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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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인은 아니지만 '이별'과 '평등'이라는
두 편의 시를 써봤습니다.
이별
살아간다는 것은 이별 연습이다
내 삶과의 이별,
세상 모든 것들과의 이별을
매 순간마다 연습한다
만난다는 것은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별한다는 것은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별이 있기에
만남에 얽매이지도 않고
또 다른 만남이 있기에
이별을 슬퍼하지도 않는다
평등
너와 남이 똑같은 대접을 받는 것이
그렇게도 불쾌한 일이냐
외국에서 박사 학위 받은 사람과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이
똑같은 대접을 받는 게
그렇게도 못마땅한 일이냐
돈 많은 사람과
돈 없는 사람이
똑같은 대접 받는다고
그렇게 화를 내고
불쾌하게 생각하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이냐
세상 사람 모두가
맨 몸으로 태어나서
맨 몸으로 죽는다
목욕탕에 들어갈 땐
사회적 지위와 상관 없이
모두가 옷을 벗고
나체가 되어야 한다
누구나 배탈이 나면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설사가 그칠 때까지
꼼짝 없이 기다려야 한다
누구라도 암에 걸리면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두려워서 벌벌 떤다
평등이라고 하는 말이
그렇게 듣기가 거북한 말이냐
거북해 할 필요 전혀 없다
사람이 평등하다고 해서
키와 몸무게, 목소리,
취미, 특기,
좋아하는 음악,
좋아하는 음식까지
같은 건 아니니까
사람은 다르면서 같은 거야
그러니 너무 불쾌하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어
가난한 사람이든
부유한 사람이든
많이 배운 사람이든
적게 배운 사람이든
모든 사람이 이 세상에
하나의 생명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평등하다는 얘기야
그러니 그렇게 불쾌해 하지 마라
그러니 그렇게 불평하지 마라
그러니 그렇게 분노하지 마라
흐르는 세월 앞에선
차디찬 무덤 안에선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이
따로 없다는 것을 기억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