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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신학의 흐름28

조회 수 4481 추천 수 0 2013.10.15 16:54:18
 
현대신학의 흐름28
 
오늘은 틸리히의 '중재의 신학'의 방법론인 3.상관관계의 방법을 연재하겠습니다.
 
3. 상관관계의 방법
 
틸리히의 신학 저술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사상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이 상관관계의 방법(the method of correlation) 때문이라고 합니다.
 
[상관관계의 방법은 하나의 방법론이라기보다 신학의 각 주제와 내용을 결정짓는 '관점'
내포하고 있다
. 틸리히는 신학의 체계와 방법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평소 주장했는데
, 이는 자신의 신학에 정확히 해당되는 말이다.]
 
나의 조직신학은 상관관계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조직신학은 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항상 의식적으로 상관관계의 방법을 사용해왔다
. 특히 조직신학은 변증적인 관점이
지배적인 경우에는 의식적으로 그리고 명백하게 그렇게 해야만 했다
.
 
본격적으로 '상관관계의 방법'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틸리히는 상관관계의 방법이라는
용어를 세 가지 의미로 사용합니다.
 
첫째, 다양한 일련의 자료들에 대한 대응(correspondence)을 의미하는데, 주로 종교적인
개념이나 지식의 중심 문제를 다룰 때 사용한다
.
 
둘째, 상관관계는 대극적인 관계에 있는 개념들의 논리적인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
의미한다
. 이는 신과 세상에 대한 관계를 밝히는 것으로 사용된다.
 
셋째, 전체 구조 안에서 사물이나 사건의 실제적인 상호의존성을 의미한다. 이는 종교적인
경험에서 신과 인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으로 사용한다
.
 
 
질문과 대답의 상호의존
 
상관관계의 방법의 일차적인 목적은 "실존적인 물음과 신학적인 대답의 상호의존을
통해서 기독교 신앙의 내용을 설명하는 것
"이라고 밝힙니다. 이 부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금 길지만 저자의 글을 옮깁니다.
 
[틸리히는 인간만이 질문할 수 있는 존재로 본다. 질문 중에 인간이 가지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계시로부터 온다. 하지만
계시적인 답변도 물음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 물음과 대답은 서로 상호성 속에 있다.
그러므로 상관관계의 핵심은 질문과 답변이 별개의 것이 아니고 서로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신과 인간의 '상관'은 신과 인간 사이의 '연결'에 의존한다. 이 연결은 인간을 향한 신과 신을
향한 인간이라는 상호의존에 의해 형성된다
. 따라서 신은 인간과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행위하지 아니하고
, 신과 인간은 서로 살아 있는 관계 속에서 상호 영향을 준다. 신과 인간의
관계가 형성되고
, 상호 영향이 가해지는 것은 먼저 '종교적 경험' 속에서 이루어진다.]
 
바르트와 비교해 보면 두 사람의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바르트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주장이 하나님을 인간에 의존하게 만들 것을 우려해서 매우 신중했습니다.
그러니까 계시는 인간의 질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계시 자체가 주체로서 인간에게
질문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신과 인간 사이에 존재유비가 있을 수 없습니다.
 
반면 틸리히에게는 인간의 신에 대한 '인식'도 신과 인간의 상관관계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그 결과는 질문과 답변사이의 상호연관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어떠한 질문을 던질 수 없다면, 신이 홀로 답변을 줄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인간이 스스로에 대해 실존적인 질문을 던져야지만, 성서의 계시를 그에 대한 답변으로
얻을 수 있다
. "-인간의 관계는 인식론적인 측면에서도 역시 상관관계적이다. 상징적으로
말해
, 하나님은 인간의 질문들에 답하고, 하나님의 답변의 충격 속에서 인간은 다시 질문한다
.....계시 사건에 내포된 답변은 인간 실존과 실존적인 질문에 상관관계가 있을 때만이
의미가 있다
."]
 
자칫하면 신이 질문하는 인간에게 의존 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을 받기 딱 좋습니다. 저자는
질문과 대답이 형식적 측면에서 대답은 질문에 의존하고 있지만, 내용적 측면에서는
그 반대라는 것이죠. 질문은 답변되어지는 계시의 내용에 의존하기 때문이라는군요. ^^
 
 
질문과 대답의 독립성
 
조금 복잡한 내용입니다만 설명해야겠습니다. 틸리히의 상관관계의 방법의 대상이 되는
두 요소 즉 '질문''대답'은 상호의존에만 그치지 않고 동시에 독립적이며 더 나아가
통일로 나아갑니다.
 
[성호연관의 대상이 되는 두 요소가 서로 "의존과 독립이라는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이
상관관계의 방법의 핵심이다
. 그러므로 틸리히가 사용하는 상관관계의 방법은 독립적인
두 요소가 상호의존을 통해 관계를 가진다는 의미이지
, 의존 속에서 그 독립성이 상실 되는
것은 아니다
.]
 
독립성이라는 것은, 인간의 실존적 물음에 대한 답변은 실존적 분석으로부터 얻을 수 없고,
인간의 실존이라는 물음을 넘어서 인간실존을 향해 말해진다는 것입니다. 신의 계시는
인간이 질문한다고 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질문과 대답은
독립성을 유지한다는 것인데요. ~~~-_-;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두 요소가 일방적 의존이
아닌 상호의존적이며 동시에 독립적이다. 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상관관계", 이 용어는 학문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무엇보다 "독립된 두
요소의 내적 의존성
"을 의미한다. 이 말은 논리적으로 아무런 인과관계도 없는 요소들이
양적이거나 질적인 병렬 관계 속에 있다는 것을 뜻하지 않고
, 두 요소 사이의 의존성과
독립성이 통일성 속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
 
 
질문과 대답의 통일성
 
[틸리히의 신학의 각 주제들이 어떤 결론에 다다르는 과정을 보면 의존과 독립을 거쳐
통일이라는 결과로 나아간다
. 상관관계가 이렇게 의존과 독립의 두 요소가 통일을 이루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틸리히의 상관관계의 방법이 상당히 변증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참고
틸리히의 상관관계의 방법이 변증법적 과정을 거쳐 통일로 간다는 것을 간과하면 틸리히에
대해 오해가 잘 일어난다
. , 변증법적인 과정이 생략되면 상관관계는 단지 "질문""답변"
이라는 상호의존성만 남게 된다. 여기서 상관관계에 대한 대표적인 두 가지 오해가 발생한다.
하나는 질문이 답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 말은 인간의 상황(혹은 철학)에서 나오는
질문이 기독교 메시지라는 대답을 결정한다는 의미이다
. 이 비판은 틸리히의 상관관계에
대해 자주 일어나는 비판이다
. 다른 하나는 위의 오해와 정반대의 경우이다. 대답으로서의
기독교 메시지를 미리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질문을 한다는 비판이다
. 위와 같은 오해는
모두 틸리히의 상관관계의 방법을 변증법적으로 보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다
.
 
간단히 표현해 보겠습니다.
 
두 요소의 의존성(혹은 공통점 = )
두 요소의 독립성(혹은 차이점 = )
두 요소의 통일성(혹은 새로운 개념 = )
 
두 요소 중 하나는 무한하고 하나는 유한함.(존재와 존재의 근원, 이성과 계시, 시간과 영원, 문화와 종교 등)
 
[정리하자면, 틸리히가 다루는 주제나 요소는 유한한 것과 거기에 상응하는 무한한 것의
한 쌍이고
, 한 쌍을 이루는 두 요소를 상관관계로 다루는 구체적인 방법은 의존과 독립을
거쳐 통일로 가져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 그렇기 때문에 틸리히의 신학은 질문과
답변이라는 대화적 요소와 함께 변증법적인 방법론이라는 아주 역동적인 성격을 가진다
.]
 
틸리히는 자신의 상관관계의 방법을 통해 지금까지 신학이 사용해 온 세 가지 방법을
극복하려고 의도 했습니다.
 
첫째, 초자연적인(supernaturalistic) 방법
기독교 메시지를 다른 세계에서 온 것으로 여김으로 계시된 진리를 인간의 상황 속에
던져진 것으로 취급한다.
(계시와 인간의 상황에 대한 매개체가 없음. 성서를 초자연적 신탁의 글로 간주.)
 
= 틸리히에 따르면, 이 방법은 인간이 묻지 않았던 물음에 대해 대답을 들을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틸리히는 개신교의 정통주의와 신정통주의 흐름이 상당부분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고 평가한다.
 
 
둘째, 자연주의적(naturalistic) 혹은 인본주의적(humanistic) 방법
기독교의 메시지를 인간의 자연적인 상태에서 유추한다. 이는 인간의 실존 자체가 가지는
한계를 간과하기 때문에 인간의 실존으로부터 대답을 찾으려 한다.
(주로 자유주의 신학에서 나타남, 자유주의 신학이 사용한 신학적 방법론은 인본주의적이라
볼수 있다.)
 
= 이는 인간의 실존적인 상태를 그의 본질적인 상태와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했다. 즉 자기
한계를 가진 인간 실존의 상태와 인간의 완전한 상태인 본질의 상태를 적절히 구별하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인간이 물음과 대답을 인간의 창조성과 능력이라는 같은 수준에서
취급하였다.
 
 
셋째, 이원론적인(dualistic) 방법
자연적인 하부구조와 초자연적인 상부구조라는 이원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자연계시를 통해 신에게 나아가려는 모든 시도들에서 나타남)
 
= 인간과 신의 무한한 간격에도 불구하고 서로 연결점을 찾으려는 시도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는 인간이 자기 자신의 노력을 통해서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에 의존한다.
 
 
틸리히의 상관관계의 방법이 잘 묻어나 있는 저서로는 조직신학이 있습니다. 조직신학
3권이지만 주제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간략이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1. 존재와 하나님
2. 실존과 그리스도
3. 삶과 성령
4. 이성과 계시
5. 역사와 하나님 나라
 
주제만 봐도 "질문과 대답"의 상관관계의 구조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조직신학
외에도 틸리히의 상당수 다른 저술과 중심 사상들도 이 방법론에 의해 전개 된다고
합니다. 죽기 전에 모두 읽을 수 있을지.......
 
다음은 4. 존재와 궁극적 관심을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평안하십시오.

profile

[레벨:18]天命

October 16, 2013

우선 走馬看山 격으로 한번 읽었습니다. 
앞으로 몇번을 더 읽어야 내용이 제대로 들어올지...
그러나 수고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질문과 대답의 통일성'  -  그 아래에 와서  
 저 밑줄 친 유한함은 무한함이 겠지요?

두 요소 중 하나는 유한하고 하나는 유한함. (존재와 존재의 근원, 이성과 계시, 시간과 영원, 문화와 종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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