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관전평- 태극기 부대

 

한국 국민의 이념별 비중은

대략 보수 35%, 진보 35%이다.

나머지는 중도다.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다.

선거에서 이념별 차이가 큰 영향을 끼친다.

미국에서도 민주당 지지자들과 공화당 지지자들은

평생 그런 기준으로 선거에 임한다고 한다.

한국 기독교는 이런 균형이 무너진다.

보수가 70%, 진보가 10%, 중도가 20%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도 정확한 데이터에 의한 게 아니기에

확신할 수는 없으나 대략 맞을 것이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한국 기독교인 유권자들은

주로 국힘당 후보인 윤석렬을 선택할 것이다.

특히 보수 지역인 대구와 경상도 그리스도인들은

거의 일방적으로 윤석렬을 지지하지 않겠는가.

소위 태극기 부대의 주력 부대가 대구 경북 지역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이 있다.

진보가 무조건 옳고 보수가 틀렸다거나

보수가 무조건 옳고 진보가 틀렸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진보냐, 보수냐가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 상식적이냐 아니냐는 중요하다.

태극기 부대에 기울어진 이들의 판단이 상식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태극기와 성조기와 이스라엘 기를 들고

반정부 시위를 하는 그들이다.

국힘당에 속한 사람이 모두 보수적이라거나

민주당에 속한 사람이 모두 진보적이라고 할 수도 없다.

정의당도 유럽이 말하는 진보에서 보면 보수다.

 

거의 보수 계열에 속한 한국 교회가

평소에는 정교분리를 주장하다가

자신들의 이권에 관계된 문제에서는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한다.

대체복무법을 그렇게 오랫동안 반대한 집단이 보수 기독교다.

차별금지법을 정치인들이 처리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기독교의 극렬 반대 때문이다.

현재 선두를 달리는 두 후보 중에서

민주당 후보인 이재명과 정의당 후보인 심상정이

차별금지법을 분명하게 찬성할 것이다.

윤석렬의 입장이 무언지 내가 확인해보지 않았으나

그동안 국힘당이 보인 태도를 보건대

보수 기독교와 똑같이 반대할 것이다.

한국 교회가 이렇게 보수 일색이 된 이유는,

보수라기보다는 수구적으로 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조선 땅에 들어온 초기 선교사들이

미국의 근본주의 계열이었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해방 이후 6.25를 거치면서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대다수 기독교인이

남한 교회의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감당했다는 사실이다.

 

대구샘터교회는 보수 우익 지역인 대구에 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교인들의 과반은 진보적인 색채가 강하다.

이런 숫자는 대구 지역의 다른 교회와 비교해볼 때 

정말 파격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적인 진보라기보다는 역사의식이 열렸다는 뜻이다.

가끔 정치 현안으로 담소할 때는

담임 목사인 내가 오히려 구태의연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너무 나가지 말라고 내가 그들을 뜯어말릴 때도 있다.

농담 삼아서 대구샘터교회는

대구 지역의 진보 그리스도인들에게 해방구라고 말한다.

물론 보수적인 교우들도 그 숫자 분포가 작지 않다.

그들도 다 소중한 분들이다.

담임 목사인 나는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

때에 따라서 보수이고, 때에 따라서 진보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정통’(Orthodoxy)이다.

모두가 복음 안에서 잘 어울려서 즐겁게 신앙생활을 한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정도로 성숙했다는 뜻이기도 하고,

정치보다는 신앙의 본질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한국교회가 여러 가지 점에서 정신 차리지 않으면

기독교와 태극기 부대를 하나로 간주하는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을지 모른다.

이미 그 순간이 당도했을지도...

때를 분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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