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칭 생략)

대구와 경북 지역은 새누리당 박근혜 지지가 압도적이다.

내가 나가는 하양의 테니스 동호회를 보더라도

8대 2 정도로 박근혜가 우세하다.

일전에 테니스 동우회원들과 대선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이들의 논리는

박근혜가 대통령 감으로 좋아서가 아니라

문재인이 대통령 감으로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들의 문재인 비판은 소위 조중동 신문의 복사판이다.

문재인은 친노파이며,

북한에 퍼주기를 했고,

그로 인해서 북한이 핵을 개발했고,

결국 북 잠수함이 천안함을 공격 침몰시켰다는 것이다.

그들의 눈에 문재인은 빨갱이다.

그것은 어떤 논리 이전에 맹목적인 확신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설명해보라고 내가 말하자

그들은 더 이상 자세한 말을 하지 못하고 대충 얼버무렸다.

그래서 내 입장을 이렇게 설명했다.

북한 문제는 감정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

북한 체제가 불량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런 점에서 대한민국에 종북좌파는 

아주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 특별한 경우의 사람들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독일에도 나치를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고,

미국에서 소수의 백인 우월주의자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 대한민국의 공당 중에서는 종북좌파가 없다.

사람들이 생각없이 그렇게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문제는 불량한 북한을 어떻게 대하는 게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냐, 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대결 구도로 나가야 할지,

그들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할지,

아예 외면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경제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북한의 지하자원과 질 좋은 노동력을

남한의 산업기술과 융합시키는 게 시급하다.

지금 이명박 정권 아래서 남북 관계가 꼬인 탓에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

이건 실리적으로도 큰 손해다.  

대충 이런 이야기였다.

이런 이야기로 그들을 설득시킨 것은 아니고

그들의 일방적인 주장이 조금 누그러진 것뿐이다.

 

일전에 시사 토론에서 새누리당 쪽 패널이 한 말을 듣고 놀랐다.

그는 천안함 사건이 터졌을 때

이명박 정권이 내린 5.24 조치가 오히려 미흡했다고 말했다.

5.24 조치는 북한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모든 남북 관계를 끊는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남북 관계는 지독한 냉전으로 흘렀다.

그 패널은 천안함 사건이 터졌을 때

북한을 무력으로 응징했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을 불사한다는 것이다.  

이런 무모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대통령의 참모가 된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될는지는 불문가지다.

지금은 너무 예민한 대선 기간이라서 조용하지만

대선이 끝나고 정권이 바뀌면,

어느 쪽으로 바뀌든지 천안함 문제는 재조명될 것이다.

 

대통령은 선장과 같다.

행해 중에 만나는 어려움은 결국 선장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천안함과 같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

박근혜는 이명박과 비슷한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는 걱정이 든다.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이

전체 국민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린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이명박 정권에서 절실하게 경험하고 있다.

2000년대의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부시가 미국 대통령이 되어서

결국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당시 미국 국민들이 부시를 선택했다는 것은

수천, 수만 명의 생명을 지불한 것이다.

이번 18대 대선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