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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를 말한다.(역사적 예수)

조회 수 3173 추천 수 0 2014.10.28 11:13:40

기독교를 말한다.(역사적 예수)

 

 

출가

 

우리가 복음서를 통해서 아는 대로 예수는 서른 살 쯤 출가해서(3:23) 공생애를 시작했는데, 복음서는

출가 이전의 예수에 대해서는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예수가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동네

사람들에게 무언가 특별한 존재로 비치지는 않은 것 같다. 그저 평범한 젊은 목수요, 성실한 가장이요,

여러 친척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그런 인물이었을 것이다.

 

예수가 출가하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해서도 복음서는 별 말이 없다. 미루어 보건대, 예수는

그 당시 모든 사회적, 정치적, 인간의 실존적 상황 가운데서 그가 감당해야 할 몫을 발견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가 언제 자신의 정체성, 즉 메시야성을 인식하게

되었는지 우리가 짚어낼 수는 없지만 분명히 어느 시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의 메시야됨, 그의 성육신, 그의 하나님 아들 됨은 존재론적으로는 태초로 돌아가지만, 그 인식은 그의 출가

이전 어느 시점에선가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그 시점이 아버지를 따라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한 열두 살 때인지,

 목수 일을 하면서 틈틈이 율법을 공부하던 어떤 순간인지, 아니면 세례 요한이 요단강에서 회개의 세례를

베푸는 것을 보았을 때인지 알 도리는 없지만.

 

 

세례 요한과 예수

 

가장 중요한 사건은 예수가 그 당시 여러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세례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았다는 것이다.

왜 예수가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았을까? 오히려 요한이 예수에게서 세례를 받았어야 옳은 일 아닌가. 아마

예수는 그 당시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한 종교 지도자들과는 달리 광야에서 회개의 세례를 베풀고 있던

요한에게서 새로운 종교적 각성을 받게 되어 결국 그 당시에 일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그에게서 세례를

받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세례 요한이 말씀을 선포하던 초창기에는 종교와 사회의 기득권층이라 할 수 있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까지

그에게 나와서 세례를 받을 정도였으니까 그의 대중적 인기를 알만 하다. 예루살렘 성전의 종교 지도자들과

정치 지도자들이 요한을 두려워한 것은 요한이 말로만 그들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어느 누구도 넘겨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금욕적 삶을 실천함으로써 탁월한 도덕적 권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적 모든 욕구를 차단하고 오로지 하나님의 영에 사로잡힌 가운데 그 당시 기득권층의 턱밑에 칼을 들이밀

듯이 살았던 요한은 영적으로 깊은 잠에 빠진 유대민족을 흔들어 깨우는 양심의 소리요, 로마의 식민 통치로

인해 드리워진 어둠의 시간을 밝혀내는 여명이었다.

 

요한과 예수 사이에 여러 면에서 통하는 점이 있긴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요한의 선포와 예수의 선포, 요한이

택한 길과 예수의 그것은 상당히 달랐다. 세례 요한은 앞서 말한 대로 과하다 싶을 정도로 금욕적이었지만

예수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먹고 마시기를 즐겼다. 예수는 종교적 격식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았으며, 설교에서도

 요한과 달랐다. 요한은 사람의 죄를 꼬집어 회개하라고 불을 토했지만, 예수는 그 죄를 덮어주고 용서해주고

감싸주었다. 요한이 심판을 말했다면 예수는 용서와 사랑을 말했다. 물론 예수도 회개의 선포를 하였지만,

이 회개는 하나님께 돌아오는 존재론적 변화인 반면에 요한이 선포한 회개는 실제적 삶에서 정의로워야 한다는

윤리적 변화를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하나님 나라

 

이제 예수와 관련된 기독교의 핵심을 말할 차례가 되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나라(바실레이아 투 데우)이다.

예수가 누구인가를 알려면 그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행했는가를 알아야 하는데 그것이 곧 하나님 나라이다.

우리가 교회에서 하나님 나라라고 하면 예수 믿고 죽어서 가게 되는 천당쯤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곳에는

대궐이나 호화로운 대저택들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좁은 의미로 하나님 나라를 이해하면 예수가

내보이고자한 하나님 나라에 접근할 수 없다. 그 역동성을 축소시키고 말뿐이다.

 

우선 하나님 나라는 소유가 아니라 존재의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구약성경에는 천당이란 개념이 없다.

반면에 신약시대에 죽음은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로, 즉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는 사건이 되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예수의 부활이다. 인간이 죽은 후 곧 심판을 받고 부활과 지옥으로 갈리는지, 아니면

최후의 심판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것이 하나님 나라와 연관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천당에 간다는 것을 흡사 초대권을 갖고 음악회장에 들어가는 것처럼 생각한다.

교회에 나가서 세례 받고 구원의 확신이 있으면 이제 죽어 천국에 들어갈 자격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이 천당,

천국, 즉 하나님 나라는 우리가 들어가거나 나가는 그런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그 세계에 참여하는가 하지

못하는가라는 존재의 개념이다. 베토벤의 음악CD를 샀다고 해서 베토벤의 음악세계에 들어간 것이 아닌 것처럼.

 

다음으로, 하나님 나라는 어떤 체제나 질서가 아니라 변화와 운동의 성격이다. 예수가 가르친 비유를 조금이라도

유심히 들여다 본 이라면 모든 비유가 하나님 나라를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씨 뿌리는 자, 선한

사마리아 사람, 어리석은 부자, 한 마리 양, 탕자, 누룩, 겨자씨, 품꾼 등) 하나님 나라의 속성은 한결같이 어떤

힘이나 변화나 새로움, 열린 마음 같은 것들이지 어떤 조건이나 지위 안정감, 보수적 사고방식 같은 것이 아니다.

어떤 상태라기보다는 어떤 방향성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하나님 나라의 지평에 온 삶을 쏟아 부었던 예수 앞에는 그 어떤 사람이나 체제나 이념도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었다. 안식일도, 율법도, 예루살렘 성전까지도 역시 상대적 가치를 가질 뿐이었다. 종교를 포한한

모든 인간 문화는 하나님 나라의 하부구조로 존재할 뿐이다.

 

 

Epilogue~~

 

면죄부나 천국티켓이나..... 부자가 되어 호화롭게 사는 것이나 천국에 가는 것이나..... 티켓장사도 그만두고,

선동도 멈추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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