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율법

21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22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 23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24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25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길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 26 곧 이 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 27 그런즉 자랑할 데가 어디냐 있을 수가 없느니라 무슨 법으로냐 행위로냐 아니라 오직 믿음의 법으로니라 28 그러므로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 29 하나님은 다만 유대인의 하나님이시냐 또한 이방인의 하나님은 아니시냐 진실로 이방인의 하나님도 되시느니라 30 할례자도 믿음으로 말미암아 또한 무할례자도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실 하나님은 한 분이시니라 31 그런즉 우리가 믿음으로 말미암아 율법을 파기하느냐 그럴 수 없느니라 도리어 율법을 굳게 세우느니라.(롬 3:21-31)

     바울은 근거 없이 율법주의자들을 비판하는 게 아닙니다. 그가 누누이 말했듯이 율법으로는 인간이 의로워질 수 없습니다. 아무리 기도를 많이 드리고, 봉사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중심이 변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무늬의 변화에 불과합니다. 사람은 자선을 베풀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자기를 내세웁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지 못합니다. 무늬만의 변화에 매달리면 결국 위선적인 인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바울의 지적은 이론적인 게 아니라 실제적인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생존경쟁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진화해온 인류의 운명과 연관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착하게 살려고 노력해도 결국 우리가 생존하려면 누군가와 경쟁해야합니다. 그걸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속으로는 계속 작동됩니다. 바울은 이런 사람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율법으로는 의와 구원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제 그는 사람의 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말합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이것을 믿으면 인간은 의로워집니다. 이게 옳은 말인가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왜 하나님의 의인가요? 그것을 믿는다면 실제로 의롭지 않아도 의롭다고 인정받는다는 말이 옳은가요? 그리스도인은 그런 믿음만 갖고 살면 되나요? 이제 율법은 폐기된 것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믿음은 오히려 율법을 굳게 세운다고 합니다.(31절) 참으로 놀라운 진술입니다. 율법이 믿음을 통해서 새로운 옷을 입게 된 것입니다. 율법의 근본이 되살아난 것입니다.

     주님, 당신께 감사와 찬양을 돌립니다. 하나님의 의가 우리 앞에 나타났으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를 믿기만 하면 된다니, 어찌 감사와 찬양을 돌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더 이상 우리의 의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우리가 영혼의 안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