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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를 말한다.(기독교의 형태와 본질)

 

 

장로

 

교회에는 여러 직분이 있는데, 신자들의 신앙생활 정도에 따라서 그것이 주어진다. 피라밋 형태로

되어 있는 교직 제도가 때로는 교회활동을 강화시켜서 교회 부흥의 촉매 역할을 감당하기도 하며,

혹은 역으로 인간적 경쟁심과 긴장관계를 형성시킴으로써 교회 본질인 코이노니아를 훼손시키기도 한다.

 

권사직은 보통 여자 집사 중에서(드물게는 남자도 있지만) 나이가 든 이들이 받게 되는 직인데

평생직이면서도 안수례가 없는 게 특징이다. 안수집사라는 직제도 있다. 서리집사는 일 년 직인데

비해서 안수집사는 은퇴할 때까지 자동적으로 집사직이 인정되는 평생직이다. 직급으로 따지자면

집사와 장로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으며, 안수집사 중에서 장로가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장로직은 평신도들이 받게 되는 교회직위 중에서 최고위에 속한다. 교회에 따라 경우가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시켜 말하기 곤란하지만 거의 평생 동안 신앙생활을 한 사람이 빠르면 40대 초반에,

늦으면 50대 후반이나 60대에 장로가 된다. 물론 오래 신앙생활을 했다고 해서 누구나 장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장로는 다른 직제와 달라서 일정 교인에 비례해서 선택하기 때문에 자연히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흡사 선거철에 정치인들이 하는 행위들을 보이기도 한다.

 

교회 직분에 대한 도가 넘치는 열심과 그 집착은 교회직에 대한 오해에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교회직을

명예나 교권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교회직은 목사직까지 포함해서 순전히 봉사직이다.

목사직도 그럴진데, 장로, 권사, 집사직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어쨌든 장로가 되는 걸 모두가 두려워하고

사양해야 마땅한데도 서로 간에 마음에 상처를 입히면서까지 장로가 되겠다는 사람이 많은 오늘

우리의 모습이 무얼 가리키는 것일까?

 

 

당회

 

목사와 장로로 구성되어 있는 당회는 흡사 로마시대의 원로원처럼 개교회의 교권에서 무소불위로

전권을 행사한다. 이러한 독점 현상은 오늘처럼 다원적이고 참여 민주적인 사회에서는 큰 병폐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이런 교회 구조를 속히 혁파하고 조정해나가는 게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시급히 요청된다 하겠다.

 

다른 한편으로 당회가 교권을 실제적으로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보다도 더 근본적인 문제는 당회원의

구성과 그 운영에 달려 있다. 한 번 장로가 된 사람은 70세에 은퇴할 때까지 영구적으로 당회원으로

활동하며, 때로는 은퇴한 후에도 원로장로로 참여한다. 이러한 제도는 장점도 있지만, 인간적 한계와

약점을 가진 당회원들이 아무런 제도적 제약을 받지 않는 가운데서 개혁적인 자세로 나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태도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고, 오히려 자신들에게 독점되어 있는

교권을 행사하는 데만 마음을 쓰게 될 염려가 많다.

 

만약 당회를 존속시키려면 임기제로 하는 게 마땅하며, 가능한대로 여전도회 대표, 청년회 대표들도

당회의 정식 회원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그럴 형편이 아니라면 당회는 일종의 고문단

비슷한 기구로 격상시키고, 실제로는 각 기관과 연령층을 대표한 이들의 교회운영위원회가 교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게 21세기 한국교회의 정치적 성숙화를 위해서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여성안수

 

위에서 언급한 당회가 실제로 거의 나이 든 남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지만, 여성들과 젊은이들의

참여가 근본적으로 봉쇄되어 있다는 사실은 기독교의 가부장적 질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교인들의 구성이 여성이 월등히 많은데도 여성들이 철저히 교권에서 밀려나 있다. 더 큰

문제는 여성 신자들이 이 문제를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교권의 행사는 당연히

목사님이나 장로님이 알아서 행사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기껏해야 장로, 목사의 차 대접과 식사

준비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런 섬기는 마음이야 아무리 칭찬해 주어도 모자라지만 여자가 교권에서

소외된 것을 하나님의 뜻이라거나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깨달음이 없거나 아니면 비겁한 탓이다.

 

여성이 당회를 중심으로 한 교권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이유는 제도적으로 여성 안수가 막혀있다는

데 있다. 국내의 몇몇 교단에서 여성 안수가 법적으로 허락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실행되지

않거나 미미하다. 여성이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해도 일반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청빙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종교들이 일반적으로 그런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기독교도 역시 전통적으로 가부장적 질서에 매여

있다. 인간의 생물학적 이해가 부족하거나 주술적 세계관에 빠져 있던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오늘도 여전히 그런 구조에 매여 있다고 한다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방해하는 일이다.

고린도전서에서 여성들을 낮추는 듯 말을 한 바울도 역시 그 시대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교회 내에서 중구난방으로 예언하고 다니던 여자들을 경고하기 위한, 즉 고린도 교회의 특수한 상황을

가리키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고 여성 안수가 절대선이어서 그걸 시행하지 않으면 악하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제도를

택하든지 그것은 그들 종파나 교단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성에 의해서 어떤 계층이 소외된다면 인간을

남성과 여성으로 만드신 하나님의 뜻에도 어긋나는 게 아니냐는 말이다. 남성과 여성, 구별은 하되

차별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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