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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로 신을 움직일 수 있는가

조회 수 3642 추천 수 0 2014.08.26 11:08:05

기도로 신(하나님)을 움직일 수 있는가?

 

오늘부터 몇 번에 걸쳐 기도에 대해서 나누기를 원한다. 속 시원하게, “정말 기도하면 응답되느냐”,

어떻게 기도하면 응답되느냐.” 뭐 이런 질문을 하고 싶을 것이다. 사실 나도 그렇다. 한 참 뒤에

나올 결론을 알고 있는 내가 미리 말해두지만, 앞서 질문한 내용의 답은 없다. 아니, 있을 수도 있다.

뭔 소리인가?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 할까. 아무튼 천천히 들어가 보도록 하자.

 

우리는 보통 신을 인격적인 분으로 알고 있다. 맞다. 물론 인격적이라는 단어의 늬앙스 때문에 신이

마치 우리 인간과 유사한 성품과 감정(신인동감설)을 가졌으리라는 오해를 낳기도 하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창조세계를 이끌고, 보존하고, 완성해 나가시는 그 분은 분명히 인격적인 분이다. 신의 이런

인격성에 대한 인간의 인격적 반응, 또는 대응이 기도라 할 수 있겠다. 칼빈은 기도를 신과 인간의 대담

이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다.

 

신이 세계 초월적 속성만 있다면 기도는 무의미해진다.(자연신론, 이신론) 왜냐, 그 신은 세계 밖에서

한가로이 안식만 취할 뿐이고 세계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브리인들이나 기독교인들의

신은 세계 초월적 속성뿐 아니라 동시에 세계 내재적 속성까지 지닌 분으로 태초의 창조부터 지금까지

부단히 피조물과 관계를 맺고 계신다. 신구약성서에 주의 이름으로’, 또는 아버지의 이름으로기도하라는

가르침을 보시라. 피조물과 대화하려는 신의 간절함?이 절절이 묻어난다.

 

굳이 기도의 종류를 나누자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감사나 경배기도와 간구와

중보기도로 말이다. 솔직해지자. 우리의 관심(의구심)은 어느 기도에 있는가? 아무래도 간구와

중보기도일 것이다. 왜냐, 이 기도는 반드시 결과물이 있어야 성립되는 기도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간구 또는 중보기도에 당연히 신이 응답해 준다고 때로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믿는다.

다른 누구보다도 예수가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 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7:6) “너희가 기도할 때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21:22)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라”(15:16)

 

예수가 이렇게 얘기 했으니 실제도 과연 그런가? 애석하게도 나와 당신들의 경험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위대한 사람이다. 대통령이나 재벌,

또는 엄청난 권력을 구하지 않고 지금 본인의 모습을 살기를 기도했으니 말이다. 웃자고 한 얘기다.

, 그렇다면 왜 우리의 기도는 모두 응답 되지 않는가? 사실 여기에 대한 기독교적 답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신은 자신의 섭리에 합당한 기도에만 응답하고 그렇지 않은 기도에는 응답하지

않는다는 답을 말이다. 이 대답이 울고 싶을 정도로 싫겠지만, 사실 여기에는 신학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가 걸려 있다. 신은 절대적 독립성을 가진 존재다. 그 어떤 존재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아야 신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인간이 기도를 통해 신을 조종할 수 있다는 뜻이 되므로

신의 절대성과 독립성이 손상된다. 그 때부터는 신이 아니라 산신령이나 도깨비 방망이가 돼 버린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라. 신을 산신령이나 도깨비 방망이로 만들려고 얼마나 많은 세월을 굳은 머리로

계산하며 부단히 노력했는가?

 

그래 다 좋다. 신의 절대성, 독립성 다 인정한다. 신이 오직 자신의 뜻대로 섭리하고 불가항력적(강제적)

으로 피조물을 이끈다면 신과 인간의 관계가 어떻게 인격적이라고 할 수 있느냐. 또 어차피 자신의

목적에 맞게 강제하려면 뭣 때문에 인간에게 기도를 하라고 했는가? 이런 의문과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생각이 깊은 기독교인이라면 이런 의문 한번쯤은 가졌으리라 짐작해 본다. 이 책의

저자도 우리의 의문을 신의 인격성과 섭리가 기도에 관련해서는 부딪친다. 라고 표현했다.

이 문제를 풀어야만 올바른 기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쉽지만 오늘은 이렇게 문제제기까지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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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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