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6

기독교를 말한다. 두 번째

조회 수 2937 추천 수 0 2014.10.14 10:22:33

기독교를 말한다. 두 번째

 

 

1초대교회의 토양을 계속해서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율법(책의 소제목은 시내산이지만 내용은 율법에 관한 것이기에 율법으로 제목을 정함)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 율법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명령이라고 알려져 있다.(19장 이하)

율법은 단순히 십계명만이 아니라 상당히 많은 분량의 법전이 포함된다. 그 내용도 순전히 종교적인 것만이 아니라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처럼 유대인들의 실제 생활에 연관된 것들로서 그것이 바로 구약성서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노예를 사고파는 문제, 도둑질, 강도, 성추행, 소가 남의 농사를 망쳤을 때의 해결책 등등.

고대의 법전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율법의 정신도 동상동해법으로 요약되어 있다.(21:23~25)

유대인들은 성서에 있는 내용의 율법만이 아니라 그것을 기준으로 해서 아주 상세한 시행 세칙을 많이 발전시켜

나갔다. 율법을 직업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이들을 서기관이라고 하며 율법을 빈틈없이 실천해 나가는

대표적인 부류가 바리새인이었다.

 

 

안식일

 

예수 당시에 율법의 핵심은 안식일법에 있었다. 예수를 향한 거의 모든 비난도 역시 안식일 문제에 집중되었다.

과연 유대인들에게 안식일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는 무엇인가? 안식일 전승은 원래 두 가지 사건과

 연결된다. 하나는 하나님의 세계창조이며, 다른 하나는 출애굽이다.

세계의 많은 종족들은 이 세계를 신으로 섬겼다. 태양, , 바다, 심지어는 고목나무 앞에서 정기적으로 제물을

바치기도 했는데, 이는 절대적인 존재인 세계와 자연에 의해 인간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아무리 위대한 자연현상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피조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자연의 비신화화 또는 자연의 비주술화라 할 수 있다. 창조주인 하나님을 자신들의 존재 기반으로 생각하고

그에게만 의존적으로 살아가게 된 유대인들은 인간 행위를 멈추어야 할 안식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약성서에서 창조사건에 버금갈 정도의 무게 있는 사건은 출애굽이다. 출애굽은 하나님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핵심 사건이다.(5:12~15) 성서기자는 애굽의 종에서 가나안의 자유인으로 불러내신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사는 것이 바로 유대인이 선택해야할 유일한 생존의 길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종으로부터의

해방이다. 하나님의 해방사건 앞에서 유대인들은 인간적 행위를 멈추어야만 했다.

최소한의 먹는 행위 이외에는 모든 인간의 의도가 멈춰야 한다. 출애굽기 20:8~10절을 보라 자유인이나 노예,

심지어 육축까지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어야 한다. 창조행위와 해방사건에 근거한 안식일 개념은 유대인

사회를 건강하게 지켜나가는 일종의 사회적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다. 오직 유대사회를 제외하고는 고대의

그 어떤 사회도 기득권층의 이익에 배치되는 이런 법전을 만들지 못했다.

 

(안식년)

안식일 개념에서 한 걸음 더 발전해 나간 제도가 안식년이다. 안식년에는 채권과 채무가 일소된다. 이는 곧

사회가 작동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부의불균형을 일시에 허물어뜨리는 장치다. 심지어 땅도 칠년 째는

휴경해야 하는데, 오늘의 생태학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놀라울 정도로 건강한 세계 이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희년)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난 다음 해, 즉 오십년 째의 해를 희년이라 한다. 이때는 안식년에 있어야 할 사건들이

 더 강화된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해다.

 

지금까지 설명한 안식일의 근본 의미는 에 있다 하겠다. 이런 쉼이 강조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우리가

경험하는 인간사에는 참된 쉼이 없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생산, 소비, 경쟁으로 인해서 쉼이 있을 수 없다.

심지어는 교회까지도 무한성장 이데올로기 사로잡혀 안식일(주일)을 지킨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쉼은 없다.

예수님의 안식일에 대한 해석을 보라.(2:27) 예수님의 가르침에 의한다면 안식일은 어떤 종교적 의식을

화려하고 장엄하게 치루는 것이라기보다는 생명과 관계된 일, 앞에서 지적한대로 창조와 해방의 일이

하나님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기억과 확인, 그리고 그것에 참여하겠다는 결단의 날이 되어야 한다.

 

 

성결법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십계명의 말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율법의 근본 개념은 성결에 있다. 율법의

모든 기준, 그리고 시행 세칙들은 유대인들을 거룩하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을

구별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는 말이다.

대표적으로 레위기 11장에는 유대인들이 먹어도 되는 먹거리와 먹으면 안 될 그것이 상세하게 구별되어 있다.

하나님은 왜 유대인들에게 이렇게 먹거리에 대한 기준을 까탈스럽게 요구한 것일까? 이러한 전통은 한 두

사람의 머리에서 짜여 진 각본이 아니라 유대인들이 그 지역에서 살아가기 위한 생존 방식이 그런

율법적인 전통으로 자리하게 되었다고 보아야한다. 생존 투쟁의 긴 역사가 담겨 있는 진술이라는 말이다.

고대 근동의 열악한 환경에서 아무거나 먹다가는 공동체 생존에 큰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들의 태도를 영적인 차원에서 해석해야 한다. 먹는 문제는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한다거나 건강을 도모한다는 차원만이 아니라 그 행위 주체자의 정신을 드러낸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가 무얼 먹는가 하는 것은 그가 누구인가를 드러낸다.’ 정력보강을 위해 뱀탕을 먹는

사람은 그게 그의 삶이고, 값나가는 반찬이 있어야만 밥맛을 아는 사람은 그게 그의 삶이다.

유대인의 모든 삶을 규정하고 있는 성결법과 성결의식은 결국 자신들이 타민족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하는 점들을 강화해 나간 유대인들의 선민사상에 그 맥이 닿아있다. 때론 우월한 도덕성으로, 때론 독선적

배타성으로 드러나는 이 성결의식은 유대인이라면 갓난 아이 때부터 뼛속에 사무치도록 훈련을 받아서

무의식적 기초가 되었다.

 

1장 결론

 

따라서 초기 기독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유대인들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었다고 하더라도 역시

이런 율법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아니었다. 율법 안에서 예수를 믿고 살아가려다보니 이방인 기독교인들

 문제가 불거졌고, 시간이 흐르면서 유대교로부터 배척을 당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체제와 제도를

가진 공동체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초대교회는 상당한 부분에서 유대교의 종교적 전통을 이어받았으며,

동시에 상당한 부분에서 전혀 다른 종교 형태와 의미를 형성해 나갔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Epilogue~~

 

성서를 신앙적 접근법으로만 대하는 것은 사과의 생김새와 맛은 알지만, 그것이 나무에서 생기는지,

땅속에서 생기는지 모르고 먹는 것과 같다. 오늘 우리는 성서기자가 모든 영성을 바쳐 써내려간 의도와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신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왜냐, 문자가 펜을 든 사람을 집어 삼켰기 때문이다.

다음은 2장 역사적 예수에 대해 공부해 보도록 하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사회적거리 유지 기간 온라인예배 [레벨:24]임마누엘 2020-03-05 43253
공지 말씀예전 - 성경봉독 - 에문. 2023.12.10 file [레벨:33]우디 2018-01-09 45210
공지 서울샘터교회 휘장성화 총정리 file [7] [레벨:33]우디 2014-01-04 84251
공지 교인나눔터 게시판이 생겼습니다. [2] [레벨:10]mm 2012-02-13 196394
공지 2024년 교회력 [1] [레벨:33]우디 2011-11-26 232899
공지 서울샘터 교회 창립의 변 [123] [레벨:100]정용섭 2008-10-24 293958
» 기독교를 말한다. 두 번째 [레벨:21]小木 2014-10-14 2937
805 2014년 서울샘터교회 수련회 현수막 주문 도안 file [4] [레벨:33]우디 2014-10-13 4563
804 2014 서울샘터교회수련회안내 [레벨:12]서울샘터운영위 2014-10-10 3096
803 서울샘터교회 수련회 장소 교통편 [레벨:21]小木 2014-10-10 3714
802 기독교를 말한다 [레벨:21]小木 2014-10-08 2958
801 서울샘터 수련회 안내 [2] [레벨:12]서울샘터운영위 2014-10-06 3694
800 기도로 신을 움직일 수 있는가 마지막 [레벨:21]小木 2014-09-16 2950
799 기도로 신을 움직일 수 있는가 세 번째 [레벨:21]小木 2014-09-05 2919
798 기도로 신을 움직일 수 있는가 두 번째 [2] [레벨:21]小木 2014-08-29 3870
797 기도로 신을 움직일 수 있는가 [1] [레벨:21]小木 2014-08-26 3646
796 <명량>의 고독한 근대인 이순신 [4] [레벨:13]체호프 2014-08-20 3816
795 시간화와 탈시간화의 마법을 통한 신 이해 [레벨:21]小木 2014-08-19 3045
794 예스주석성경 습득했습니다. [2] [레벨:13]체호프 2014-08-18 3726
793 신 존재에 대한 증명 두 번째! [레벨:21]小木 2014-08-12 2898
792 신 존재에 대한 증명 [레벨:21]小木 2014-08-08 3421
791 재준이에게 [2] [레벨:26]은빛그림자 2014-08-04 3787
790 결혼식 [5] [레벨:21]小木 2014-05-26 3886
789 재정부에서 알립니다. (2) [2] [레벨:63]남양주댁 2014-04-10 3974
788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나오는 "페리클레스의 추도 연설" 중 한 부분입니다. [레벨:26]비가오는날 2014-03-27 4089
787 무슨말인지?(2014년 수능 영어 B형 35번 문제 ) [레벨:26]비가오는날 2014-02-20 48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