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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를 말한다.(역사적 예수)

 

 

팔복

 

팔복을 그 말머리로 담고 있는 산상수훈은 마태에 따른 것이다. 반면에 누가에 따르면 평지설교이며,

그 구성도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특히 누가복음은 복 받을 자와 화가 임할 자를 대칭적으로 싣고 있다.(6:20~26)

이로 미뤄보건대 마태복음의 상산수훈은 원래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선포된 말씀이 마태의 편집에 의해

한 곳으로 집대성된 것으로 보인다. 팔복의 말씀을 잘 들여다보면 복 있는 자의 첫 항목에서 천국이

주어지며 마지막 항목에서도 역시 천국이 주어진다고 되어있다. 결국 팔복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말씀인 셈이다.

 

우리가 팔복에서 배우는 하나님 나라는 어떤 종교적 조건이 아니라 어떤 삶의 방향성과 연관되어 있다.

판넨베르크는 이렇게 설명한다. 예수가 복을 선포한 이들은 예수를 믿는가 아닌가에 상관없이 오직

하나님 이외에는 희망을 걸 수 없는 이들을 가리킨다고. 어쨌든 예수는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기준이나

자세와는 전혀 달리 가난하고 울고 슬퍼하고, 또한 의와 평화를 갈구하며 살아가는 이들, 그리고 이것 때문에

시련을 당하는 이들에게 하나님 나라가 유업으로 주어진다고 말씀하셨다.(그렇다고 이 말씀이 우리로 하여금

무조건 가난해야 한다거나 금욕적이어야 한다거나 자기희생적이어야만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면 팔복의 가르침은 하나님 나라를 지향해서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가?

영적인 가치인가? 새로운 존재로의 부르심인가? 우리가 어떤 유일한 모범답안을 찾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렇게 말할 수는 있다.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로마의 정치와 유대의종교가 제시하는 가치에 반동하는

것이라고. 하나님 나라는 우리를 전혀 새로운 삶의 지평으로 옮겨가도록 압박해 온다고. 하나님 나라의

능력은 슬픔을 기쁨으로 만들기도 하고, 고난을 희망의 씨앗으로 만들기도 한다고.

 

 

제자 선택

 

예수는 갈릴리 호수 부근, 특히 가버나움 등지에서 처음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우선적으로 제자들을 택했다.

그들 대부분은 배우지 못한 가난한 어부들이며, 유다와 시몬 등은 강성 민족주의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 제자들의 면면을 보면 예수 공동체가 어떤 종교적이고 영적인 가르침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무언가 한을 가슴에 품고 그것을 일시에 해결해 보고자 한 열광주의적 집단처럼 비쳐졌을 것 같다.

바리새인이나 사두개인들의 눈에는 말할 것도 없고, 세례 요한의 제자들도 예수의 제자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가정이나 직장 등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수를 따라 나섰지만 제자들은 예수를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가장 잘 나가던 베드로는 여러 번 그것도 심하게 책망을 받았다. 야고보와 요한은 모친을 통해 예수께

로비를 했으며, 가룟 유다는 예수를 은 삼십에 팔아넘겼다. 최종적으로 예수가 십자가에 달릴 때 거의

모든 제자들은 꼬리를 감췄으며, 부활 이후에도 하나님의 역사를 따라잡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졌다.

어떻게 보면 오합지졸 같은 이들이 세계사를 가장 결정적으로 변화시키는데 그 핵심적 역할을 한 셈이다.

 

사도들에 의해서 기독교 신앙은 가장 명료하게 각인되었는데, 이는 곧 기독교 신앙이 기본적으로 사도성에

있다는 말이다. 오늘 우리는 예수를 직접 만나지 못하고 다만 사도들의 증언에 의존해서 간접적으로 예수를

이해하고 믿을 뿐이다. 따라서 만약 사도들이 예수를 바르게 이해했다면 우리의 신앙도 바른 것이고 잘못

이해했다면 우리의 신앙도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신앙의 사도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알려주는

예배 형식이 바로 우리가 매주일 예배 시 마다 암송하는 사도신경이다. 사도신경이 바로 사도들에 직접 고백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근원적으로 그들과 맞닿아 있다. 이렇게 사도적 전승을 유지한다는 것은 기독교 신앙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사도신경

사도신경은 기독교 신앙의 요약으로서,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 그리고 교회와 죄의 용서와

부활과 영생에 대한 신앙고백이 그 안에 압축되어 있다. 이 사도신경은 초대교회의 여러 신앙고백이

수 세기 동안 전승의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예컨대 베드로의 신앙고백, 로마 교회의 세례 고백문,

니케아 신조, 콘스탄티노플 신조 등이 이에 해당된다. 참고적으로 4세기 로마교회의 고백문에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무덤에 묻힌 다음에, 특히 음부(지옥)에 내려갔었다는 문장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우리말 사도신경에는 이 음부행에 대한 구절이 빠져 있다.

 

 

사도신경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나는 그의 유일하신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그는 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으며,

하늘에 오르시어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거기로부터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십니다.

나는 성령을 믿으며,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의 교제와

죄를 용서 받는 것과 몸의 부활과 영생을 믿습니다. 아멘

 

 

니케아 신조

 

우리는 한 분이신 성부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분은 전능하셔서, 하늘과 땅,

그리고 세상의 보이고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지으셨습니다.

우리는 한 분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그분은 모든 시간 이전에 성부에게서

나신 하나님의 외아들이십니다. 그분은 빛에서 나신 빛이시오, 참 하나님에게서 나신

참 하나님으로서 지음 받지 않고 나셨으며, 성부와 본질이 같으십니다. 그분을 통해서

만물이 지음 받았습니다. 그분은 우리와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로부터 오시어,

성령의 능력으로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 인간이 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하여 본디오 빌라도 치하에서 십자가 형을 받아, 죽임을 당하고 묻히셨으나, 성서의

 말씀대로 사흘 만에 부활하시고, 하늘에 오르셨습니다. 그분은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영광 가운데 다시 오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을 믿습니다. 성령은 성부로부터 나오시어,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예배와 영광을 받으시고,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신 분이십니다.

우리는 하나이고, 거룩하며, 보편적이고, 사도적인 교회를 믿습니다. 우리는 죄를 용서하는

하나의 세례를 고백합니다. 우리는 죽은 이들의 부활과 오고 있는 세상의 생명을 고대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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