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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부스 옴니아(Omnibus Omnia)

조회 수 462 추천 수 0 2025.03.04 10: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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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부스 옴니아(Omnibus Omnia)


열자(列子) 황제편(黃帝篇)에 호자(壺子)와 무당(巫堂) 계함(季咸)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는 장자(莊子) 응제왕(應帝王)편과 거의 같은 내용이다.

귀신처럼 잘 맞추는 무당이 제()나라로부터 정()나라로 와서 살았는데 이름을 계함(季咸)이라 하였다. 사람들의 사생존망(死生存亡), ()와 복(), 장수(長壽)와 요절(夭折) 등의 운세를 정확히 알아서, 연월(年月)과 상순, 하순 등의 날짜까지 맞추는 것이 꼭 귀신같았다. 그래서 정나라 사람들은 그를 보면 도망가기에 바빴다.

열자(列子)가 그를 만나보고는 심취하여 돌아와서 호자(壺子)에게 말했다. “처음에 저는 선생님의 도()를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또 선생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호자(壺子)가 말했다. “나는 너를 위해 형식적인 것을 부정하고 그 알맹이는 아직 다 전해주지 않았는데, 너는 참으로 도()를 터득했다고 생각하는가? 암탉이 아무리 많아도 수탉이 없으면 또 어떻게 알을 부화할 수 있겠는가? 너는 도()의 껍데기를 가지고 세상과 겨루어서 세상 사람들의 믿음을 얻으려 했다. 그 때문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너의 관상을 쉽게 알아맞히게 한 것이다. 어디 시험 삼아 그를 데려와서 나를 그에게 보여 보거라.”

다음 날에 열자가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나 뵈었다. 계함이 호자의 관상을 보고 난 뒤 밖으로 나와 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 그대의 선생은 죽을 것이다. 살아날 가망이 없으니 열흘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대의 선생에게서 괴이한 조짐을 보았는데, 젖은 재의 모습을 보았다.”

열자(列子)가 들어와 옷섶을 적시며 울면서 그 말을 호자(壺子)에게 전하자 호자가 이렇게 말했다. “아까 나는 그에게 대지의 무늬를 보여 주며, 멍하니 움직이지도 않고 멈추지도 않았다. 그는 아마도 나의 생기(生氣)가 막혀 버린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시험 삼아 또 데리고 와 보거라!”

다음 날에 또 계함(季咸)과 함께 호자를 뵈었다. 계함이 호자의 관상을 보고 난 뒤 밖으로 나와 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행이다! 그대의 선생은 나를 만난 덕에 병이 다 나았다. 완전히 생기(生氣)가 회복되었다. 어제는 내가 그대의 선생에게서 생기(生氣)가 막혀 버린 모습을 보았다.”

열자(列子)가 들어와 그 말을 호자(壺子)에게 전하자 호자가 이렇게 말했다. “아까 나는 그에게 하늘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명칭이나 실제가 들어갈 수 없는데 생기(生氣)가 발뒤꿈치에서 발생하였다. 이것이 막혔던 게 열리는 것이다. 그는 아마도 나의 생기(生氣)를 보았을 것이다. 시험 삼아 또 데리고 와 보거라!”

다음 날에 또 계함(季咸)과 함께 호자(壺子)를 뵈었다. 계함이 호자의 관상을 보고 난 뒤 밖으로 나와 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 선생의 관상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관상을 볼 수가 없다. 어디 한번 일정하게 잡아주면 그때 다시 관상을 보겠다.”

열자가 들어와 그 말을 호자에게 전하자 호자가 이렇게 말했다. “아까 나는 그에게 더없이 허무하고 흔적이라곤 전혀 없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는 아마도 나의 음양의 기()가 평형을 이룬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고래가 이리저리 헤엄치는 깊은 물도 연못이며, 고요히 멈추어 있는 깊은 물도 연못이며, 흘러가는 깊은 물도 연못이며, 넘쳐흐르는 깊은 물도 연못이며, 기름진 물이 흐르는 깊은 물도 연못이며, 샘물과도 같이 흐르는 깊은 물도 연못이며, 조화롭게 흐르는 깊은 물도 연못이며, 늪처럼 흐르는 깊은 물도 연못이며, 살진 물이 흐르는 깊은 물도 연못이다. 이것을 아홉 연못이라 하니, 시험 삼아 또 데리고 와 보거라!”

다음 날에 또 계함과 함께 호자를 뵈었다. 선 채로 아직 앉지도 않았는데 계함이 얼이 빠져 달아났다. 호자가 말했다. “쫓아가 잡아라.” 열자가 그를 따라갔지만 미치지 못하고 돌아와 호자에게 말했다. “벌써 사라졌습니다. 이미 놓쳤습니다. 제가 미치지 못했습니다.”

호자가 말했다. “아까 나는 아직 나의 근본에서 떠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내가 마음을 비우고 욕심이 전혀 없는 모습으로 그를 대했더니 그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게 되었고, 따라서 무엇이 저절로 움직인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따라서 무엇인가 노도(怒濤)처럼 물결쳐 온다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에 도망친 것이다.”

그런 일이 있은 뒤에 열자(列子)는 스스로 아직 배우지 못했다고 생각하여 집으로 돌아가 삼 년 동안 집 밖에 나오지 않았다. 자기 아내를 위해 밥을 지었으며, 돼지를 먹이되 사람에게 먹이듯 하였으며, 매사에 더불어 친소(親疏)를 따짐이 없었고, 인위(人爲)를 깎아 버리고 쪼아 없애서 소박한 데로 돌아가, 아무런 감정 없이 외로이 홀로 서서 어지러이 만물과 뒤섞였는데, 한결같이 이런 태도를 지키면서 일생을 마쳤다.

한의학에 사람을 태음인, 소음인, 태양인, 소양으로 구분하여 치료하는 사상의학이 있다. 사상의학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체질이 다르게 태어난다는 것이다. 사람의 체질이 다른 것은 그 사람의 장부(臟腑)의 대소(大小)가 다르기 때문이다. 장부(臟腑)의 대소(大小)의 다름이 체형(體型)과 용모(容貌)와 성품과 음식 습관의 다름을 야기한다고 한다. 체질 의학은 사람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그것은 장부(臟腑)의 대소(大小)로 인하여 마음이 편기과불급(, , , 不及), 즉 치우치고, 기울어지고, 지나치고, 미치지 못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약물과 공부와 마음 수련을 통하여 음양화평지인(陰陽和平之人)이 되게 하는 것이 사상의학의 결론이다. 다른 말로 하면 편기과불급(, , , 不及), 즉 치우치고, 기울어지고, 지나치고, 미치지 못하게 태어난 것이 없게 하는 것이 그 목표이다.

성경은 구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성경이 말하는 구원은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된 구원받은 자는 어떻게 나타날까? 그것을 우리는 사도 바울의 말에서 알 수 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유대인들에게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에 있는 자 같이 된 것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가 아니요 도리어 그리스도의 율법 아래에 있는 자이나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고전 9:19-22). 옴니부스 옴니아(Omnibus Omnia)는 사도 바울의 화두이다. 옴니부스 옴니아(Omnibus Omnia)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이라는 뜻이다. 모든 사람에게 모든 모양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노자는 이것을 이렇게 말하였다. 무상심(無常心)은 노자의 화두이다. 노자도덕경 제49장은 이렇게 말한다. 성인무상심 이백성심위심 선자오선지 불선자오역선지 덕선 신자오신지 불신자오역신지 덕신 성인재천하 흡흡언 위천하훈기심 백성개주기이목 성인개해지(聖人無常心 以百姓心爲心 善者吾善之 不善者吾亦善之 德善 信者吾信之 不信者吾亦信之 德信 聖人在天下 歙歙焉 爲天下渾其心 百姓皆注其耳目 聖人皆孩之). 해석하면, 성인은 고정된 마음의 상()이 없다. 오로지 백 가지 성()의 사람들의 마음으로 그 마음을 삼을 뿐이다. 좋은 사람은 나도 그를 좋게 해주고 좋지 못한 사람이라도 나는 또한 그를 좋게 해준다. 그리하므로 나의 좋음이 얻어지는 것이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나도 그를 믿는다. 믿음이 없는 사람 또한 나는 믿을 뿐이다. 그리하여 나의 믿음이 얻어지는 것이다. 성인은 세상에 임할 때에는 자신의 의지를 거두어들이고 세상을 위하여 늘 그 마음을 혼연하게 한다. 백 가지 성()의 사람들이 모두 귀와 눈을 곤두세울 때, 성인은 그들을 모두 어린아이로 만든다.

노자와 장자와 열자의 이야기와 한의학의 사상의학의 이야기와 사도 바울의 이야기가 모두 어떤 면에서는 일치하고 있다. 옴니부스 옴니아에 이르려면 계함처럼 무상심(無常心)이 되어 그 마음을 변화무쌍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자유함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다. 말씀 공부나 기도를 통하여 자신의 내면을 마광(磨光)하여 마음이 원만한 광명에 이르러 모든 사람에게 모든 모양으로 나타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을 이상적인 성인(聖人)인 지인(至人)으로 장자와 열자는 말하였는데 그들은 달인(達人)으로 운명마저 초월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인 구원이 아닐까? 나는 언제 그 경지에 이르게 될까?

추기: 오늘 새벽 아직 어두울 때 일어날 때 문득 생각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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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5.03.04 20:51:58
*.151.73.227

유익하고 흥미로운 브니엘남 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예수께서도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기도하셨다고 하던데,

브니엘남 님도 미명 시간에 깊은 사유의 세계로 들어가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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