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D-3

 

오늘(412) 부활절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총선 후보들의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문구는 북한 당국자들이 사용할만한 것들이다. 현 정권을 향한 분노를 그대로 표출시키는 내용이었다. 수성구() 지역에서 미통당 후보와 초박빙으로 1위를 다툰다는 홍*표 후보의 현수막 내용도 거칠기 그지없었다. “문재인을 잡을 큰 인물 홍*점잖은 대구 시민들이, 특히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 구민들이 이런 자극적인 문구를 좋아할까?

막말에서는 소위 태극기 부대를 이끌었던 전*훈 목사가 한 수 위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광야예배라는 타이틀을 걸고 진행된 집회에서 그는 문 대통령에게 쌍욕을 해댔다. 미통당 대표 황교안은 전 목사와 의기투합했다. 그들이 격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문재인을 좌파 빨갱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 여당이 총선에서 많은 득표를 얻으면 대한민국이 공산화된다고 악에 받쳐 외친다. 기독교계에서 존경받는 몇 안 되는 원로 중의 한 분인 홍*길 목사도 지난 2월에 비슷한 주장을 펼쳐서 제자 목사들에게마저 비판받았다. 보수 기독교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을 광분하여 비판하는 이유는 한 가지이다.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김정은을 몇 번이나 만난 문재인을 그들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성품이 악해서라기보다는 흑백 이원론이라는 기독교 세계관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황석영의 소설 <손님>이 이런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남기 어록 중에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다음이다. “남북문제를 잘 풀어내면 다른 건 깽판을 쳐도 괜찮다.” 어투가 좀 거칠지만 나는 그가 옳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상황은 똑같다.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문재인이 씨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정치 아젠다는 남북관계다. 마음먹는다고 다 해결되지 않겠지만, 최소한 한 걸음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다음 대통령이 다시 한 걸음 더 나아가다 보면 성과가 나타나지 않겠는가. 이를 위해서라도 이번 총선에는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밀고 나갈 정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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