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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신학의 흐름14
 
오늘은 지난 번 본회퍼의 "삶과 죽음"에 이어 두 번째 절인 "본회퍼 신학의 연속성과
관점"을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2. 본회퍼 신학의 연속성과 관점
 
1) 본회퍼 신학의 연속성
 
본회퍼의 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공통된 어려움은 일단 본회퍼의 신학적 주제들이
충분히 발전되지 못한 부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히틀러 정권의 감시와 2
세계대전의 시대적 고통. 그리고 39세의 일기로 요절함으로써, 자신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킬 충분한 시간이 없었던 것이죠. 이런 이유로 인해 발생 된 그의
신학에 대한 쟁점은 본회퍼 신학의 초기와 후기 신학이 연속적인 것인지 아니면
단절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학자들도 두 부류로 나뉘어졌다고 합니다.
 
참고도서)
이형기, 본회퍼의 신학사상 : 그의 7작품을 중심하여(장로회신학대학교 출판부 : 1991)
박봉랑, 그리스도교의 비종교화 : 본회퍼 연구(서울 : 대한기독교서회, 1998)
박재순,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 : 디트리히 본회퍼의 그리스도적 하나님 이해(서울 : 한울, 1993)
 
* 위의 책들은 어느 한 쪽을 지지하기보다는 포괄적으로 쓰여진 책들입니다.
 
 
본회퍼 사상의 연속성 여부가 나온 배경
 
1950년대 초까지만 해도 본회퍼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나마도
소수의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 졌는데, 그중에서 본회퍼의 제자이자 친구인 '베트게'
1951년에 옥중서간을 출판하면서 본회퍼가 일반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본회퍼 사상의 연속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지 않았고, 대체로 연속성이 있다는
의견이 주류였다고 합니다.
 
본회퍼의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는 계기는 영국의 울위츠(Woolwich)
감독, 주교 로빈슨(J. A. T. Robinson)1963년에 출판한 신에게 솔직히(Honest to God)
영향 때문입니다. 로빈슨은 이 책에서 전통적인 신 개념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신론을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당대의 신학자였던 불트만, 틸리히와 나란히 본회퍼의
비종교적 해석을 다뤘습니다. 그래서 영어권에서 본회퍼의 이름이 급부상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연속성 논란의 씨앗이 잉태됩니다.
 
[미국에서는 1960년대 중반 이후 본회퍼에 대한 연구의 열기가 고조되어 많은 논문과
연구서가 나왔다
. 특히 당시 미국에서 논란이 되던 "신 죽음의 신학""세속화 신학"
주장하던 신학자들이 본회퍼에 높은 관심을 가졌다
. 이 신학자들은 본회퍼의 마지막
작품인
옥중서간에 치중했고, 무엇보다 옥중서간에 나오는 기독교의 비종교화에
매료되었다
......본회퍼의 "신 없는 시대", "무종교 시대", "종교 없는 기독교" 등의 개념은
신 죽음의 신학과 세속화 신학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
 
문제는 신 죽음의 신학과 세속화 신학을 주장하던 학자들이 본회퍼의 초기 저작들에는
관심이 없었고, 본회퍼의 비종교화에만 높은 관심을 가졌다는데 있습니다. 비종교화가
그들의 신학적 문제제기와 입각점이 유사하다고 판단한 것이죠. 이 신학자들은 대부분
본회퍼의 사상이 전기와 후기가 단절된다는 입장을 보입니다. 그래서 연구가들 사이에
본회퍼 사상에 연속성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된 것입니다.
 
1960년대가 지나면서 학자들의 입장이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본회퍼 연구의 주된 흐름을
이어온 학자들은 대부분 본회퍼 신학의 연속성을 가진다는 입장입니다. 주요 신학자들은
이렇습니다.
베트게, 갓세이, 에벨링(G. Ebeling), 몰트만(J. Moltmann), 오트(H. Ott)
 
반면, 단절된다는 입장에 서 있는 학자들입니다. 이들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본회퍼 저서의 연대기적 나열
성도의 교제(1927) - 행위와 존재(1931) - 그리스도론(1933) - 제자의 길(1937) - 신도의 공동생활(1939) - 윤리(1940~1943) - 옥중서간(1943~1945)
 
부분적으로 단절 된다는 입장
 
필립스(J. A. Phillips), 헌트만(G. Huntemann)
윤리를 기준으로 전후 단절. 혹은 특정 주제의 변화에 따라 단절로 보는 입장.
 
 
전체적으로 단절 된다는 입장
 
로빈슨, 반 뷰렌(P. M. van Buren), 하비 콕스(H. Cox), 해밀튼(W. Hamilton), 알타이저(T. J. J. Altizer)
본회퍼의 마지막 '비종교적 해석'이 담긴 옥중서간이 그 이전의 저술들과 단절된다고 보는 입장.
 
 
그러니까 본회퍼 사상의 전기와 후기가 단절적이라고 보는 대부분의 학자들은 두 번째
부류에 속한 학자들입니다. 그 기준은 '비종교적 해석' 여부가 되겠습니다.
 
 
2) 저자의 관점
 
이 책의 저자인 김동건 교수는 본회퍼 사상이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에 있는
분입니다.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합니다.
 
첫째, 본회퍼의 후기 신학의 대표적 사상인 '비종교적 해석'이 그의 전기 사상에서도
발견 되고 있다.
[본회퍼가 '비종교화'라는 용어를 신학적 용어로 제시한 것은 그의 후기였지만, 비종교화의
내용은 그 이전의 저술들에서 나타난다
. 옥중서간'비종교화'의 주된 관심은 무종교의
시대에 기독교의 개념을 어떻게 세속적 개념으로 해석하는지에 있다
. 그래서 본회퍼는
옥중서간에서 기독교라는 규범 없이 성서를 해석하며, 어떻게 '신 없이', 그러나 '신 앞에'
설 수 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옥중서간에는 이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이 없다
. 그런데 우리는 본회퍼의 윤리에서 답변을 찾을 수 있다.]
 
둘째, 본회퍼의 신학의 전기와 후기 모두가 '현재', 혹은 '그리스도의 현존' 이라는 일관된
관점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본회퍼의 다양한 저술을 통해 일관된 관심이 드러나는데 그것은 바로 '현재'에 대한 관심이다.
그런데 이 관심은 본회퍼 신학의 초기에서 마지막 후기까지 일관되고 분명하게 나타난다.
본회퍼가 다루는 모든 주요 주제는 '현재'라는 관심에서 출발하고, 그 각 주제는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된다
.]
 
셋째, 본회퍼가 사용하는 변증법적 방법론이 그의 사상 전기와 후기에 일관되게 사용되고
있다.
[그의 주요 주제들은 한결 같이 변증법에 의해 다루어지고, 동일한 구조를 가진다. 현재와
초월
, 궁극이전의 것과 궁극적인 것, 인간의 현실과 그리스도의 현실, 형성으로서의 윤리,
제자도에 나타나는 부름과 따름 등의 주제가 같은 변증법적으로 다루어진다. 본회퍼는 각
주제를 다룰 때 두 상반되는 개념을
'이중적인 긴장' 이라는 과정을 거쳐 결론에 이르는
방법을 사용한다
.]
 
본회퍼의 신학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주제는 "기독론", "비종교화", "윤리"입니다. 저자는
이 세 가지 주제가 별개로 독립된 주제가 아니라 연속성을 가진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 주제들을 하나 씩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은 3"기독론의 구조"에 대해 연재하겠습니다. 평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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