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assic Style
- Zine Style
- Gallery Style
- Studio Style
- Blog Style
딸이 중학교 1학년 2학기 초반의 일이다.
토요일인지,주일인지 이제는 가물가물한 어느날
집에들어가니 딸이 울고 있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서럽게,통곡에 가까운 소리로 울고있다.<황당>
"오ㅒ그래".....<걱정>
말도안하고 약간 조용히 운다.<타인 의식>
"말좀해라"<호소>
그래도 운다.<뱃장>
나는 그냥 이불을 본다 <머슥>
그 안에 울고있는 딸이 있다.<존재의 버거움>
나도 아무말 안했다.<존재의 나약함>
침묵
침묵이 딸의 입을 열게했다.
"아빠"
"오ㅒ"
"제 소원 하나 들어주세요"
"뭔데"
"들어주신다고 약속해 주세요"
"듣고 대답하마"
"꼭들어주신다고 약속햐주새요"
"제가 말하기전에 약속해 주세요"
딸은 지금 끝장 시위로 완전 무장 되어 있어 보였다.
비장한 멘트를 날려 원한는 것을 거머쥐려는 바락의 몸부림은 극을 달린다.
그것이 오늘은 화산이 폭팔하듯 마음과 입과 눈에서 터져 나왔다.
"그래 아빠가 네가 말하기 전에 꼭 네 소원을 들어주마"
"정말이지요"
"응 그래"
"아빠"
"저 피아노 끊게 해주세요."
"현주야 조금만 더하면 바이앨 40번까지는 하는데 이제 중도하차하면 아깝지 않을까?
"그래도 전 싫어요."
"유치원때부터,초등학교,중학교....이제 너무 어렵고 힘들어요"
"그럼 그렇게 해라"
"엄마에겐 아빠가 말하마"
"엄마가 계속하라고 할텐데요"
"걱정말아라"
"꼭 네 뜻을 존중하겠다."
"아빠 제가 나중에 피아노를 치고 싶으면 스스로 칠께요"
'응 그렇게 해"
전부터 약간의 조짐은 비쳤었지만,
그때마다 집사람은 하던 거니까 계속하자고 ...
엄마 아빠는 네가 찬송가 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저녁에 집사람이 왔다
그동안 정황을 말했다.
"지금까지 공들인 것이 헛되지 않느냐고"
돈과 시간을 쏫아 부었는데...라고 집사람이 말했다.
'그렇지만 계속하면 마음에 상처돼"
"그만 끊어 줍시다."
이렇게 해서 어느날의 오후 딸의 쿠테타는
딸의 승리로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우리 부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지금은 가끔 딸 방에서 파아노 소리가 들린다.
역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맞군요.
딸 아이 피아노 강제 레슨 끊은 거, 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