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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0월 독서모임에 관한 후기를 올렸어야 했는데 제가 며칠간 감기를 앓느라 시간을 놓쳤습니다. 자세한 후기를 쓰기에는 좀 늦은 감이 있군요. 다만 <신이 된 심리학>의 주장과 우리들 각자의 삶을 상호비교 하면서 다양한 논점과 주장이 오고 갔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폴 비츠는 인간의식의 본질적 정체성이 "텅빈 자아"임을 강조했지만, 독자로서 우리들은 이 개념을 즉각 이해하지는 못했던 듯합니다. 하나님과 영적 젖줄을 대는 행위 또한 의지적 행위일진대 자아가 애초부터 텅 비어 있다면 그런 의지적 행위를 어떻게 수행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맞닥뜨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볼 비츠와 같은 학자들은 한국교회에서 유행처럼 확산된 "기독교 심리학"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임이 확실한데, 실상 기독교 심리학과 여기에서 비롯된 다양한 심리치료의 행위들을 모두 폐단으로 매도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 제기도 있었습니다. 핵심적 과제는 비츠의 "자아주의"에 대한 명확한 이해였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 부분에 관해서는 논의가 심도있게 진행되지는 못했습니다. 비츠의 보수적 기독교관에 대해서도 문제 삼을 부분이 있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그냥 개인적 신념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도 괜찮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다양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자아숭배를 조장하는 심리학의 맹점을 <신이 된 심리학>이 객관적으로 드러냈다는 사실에는 참가자 대부분이 동의했습니다.
11월 독서모임의 교재로는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고미숙 지음, 그린비, 2010)를 선택했습니다. 먼저 추천된 <신을 옹호하다>(테리 이글턴)가 있습니다만 난해한 번역서들로 지친 머리를 잠시 쉬게 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 글발 좋은 고미숙 선생의 최근 저작을 골라봤습니다. 저 자신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뭐라 평가할 입장은 아닙니다만, 인터넷 서평 등에서 고른 지지를 얻는 작품인 듯하고 또 돈과 자본주의 그리고 공동체라는 진지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어 유익한 토론 거리를 제공할 저작일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신을 옹호하다>는 다음 기회에 토론 교재로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11월 28일(주일)에 가질 독서모임은 서울샘터에서 시작한 독서모임이 6개월을 맞이하게 되는 때입니다. 6개월 생존을 기념하기 위해 조금 일찍 모여 점심식사라도 함께 하는 건 어떨지 싶군요. 만일 점심식사를 함께 한다면 12시에서 1시 사이에 한글회관 근처 감자탕 집에서 모이는 걸로 하겠습니다. 다른 아이디어가 있으시다면 댓글로 제안해 주세요.
평안한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집사님의 댓글을 자꾸 읽게 되는군요. 고통과 자살의 문제는 저로서는 그냥 피해가고만 싶은 주제인데 그것 또한 자아를 보호하겠다는 알량한 수작이 아닌가 돌이켜보게 됩니다. 그런 자아는 없다고 누누히 말을 들었는데도 말이죠. 폴 비츠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문제의식에 우호적인 듯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