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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교인 여러분 안녕하세요.

 

8월 22일 독서모임을 공지합니다. 8월 마지막 주에 여름수련회가 있는 관계로 이번 달 독서모임은 한 주 앞당겨 하겠습니다. 22일(주일) 오후 2시까지 서울샘터교회 본당으로 나오시면 되겠습니다. 이번에는 저도 김밥 사가겠습니다.

 

알려드린데로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 책은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입니다. 저는 이 책을 몇 년 전에 읽었습니다만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 며칠 전에 한권 샀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읽질 못해서 뭐라 코멘트를 할 내용이 없군요. 대신 작가 파울로 코엘료에 관한 몇 가지 사항을 기억나는대로 적어볼까 합니다.

 

코엘료는 이미 <연금술사>등의 작품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터라 그에 관한 전기적 정보 또한 국내 독자들에게 충분히 공개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코엘료가 브라질의 한 언론인과 나눈 인터뷰를 모은 대담집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그 책이 우리말로는 출판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대담집에서 기억나는 내용 몇 가지만 적겠습니다.

 

● 코엘료 자신은 1960년대의 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0년대는 세계혁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전지구적으로 반체제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시대입니다. 북미의 민권운동, 반전운동, 반문화운동을 필두로, 프랑스의 68혁명, 중국의 문화혁명, 일본의 전공투, 그리고 한국의 4·19에 이르기까지 60년대는 변혁의 에너지로 충만했습니다. 이 시기 브라질 출신의 코엘료는 히피생활에 심취했던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약에 절어 살았고 남미의 비교에서 전승된 흑마술에 몰입하기도 했다는군요. 더불어 칠레의 산티아고에 이르는 긴 순례길을 도보로 여행했었는데, 이 때의 경험이 코엘료의  처녀작인 <순례>(The Pilgrimage)에 형상화 되어 있습니다.

 

● 스스로 "암흑기"로 표현했던 긴 히피생활을 청산한 코엘료는 우연한 기회에 대중가요 작사가로 일하게 되었고 머지 않아 상당한 부와 인지도를 얻게 됩니다. 미국의 에이전시에서 스카웃 제안을 받아 그곳으로 떠나기로 한 당일 날 아침 에이전시의 사장으로부터 갑작스럽게 고용불가 통보를 받게 됩니다. 코엘료는 아무 이유 없이 스카웃이 무산된 그날이 바로 자신을 작가의 삶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작동한 날이었다고 회고합니다. 당시 이미 삼십줄에 접어들었고 소설가로 새출발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마땅한 다른 직업을 찾을 수 없었던 코엘료는 <순례>를 쓰게되었고 이 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습니다.

 

● 코엘료는 최소한 두 번의 결혼을 한 걸로 기억합니다만 첫 번째 부인에 대한 회고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대담 내내 첫 번째 부인의 이름을 말하지 않고 영어로 "She"라고만 지칭을 하는데 대해 대담자가 그 이유를 묻자 코엘료는 가슴 아픈 과거를 들려줍니다. 브라질의 군사정권에 의해 검거되어 고문을 받던 코엘료는 잠시 이송 중에 부인이 갇혀 있던 감방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감옥 문 너머로 남편이 서 있는 걸 직감한 부인은 자신의 이름을 한번만 불러달라고 큰 소리로 외칩니다. 그러나 부인의 요구에 응하면 두 사람 모두 사살될 것이 두려웠던 코엘료는 입술을 깨물며 그 자리를 지나칩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감옥에서 살아남았지만 코엘료의 아내는 자신의 청을 거절했던 남편을 용서하지 못합니다.  아내가 내걸었던 이혼의 조건은 단 한 가지, 자신의 이름을 다시는 입에 올리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 히피생활을 정리한 이후 코엘료는 카톨릭에 귀의합니다. 이는 브라질에서 카톨릭이 좀 더 일반화되었기 때문에 했던 선택입니다. 코엘료는 카톨릭과 개신교를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습니다. 2006년 이후에 출판된 코엘료의 작품은 제가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까지 나온 코엘료의 모든 작품들은 성경에서 그 모티브를 빌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문학적 해석들은 저를 포함한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켜 왔습니다. 이 장면도 생각이 나는군요. 남미가 낳은 20세기의 대문호 중 아르헨티나 출신의 호르헤 루이 보르헤스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픽션들>이나 <불한당들의 세계사>와 같은 작품집으로 알려져 있지요. 10대 시절 보르헤스를 흠모했던 코엘료는 수십킬로를 걸어서 그의 집에 갔던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친 몸을 간신히 지탱하며 문들 두드렸는데 놀랍게도 중년의 보르헤스가 문들 열더랍니다. 코엘료는 아무 말도 못하고 수 분 동안 대가의 눈만 쳐다 보았다고 술회합니다. 그런 다음 몸을 돌려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 책의 서문 어딘가에 쓰여 있듯이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라는 작품은 코엘료가 하나님의 여성성에 대해 묵상하며 쓴 작품입니다. 마음 안에서 "타자"(The Other)를 몰아낸 후 성공하게 된 어느 사업가의 일화가 대화 중에 등장했던 걸로 아는데, 교회 청년부 모임에서 기회 있을 때마다 그 이야기를 울궈먹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샘터의 독서모임에서는 어떤 에피소드가 화재가 될지 궁금합니다. 각자의 처지에 따라 여러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와 해석이 오고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9월 독서모임에서는 <예언자적 상상력>(The Prophetic Imagination, 월터 브루그만)을 읽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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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

August 14, 2010

체호프 선생님, 여전히 수고 많으십니다.

안녕 하시죠?   저도 쪼깨 일을 맡았습니다.

짝퉁 독서 토론회라 할까?( Made in  Beijing)

 

집 식구들도 코엘류 책을 좋아합니다.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11분  3권이 있군요

다시 한번 정독할 생각입니다.

지난 독서 후기 댓글에서 신선한 이미지의 단어  '부감법' '에피파니'가

호기심 천국과 탐구 생활을 즐기는 늙은 학동에게

좋은 배움이 되었습니다.    감솨,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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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August 15, 2010

집사님, 안녕하세요^^.

무엇보다 연암 박지원의 행보를 좇아가는 여행을 기획하셨다는데 그게 호기심이 땡기는군요.

님 웨일즈가 쓴 <아리랑>(The Song of Arirang)의 주인공 김산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는 여행상품은 어떨까요?

팔로군의 대장정을 함께 한 외과의사 노먼 베튠의 무뚝뚝한 얼굴도 떠오릅니다.

그러고보니 중국은 풍운아들의 고향이군요. 집사님과 어울리는 나라입니다.

건강 지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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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August 15, 2010

코엘료를 소개한 내용들을 다시 읽고 조금 수정했습니다. 특히 보르헤스를 브라질 출신의 작가로 소개했었는데, 재차 확인한 결과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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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그림자

August 15, 2010

참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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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August 16, 2010

살찐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벌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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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그림자

August 16, 2010

ㅋㅋㅋ "잔치"에 고무되어 "예언자적 상상력"을 주문했으니

9월엔 "잔치" 그 이상의 것이 예비되리라 믿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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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만

August 16, 2010

참석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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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August 16, 2010

참석합니다

 파리바게트 마늘빵과 향긋한 허브차 준비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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