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신자인 Kurt Noll 박사가 쓴 글을 breeze님 께서 수고해서 번역해 주신 글을 그저 '감사하다' 고 한 마디하고 넘어가기에는 ‘날로 먹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창조론을 지지하는 한 신앙인의 입장에서 언급하는 짧은 의견입니다. 그것도 구체적인 각론이라기 보다는 개론적인 차원에서요.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이, 저자가 과학자가 아니라 신학자이시군요. (물론 전직 과학자일 수도 잇고, 혹은 과학자 못지 않은 과학적인 소양을 지닐수도 있겟지요.)
다비아의 기조를 염두에 두고  말한다면, ‘창조과학’이 신학적인 해명인가 아니면 과학적인 해명인지부터 구분하는 순서라는 생각입니다. 이점에서 저는 창조과학이, 과학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신학의 한 주제에 대한 해명이라고 봅니다.

즉각적인 질문이 제기 되었지요. 진화론은 과학에서 다루는 주제인데, 신학의 입장에서 언급되는 것이 말 이 되냐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선언적인 말 말고, 왜 말이 안 된다는 것일까요? 근본적으로 신학과 과학은 차원이 다르고 신학과 과학에서 다루는 영역과 견해가 다르다는 지적 이외에는요.

여기서 좀더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 합니다. 그럼 과연 인류의 기원이라는 문제가, 신학의 영역인가 아니면 과학의 영역인가 입니다. 이 문제가 복잡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신학에서 다루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해명과 과학에 다루는 주제가 중복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평가를 내리기 전에 서로의 동기를 이해하고 주장하려는 내용을 취합해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판정하는 것이 수순이겠지요. 이점에서 창조과학의 경우, 신앙의 주제를 과학의 차원에서 언급한다는 이유만으로 비판의 근거로 삼기에는 미흡하다는 의견입니다.

창조 과학자들은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곧 신앙인이며 과학자입니다. 표면적으론, 신앙과 과학을 접목하려는 시도로 비춰질지는 모르지만, 열림의 가능성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의 풍토에 기반해서, 그들이 종사하는 과학의 영역에서 창조의 정당성을 과학의 방식으로도 입증해 보자는 시도라 이해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마치 예술가가 그들의 영역에서 자신의 신앙을 표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이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창조에 대한 과학적인 증명이라는 방식에 의존해서 창조론을 지지하려는 의도라면 동의 하지 않습니다. 참고 차원이 아닌 본질을 규명하는 방식으로 확대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신앙과 신학의 주제를 과학의 방식으로 무언가(창조든, 진화든)를 증명하려는 시도자체가 모순이라는 다비아의 입장에 동의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아한 점이, 신학자(신앙인)가 진화를 지지하는 것은 신앙적으로 아무 문제가 안 되는데, 신앙인이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것이 왜 문제라는 것 인가요?

이점에서 과학의 영역에서는 창조가 입증될 수 없다는 진화중심의 선입관이 이미 전제된 시각이 건전한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판단의 기조에는, 과학의 차원에서 언급되는 인류 기원인 진화론은 정당한데, 창조과학에서 다루는 창조론은 부당하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이는 이미 특정신학을 전제로 ‘창조과학’을 판정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주장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방식이 과학적인 해명인 만큼, 창조과학에서 말하는 내용의 모순을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하겠지요. 곧 창조과학 이든 진화가설 이든 과학의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할 토론에 특정신학이 개입해서 판정을 내리는 일이 왠지 인색하게 보인 다는 것입니다.

저는 breeze님이 번역의 전제로 언급하신, 신앙과 과학의 구분에 입각해서 각자의 신앙관을 돌아보자는 바람직한 제안이, 이미 저자의 기본적인 신앙관이 전제된 글이라는 이유로, 애초부터 불 가능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저자가 비판의 전제로 활용하는, 창조주의와 창조과학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질타역시 위의 맥락에서 치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첫째, 나는 기독교인을 기독교인이라 부를 수 있는 정의는 바로 기독교인이 진실을 추구하고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독교인은 거짓된것을 원하지 않는것이다.  앞에서 예를 들었지만 신약의 한 구절은 우리들로 하여금 “어떤것이든 진실된것은” 받아들일것을 장려하고 있다. 나는 바울의 서신서를 다 믿는것은 아니지만, 기독교인은 진실을 받아들일 준비(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나는 이글을 통해 창조론은 진실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자한다.
최소한 세가지 단계에서 창조론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상의 두가지 지적이 옳다면,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기독교인은 모순속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즉, 진실을 (그게 무엇에 관한 것이든) 받아들여야하는 기독교인이 거짓됨을 장려하는데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언급한 두 가지 전제 자체가 기독교의 진리를 충실히 설명하고 있는가는 좀더 질문 되어야 합니다. 과연 진실이 무엇인가는 아직 토론의 여지가 있는 문제이지요. 그럼에도 저자는 ‘진실 수긍’이라는 명제로 자신의 견해가 곧 진실임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이점에서 창조과학은 과학이 아닌 신앙이라는 그의 선언은 검토되어야 합니다. 창조 과학자들이 그들의 방식으로 신앙과 과학에서 중복되는 주제인 인류의 기원을 말한 다는 자체로 과학이 아닌 종교라는 판정하는 일은 설득력이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들은 ‘창조 과학교’라는 신흥종교의  신자들이 아니거든요.

특히 창조과학이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시도라는 언급은 의아 합니다. 창조 과학자들은 과학을 통해 신의 존재를 증명하자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기원을 해명해 보자는 취지임을 숙고하지 못한듯 보입니다. 나아가 과학이 신에 대해 중립적이라는 저자의 언급까지… 그 중립을 진화지지로 입증되어야 한다는 암시까지 주는군요. 과학은 이미 진화를 전제하며 이에 대한 다른 의견은 과학이 아니라는 그의 주장을 읽는 듯 했습니다. 오히려 창조과학은, 신앙과 중첩되는 영역에서 진화로 인류의 기원을 설명하려는 과학의 한계를 말하려는 과학자들의 과학적인 설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적어도 그들의 동기는 그렇다는 보는 것입니다.

진화 가설만이 과학적인 설명이라는 주장에, 대응으로 창조과학이 출현했다고 보아야 하겠지요. 그 의도는 진화가설의 한계를 구명하려는 의도이지, 창조과학을 통해 신의 존재를 입증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확한 답변은 창조과학자에게 질문 해 봐야겠지요.

저자는 창조과학에 대한 비판(‘기독교인이 창조과학을 지지 할수 있는가?’)이라는 제목만 내걸 뿐, 정작 성경의 정경성에 기반한 성경해석에 대한 문제를 장황하게 설명합니다. 더욱이 저자 자신의 본래 의도(성경관)을 창조 과학자들이 가진 신앙에 연결시켜 그들의 성경관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서는 어떤 과학적 가설들이 참되고 어떤 가설들이 틀린지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는 저자의 언급을 보면, 진화가설 자체가 신앙과 분리된 과학이론의 차원을 넘어 창조론을 반박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굳이(?) 눈감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말은 성서및 교회 전통과 다윈의 자연 선택설이 공존할 수 있다는 보다 성숙된 가치관을 가지고 진화 생물학이 줄 수 있는 많은 통찰력을 수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그의 언급처럼 성경의 창조와 과학의 진화가설이 공존 할 수 있다는 가치관이 보다 성숙된 견해 인지 질문이 가능합니다. 스스로 그렇게 판정한다면야 굳이 할말 없지만, 이 문제는 그리 쉽게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은 확실하다는 생각입니다.

글을 통해 진보 진영이 갖는 진화에 대한 견해를 접할 수 있는 유익이 있지만, 자신이 설정하고 전제한 신학의 구도 안에서만 ‘창조과학’이라는 과학의 시도를 비평하는 한계를 동시에 발견합니다. 아마 이글을 어느 창조 과학자가 접한다면, 다양한 과학적, 신앙적 반박이 가능하겠지요.

끝으로 breeze님이 총 정리하며 언급하신 창조과학에 대한 애정어린 우려에 일정부분 동의 합니다.
“ 기독교인과 신앙이 없는 일반인들에게서
성서를 신앙적 관점에서 대할 수 있는 기회를 뺏어가고,
기독교인에게서 과학을 과학적 관점으로 바라볼 기회를 박탈하는
이 두가지가 창조과학의 가장 큰 폐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때론, 그들의 목적이 결국 ‘집안 단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만일 그렇다면,
그들의 목적이 단기적으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만,
머지 않아 그 부작용이 드러나겠지요.”

첫째 언급은, 우려라는 의견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창조론을 고백하는 신앙인들이 그 근거를 창조과학 두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참고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이지요. 같은 맥락에서 두번째로 언급하신, 과학을 과학적 관점으로 바라 본다는 견해가 창조과학/진화가설 논쟁에 있어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지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그럼에도 새겨들을 만한 지적을 하시네요. 직면한 위기(?) 내지 창조/진화 논쟁에서, 창조과학을 통해 창조론을 지지하는 중요한 근거로 삼으려는 의도는 옳지 못하다는 언급 말입니다.

번역하시랴 수고하셨고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다는 의사를 이렇게 전달 합니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3-17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