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결한장’ - 무지를 밝히다...
독립영화 '두결한장(두 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을 공중파 KBS에서 보았다.
영화의 주제가 안타까우면서도 무거운 것도 마음에 걸림으로 남았지만, 명색이 생물 선생이면서 여태 성 소수자에 대한 제대로의 지식도 없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나처럼 많은 이들이 흔히 '성 정체성 장애[Transgender]'와 '동성애자[게이/레즈비언]'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육체적 성과 반대되는 성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동성애자[게이(남자-남자), 레즈비언(여자-여자)]와는 다르다. 다시 말해서 하리수처럼 자신이 여자라고 생각하는 남자는 당연히 일반 남자와 사랑을 하게 되지만, 동성애자는 상호 같은 성을 추구하는 사람끼리만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나라는 제대로 된 조사가 불가능하지만 유럽 등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높은 나라에서의 조사 결과, 이러한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3~5%나 된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과학적 견지에서 인종 간의 편중이 없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므로 우리나라도 비슷한 비율로 이런 이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인으로서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도 오로지 이 문제 하나만으로 완전히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취급되고 소외되는 이들.. 이제는 많이 알려진 한센병처럼, 여러 과학적 발표들로 인해서 이 현상도 자신의 인격이나 잘못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지만, 아직도 이들을 제대로 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일이 이 사회에서는 쉽지 않은듯 하다. 한센병과는 달리 이것이야말로 '天刑'이다. 즉, 설명할 수 없는 유전적 결과인 경우가 많으며 감염되는 후천적 질병이 아니라는 뜻이다.
자신이 동성애자이기도 한 김조광수 감독이 만든 이 영화에서, 많은 것을 느꼈고, 많은 것이 안타까웠다. 보통의 영화를 볼때 흘리는 감동이나 애잔한 슬픔과는 다른 어떤 눈물이, 주인공을 짝사랑하던 동성애자의 죽음 앞에서 절로 쏟아졌다. 아울러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많은 아웃사이더의 범주에서 이들을 빠트리는 어리석음을 반성하고 싶었다. 내가 그 부모라면, 내 사랑하는 친구가 그들이라면 내가 어떻게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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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정용섭
2012-12-11 23:43:56
배명근 집사님,
좋은 글을 잘 읽었습니다.
한국교회는 어떻게 된 건지
성적 마이너리티에 대한 생각이 꽉 막혔어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가 천박하다는 뜻이겠지요.
이번 수련회 때 저 영화를 한번 보는 건 어떨까요?
좀 긴가요?
아니면 짧으면서도 인상 깊은 영화가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이렇게 2012년도 다 가네요.
인생이라는 게 생각해보면 참 우스운 건데,
공연한 걸로 서로 인상 쓰고 싸웁니다.
이번 수련회 때 저 영화에 대한 촌평도 한번 해보시지요.
김영옥
2012-12-12 19:08:37
2000년 샌프란시스코에 출장갔을때..
동성애자의 집에 깃발로 표시해
성소수자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보호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놀라움과 함께 부러웠던 생각이나네요
우리는 언제 그렇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