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장신대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시는

이종록 교수님은 시도 아주 잘 쓰시는 시인이십니다.

이 교수님의 시 중에 "그대 부활하라"라는 시가 있습니다.

성령강림절 전까지 부활절 기간을 보내면서

이 시를 항상 묵상하고 낭송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개해 드립니다. ^^

그대, 부활하라

                                                     이종록

이제는 봄이니
겨우내 잠든 영혼들이여
부활하라

예수의 죽음과 부활로 이어온
지난 이천년
그 신화는 계속되느니
겨우내 부활을 꿈꾸던
모든 생명들은
차가운 봄비에
몸서리치며
다시 예수와 함께
부활을 감행한다

그러니
그대도
부활하라

메마른 땅에 묻힌
한톨 씨앗이 되어
긴긴 겨울
황금빛 들판을 꿈꾸어온
그대여
부활하라
이 봄에
예수와 함께 부활하라

절망하는 그대여
온 몸을 불살라
재로 스러졌다가도
이 아침
다시 힘차게 타오르는
태양으로 부활하라

슬퍼하는 그대여
먼지바람 잠재우고
천리향 만리향 꽃향기로
온누리 그윽하게 채우며
황량한 세상 따스하게 위로하는
봄바람으로 부활하라

외로워하는 그대여
짧은 삶을 함께 나누어
긴 삶을 이뤄내는 지혜로
마음껏 무리져 환호하는
그 황홀한 봄빛
개나리로 부활하라

그대여
이제는 셋째날 아침이니
잠재우는 모든 유혹들 떨치고
부디 부활하라
새싹처럼
굳은 땅 헤치고 피어나
하늘을 향해 솟구쳐라
이것이 생명의 본분일지니
그대, 다시 일어나라
죽음을 깨치고
부활하라
다시 외치노니
부활하라
이 봄에
예수와 함께
꽃들과 함께
온갖 생명들과 함께
부활하라
이 땅의 모든 생명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