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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과 아들

 

1 내가 또 말하노니 유업을 이을 자가 모든 것의 주인이나 어렸을 동안에는 종과 다름이 없어서 2 그 아버지가 정한 때까지 후견인과 청지기 아래에 있나니 3 이와 같이 우리도 어렸을 때에 이 세상의 초등학문 아래에 있어서 종 노릇 하였더니 4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에 나게 하신 것은 5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속량하시고 우리로 아들의 명분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6 너희가 아들이므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빠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 7 그러므로 네가 이 후로는 종이 아니요 아들이니 아들이면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유업을 받을 자니라 8 그러나 너희가 그 때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여 본질상 하나님이 아닌 자들에게 종 노릇 하였더니 9 이제는 너희가 하나님을 알 뿐 아니라 더욱이 하나님이 아신 바 되었거늘 어찌하여 다시 약하고 천박한 초등학문으로 돌아가서 다시 그들에게 종 노릇 하려 하느냐 10 너희가 날과 달과 절기와 해를 삼가 지키니 11 내가 너희를 위하여 수고한 것이 헛될까 두려워하노라.(갈 4:1-11)

 

     갈 4:4절에 재미있는 표현이 나옵니다.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이 대목에서 왜 ‘동정녀’에게 나게 하셨다고 표현하지 않고 그냥 ‘여자’라고 했을까요? 바울은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에 관한 전승을 전해 듣지 못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듣기는 했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마가복음과 요한복음도 동정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곧 동정녀 문제가 초기 기독교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않았다는 의미이겠지요.

바울은 율법을 종 개념으로, 복음을 아들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아주 정확한 설명입니다. 율법은 우리를 종으로 만듭니다. 종은 어쩔 수 없이 주인의 명령을 따라야 합니다. 복음은 우리를 아들로 회복시켰습니다. 아들은 이미 아버지의 유업을 이을 자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자유롭습니다. 이 자유는 방종이 아닙니다. 아들에게는 종보다 더 철저한 순종이 있습니다. 자유로운 순종입니다. 이런 말이 이론적으로 들릴 뿐이지 실제로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삶이 세상의 논리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 우리는 종이 아니라 아들이라는 사실을 오늘 들었습니다. 아들의 자유가, 아들의 순종이 저희의 삶에 나타나도록 힘을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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