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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신학의 흐름15-1

조회 수 4799 추천 수 0 2013.05.31 17:56:20
 
현대신학의 흐름15-1
 
지난 번 공지한 것처럼 오늘은 3. 기독론의 구조 / '3) 중심이신 그리스도'
연재하겠습니다. 날씨가 꽤 더워져 이제 여름이 코앞인데, 저는 왜 책상 앞에만
앉으면 졸음이 몰려올까요?^^ 봄을 타는 것도 아니고.....ㅜㅜ
 
 
3) 중심이신 그리스도
 
본회퍼 신학의 근간이 되는 기독론. 본회퍼의 기독론 세 가지 특징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현존", "현재와 초월의 변증법적 긴장",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인 "중심이신 그리스도"입니다. 앞의 두 특징을 질문의 형식으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오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현실적 질문)
"그리스도가 현존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말씀, 성례, 교회, 공동체로서 존재하지만,
이들 경계를 넘어서서 존재하시는 하나님)
 
[이미 보았듯이 본회퍼는 인간의 경건성과 내면성을 그리스도를 만나는
장으로 보지 않는다
. 본회퍼에게 이는 바로 그리스도를 종교화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매우 위험한 것이다
. 그는 인간의 사적인 영역에
그리스도를 두지 않고
, 교회라는 가시적인 공간에 두지도 않는다. 이 모든
개념들은 무종교의 시대에 맞지 않는다
.]
 
 
본회퍼는 그리스도의 역사 속에서의 위치를 세 범주로 제시합니다.
"인간 존재의 중심이신 그리스도"
"역사의 중심이신 그리스도"
"하나님과 자연 사이의 중보자이신 그리스도"
 
위의 세 범주를 살펴보기 전에 본회퍼의 신학적 물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본회퍼는 '누구?'라는 인격적 질문이 아니라 '어디에?'라는 위치에 대해 묻습니다.
물론 여기서의 위치는 '공간적'의미가 아닙니다. 바로 인간의 '한계'(한계선)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본회퍼의 말입니다.
 
이 한계 지점에 나는 홀로 있을 수가 없다. 그리스도는 그곳에, 곧 나와 나 사이,
옛 존재와 새 존재 사이, 그 중심 지역에 서 계신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는
나 자신의 한계인 동시에 내가 재발견한 중심
, 곧 나와 나 사이와, 나와 하나님
사이에 존재하는 중심점이다
.
 
본회퍼가 말하는 이 한계는 인간에게는 좌절이고 심판이 됩니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지점, 바로 이 한계 선상에 그리스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한계가 절망적인 것만이 아니라 옛 존재가 새 존재가 되는 결정적인 장소,
새로운 피조물로 나아가는 장소라는 겁니다. 간단히 요약해서 옛 것과 새 것의
중심입니다.
 
이제 본회퍼가 질문한 어디?’에 대한 답변으로, 역사 속에서의 그리스도의 위치
세 범주를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인간 존재의 중심이신 그리스도
 
본회퍼의 이 말은 "우리 인격과 사유와 느낌의 중심"이라는 말이 아니며, 심리학적
의미도 아닙니다. 또한 신앙적(?) 성격으로 그리스도를 생각하고 있다거나, 우리
중심에 그리스도를 두고 있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오히려 중심이라는 말은 존재론적이고 신학적인 성격을 가진다. 인간은 율법과
성취의 사이에 있다
. 인간은 율법을 완수하려 했으나 하지 못했다. 그리스도는
인간이 실패한 그곳에 있다
. 그리스도는 인간이 실패한 그 "한계이자 심판이며
동시에 인간의 새로운 존재의 시작이자 그것의 중심이다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리스도에 의해서만 인간의 한계가 극복된다는 의미에서
그리스도는 인간 존재의 중심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역사의 중심이신 그리스도
 
이 주제 역시나 철학적, 사회학적인 논증으로서 보지 않습니다. 본회퍼는 이
주제가 논증되어야 할 말이 아니라 선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위와
마찬가지로 신학적 의미로 사용됩니다. 역사의 구조도 인간의 구조와 마찬가지로
한계가 있어 그리스도에 의해서만 그 한계가 극복된다는 의미입니다.
 
["역사는 약속과 성취 사이에 그 생명을 갖고 있다. 역사는 그 자체 안에 약속을
내포하고 있는데
, 곧 역사가 하나님을 탄생시키는 태()가 된다는 신적 약속을
내포하고 있다
." 그렇기 때문에 역사의 도처에 메시아에 대한 약속이 살아 움직인다.
역사의 진정한 생명은 이 메시아에 대한 기대 속에 있으며, 이 기대로 부터 나온다.
이런 의미에서 메시아의 도래와 그의 지배가 바로 역사의 의미라 볼 수 있다.]
 
 
셋째, 우주의 중심이신 그리스도
 
여기서 다루는 내용은 그리스도가 하나님과 자연의 중재자이고 자연도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 속으로 들어온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본회퍼는 자신의
사상을 충분히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했던 시대적 배경
때문인데요. 그렇지만 저자는 그의 사상을 조심스럽게 발전시켜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금 발전시켜 본다면 그의 사상은 단순히 '자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주를 향한 구속의 완성으로 보는 것이 정당하다
......자연도 역사와 마찬가지로
무의미와 자유의 상실로 고통 받고 있다
. 창조세계의 타락으로 자연은 벙어리가
되었고
, 인간은 죄에 사로잡힌 노예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그리스도의 구속의 완성에 자연도 소외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서두 부분에 본회퍼는 '어디에?' 라는 질문을 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스도의
위치 세 범주를 살펴본 결과 본회퍼는 이 '어디?'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를 어떤
장소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누구?'라는 질문의 해답으로 이끌었습니다.
인간, 역사, 우주의 중심이 되는 그리스도의 존재에 대해서 말입니다. 저자의 견해를
끝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우리는 본회퍼 사상을 관통하는 현재에 대한 관심이 그의 기독론에 녹아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 본회퍼 신학의 토대가 되는 기독론의 중요한 특징이 바로 그리스도의
현존성과 연관된다
. 필자는 '현재'에 대한 강조와 그리스도의 현존성을 본회퍼 사상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관점으로 본다
.......

우리를 둘러싼 이 세상에 대한 이해 없는 현재가 있을 수 없다. 계시는 구체적인
이 세상과 역사 안에서 일어난다
. 복음의 전파와 설교의 선포도 이 세상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예수의 부름과 그의 부름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따름도 이 세상
속에서 이루어진다
. 그의 세상에 대한 이해는 철저히 '현재'의 세상이지 추상적이거나
이론적인 세상이 아니다
.

그가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를 찾기 위해 시도하는 비종교화는 바로 이 세상 속에서
현존하는 그리스도를 만나려는 시도이다
. 그가 그렇게 강조한 윤리의 핵심, 곧 이
세상에서 신 없이
, 그리고 신과 함께 사는 것도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에 참여하려는
응답을 의미한다
.]

profile

[레벨:33]우디

June 03, 2013

본회퍼가 더 오래 살아서 자신의 신학을 더 발전시키고 완성했더라면
우리에게 남겨줄 것들이 참 많고, 깊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려운 내용들을 이렇게 공짜로 잘 요약해주셔서 감사하고, 많은 도움이 됩니다.

profile

[레벨:21]小木

June 04, 2013

"나를 따르라"가 도착하면 같이 공부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집사님의 신학에 대한 열정이 제게 반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요.....ㅠㅠ
profile

[레벨:18]天命

June 04, 2013

본 회퍼가 39세까지 살았다고 하지요?
올해에 그분과 같은 나이가 되시는 소목님께서
이 글을 올리시면서 깊은 감회에 젖으셨을 듯도 합니다.
이렇게 공짜로 지적재산을 시여하시고 계시니
남은 여생 덤으로 알고 사시는 듯합니다 그려... ^^^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profile

[레벨:21]小木

June 04, 2013

이런 질문이 떠오르더군요. "도대체 이분들은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들일까?"^^
자괴감만 더 커질 뿐입니다. ㅎㅎ 가랑이가 찢어지게 뛸 수는 없지만, 이런 분들이
앞서 계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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