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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를 말한다. 세 번째

조회 수 2955 추천 수 0 2014.10.17 11:08:33

기독교를 말한다. 세 번째

 

 

1초대교회의 토양이 끝나고 2역사적 예수에 대해 공부할 차례입니다. 한국교회에서는 참

낯선 단어인데요. 제 주변에도 역사적 예수라는 말만 꺼내도 단칼에 자유주의자라고 매도해 버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목회자들 사이에서 이 정도이고, 평신도들은 어쩌면 이 단어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장에서는 아주 민감한 주제가 하나 있어서 살짝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2장을 들어갑니다.

 

 

2장 역사적 예수

 

신학계에서는 이미 역사적 예수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전개된 바 있다. 아프리카의 성자로 알려진

알버트 슈바이처는 이 부분에서도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그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예수를 보도하고

있는 신약성서는 역사적인 접근이 아니라 신앙고백적인 접근이기 때문에 예수에 대한 역사적 연구는

별 실효가 없다고. 그 뒤로는 아무도 역사적 예수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는다. 소위 변증법신학의

대두인 바르트는 성서를 계시 실증주의식으로 해석할 뿐이고, 실존주의적 해석으로 유명한 불트만은

예수 사건의 실존적 의미만을 중요시했다.

 

 

처녀 마리아

 

예수는 처녀 마리아에 의해서 출생했다고 알려져 있다. 사도신경이 그렇게 말하고 복음서에도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약간 이상한 점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만 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소한 열 편 이상의 신약성서를 기록한 바울은 예수의 탄생에 대해서 일절 언급이 없으며, 복음서

중에서도 가장 먼저 기록된 마가복음과 가장 늦게 기록된 요한복음 또한 이 사실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없다. 그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중심으로 예수 탄생에 대한 사실들을

따라가 보자.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주체자가 요셉인가, 아니면 마리아인가 하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고 그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1:1~2, 1:~35~36) 마태복음이 유대적 전통과 예수의 높은 신분을 드러내려고

했고(동방박사 방문), 누가는 예수의 민중적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목동 이야기) 어쨌든 이 두

복음서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바는 예수가 특별한 방법으로, 즉 성령으로 잉태되어 베들레헴에서

출생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의 흥미를 끄는 대목은 동정녀 탄생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은 이 사건을 예수의

초월적 능력이나 기독교 신앙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또는 반대로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우리는 이 사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초대교회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논쟁은 예수의 신성과 인성 문제였다. 1세기 때 영지주의자들은

예수의 신성만을 강조해 결국 가현설을 주장했고(그들은 소아시아 전역에서 원정통 기독교 세력과 맞설

만큼의 교세를 가졌다.), 반영지주의적 교부들은 예수의 출생 역시 우리와 똑같이 여자의 몸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여자의 몸이다.’ 동정녀라는 점은 부수적인 요인에 불과했다.

이 이야기가 내보이고자 하는 핵심은, 다시 강조하건데, 동정녀 탄생에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 됨에

대한 신학적 동기다. 즉 예수가 부활을 통해서, 혹은 세례를 받은 이후에 하나님의 아들이 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점에 대한 확증이다. 그러나 비록 전설적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이러한

신학적 동기에서 동정녀 탄생은 예배의 중요한 고백문으로서 우리에게 여전히 설득력을 갖는다 하겠다.

 

앞에서 바울과 요한이 동정녀 탄생 이야기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들의 침묵에 대한 답은 이렇다.

동정녀 사건이 그들에게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만약 동정녀 출생 사건이

기독교의 본질을 이루고 있다면 그렇게 포괄적이고 심층적으로 기독교 교리의 뼈대를 조직한 바울이

이를 언급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아울러 성서 기자들은 예수의 어릴 적 이야기에 대해서도

역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 문제와 연관성을 갖는다.

 

동정녀 마리아 출생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초점은 인간 마리아의 몸이며, 그녀를 통한 성령의

역사는 곧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알려준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우리가 이해하고 믿는다면 그것으로

성경을 읽는 자의 자세는 충분하다. 처녀로서 아들을 낳았다는 것을 무조건 믿어야만 기독교인이 되는 것도

아니며, 반대로 그것의 신학적 의미를 송두리 째 제거해 버리고 그런 내용을 사도신경에서 삭제해 버려할

것으로 취급하는 것도 옳지 않다. 우리는 여기서 동정녀 탄생의 사실성을 여부를 구하는 것보다 그 설화의

신학적 동기가 말하려는 현실성 여부를 모색하는 것이 훨씬 건강한 기독교인의 신앙적 태도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인간예수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거의 대부분 신자들은 예수를 전지전능한 신으로 믿는다. 예수는 무언가 이익이 되는 분,

무언가 초능력적으로 우리를 돕는 분, 또한 사도신경에서 고백되듯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마지막 때

심판하러 오실 분으로 생각한다. 이런 생각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예수는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라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일단 옳긴 하지만, 이로 인해 예수의 인성이 약화된다면 초대교회가 이해한 예수 상()

큰 차이가 난다. 결국 우리의 신앙이 대단히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방향으로 흘러들게 되고 만다.

 

예수를 보다 깊이 알기 원한다면 그의 인성을, 즉 인간으로서의 예수를 우선 이해해야 한다. 그는 우리처럼

먹고 배설하고 화도내고 울기도 했으며, 잔칫집에 가서는 함께 즐거워했다. 그는 인간의 삶에 그려지는 일상의

무늬들을 정겹게 여기는 이였다는 사실은 아주 분명하다.

 

초대교회는 예수의 인성 문제에서 절대로 양보하지 않았다. 신이 인간적 한계를 갖는다는 것을 도저히 납득시키기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예수가 온전한 인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기독교 신앙은

예수를 하나님으로 믿는 것만큼 같은 정도의 크기로 예수를 인간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믿는다. 온전한 신이며

온전한 인간이라고......이는 곧 우리의 신앙이 인간의 삶을, 그것의 리얼리티를 귀하게 여긴다는 사실과도 상통하는 문제다.

 

 

Epilogue~~

 

이 부분을 읽다보니, 문득 이런 발칙한 상상이 내게 들어온다.

 

내가 이천 년 전 갈릴리 나사렛지방 예수와 같은 동네에서 태어난 동무였다면, 그가 서른이 되기 전이나

세례 받기 전, 아니면 그가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를 알기 전이면 더 좋을까? 어쨌든 친구예수와 포도주를

곁들인 저녁 밥상을 나누며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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