

숫자를 정확하게 세어보지 못했는데,

눈짐작으로 열 명이 넘었다. 

이들 중에서 대통령을 제비뽑기로 정하면 어떨는지.

또는 6달씩 돌아가면서 대통령 업무를 맡기는 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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