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을 위한 책갈피입니다. 나누고 싶은 책 내용이나 소개하고 싶은 글들은 이곳에 올려주세요~
허락 없이 막 소개 해도 되는지 모르지만 책 소개 해 봅니다.
[칼 바르트] 기도 (Das Vaterunser) -
종교개혁 교리문답에 따른 주기도 해설
복있는 사람/ 오성현 옮김/ 종교개혁500주년 기념판
아래는 책 내용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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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하늘에 계십니다
하늘! 그것은 창조된 세계의 한 부분입니다. 그것은 하층 세계와
대비되는 상층 세계이며, 우리가 접근할 수 없고 파악할 수 없는
창조의 부분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하늘보다 높으시며, 하늘
너머에 계십니다. 그러하신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시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세계를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해 말할 때, 하나님은 무제한적이며, 파악
불가능하며, 자유로우며, 제약을 받지 않으며, 영원하며, 전능하며,
모든 것보다 뛰어나시다는 식으로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
들에 담긴 고유한 의미는 어떤 이념이나 추상적 개념으로부터
얻어질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제한되고 파악 가능하고
시간적인 것의 반대로 이해하고 싶어 했지만, 그렇게 해서는 그
의미가 파악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그 모든 표현이 자신의
고유한 의미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곳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스스로 우리 아버지가 되셨던 바로 그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선하심입니다.
하늘의 '초월성', '하늘 너머의 실존성' 은 그런 식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어떤 철학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도, 칸트나 플라톤의
철학도 하나님의 초월성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철학은 단지
파악될 수 없는 것의 경계선까지만, 우리보다 높은 곳에 존재하는
것의 경계선까지만 다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 전체는 하늘
주변을 빙빙 돌 뿐입니다. 오로지 복음만이 우리에게 하늘에 계신
분, 아니 하늘 너머에 계신 분에 대해 말해 줄 수 있습니다.
어떤 영성주의자, 관념론자, 혹은 실존주의자도 우리를 하나님의
현실성으로, 그분의 초월성으로 데려다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초월성은 영(Geist) 혹은 비가시성과는 다른 종류의 문제입니다.
그분의 초월성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의 전능하신 자비의
깊이 안에서 입증되고 모습을 드러내며 실현됩니다.
[칼 바르트 기도 76-77면]
바르트의 글은 여운이 강렬해서
읽을 때마다 하나님의 아득한 세계에 휩싸이게 되는군요.
꼭꼭 씹어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