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걸쳐서 뉴스를 보면서 박수를 친 장면이 세 가지다.

1) 2002년 12월 노무현 대통령 당선 출구조사 발표

2)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출구조사 발표

3) 2018년 4월27일 문재인과 김정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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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에서는 박수만 친 게 아니라 환호성을 치면서 집사람과 함께 춤을 추듯이 두 손을 흔들었던 것 같다.

2)번에서는 대략 예상하고 있었기에 집사람과 함께 흥겹게 박수만 쳤다.

오늘 3)번에서는 혼자서 작은 박수를 보냈다.  작은 박수지만 마음으로는 더 큰 박수를 보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남북한에 걸쳐져 있던 많은 구조적인 문제들이 해결되는 출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뉴스를 접한 분들은 오늘 12시간에 걸친 만남의 분위기와 내용이 어땠는지를 알 것이다.

학점으로 매기면 A플러스다. 다 잘 될 것이다. 거의 100% 확신한다. 확신하는 근거를 다 말할 필요도 없다.

한 가지만 말한다면 문재인과 김정은의 신뢰 관계다.

서로가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한 장애는 뛰어넘을 것이다.

사람은 우선 느낌으로 서로를 알 수 있다. 문재인과 김정은은 느낌으로 상대를 믿을만한다고 확신할 것이다.

가장 큰 장애는 트럼프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김정은이 먼저 핵폐기를 실천하지 않으면 대화도 없고 체제 보장도 없다고 그가 주장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추세를 본다면 트럼프가 이런 주장을 하지 않겠지만

설령 나온다고 하더라도 문재인과 김정은이 풀어나갈 것이다.

김정은은 아직 젊기도 하고 북한의 국력이 약해서 어떨지 몰라도

내가 보기에 문재인에게는 그런 의지와 능력이 충분히 있다.

트럼프를 달래가면서 문제를 풀어가면 된다.

정 말을 듣지 않으면 한미동맹에 금이 갈 각오를 하면서 어필하면 된다.

문재인이 한반도 안에서 무력 전쟁은 무조건 반대한다면 트럼프로서도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김정은이 자신들의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에서

남한을 절대적인 대상으로 신뢰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오늘 두 정상이 40여분 동안 배석자 없이 산책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이벤트도 있었다고 한다.

천성적으로 진정성이 특출한 사람이라서 문재인이 김정은의 마음을 사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일단 남북의 평화 공존과 번영이라는 길은 뚫렸다.

디테일은 오래 시간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평화 공존과 번영의 프로세스가 흔들림없이 계속되려면

이런 마인드를 가진 정권이 앞으로 당분간 정권을 잡아야 할 것이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같은 이들이 다시 정권을 잡는다면,

그때는 모든 게 허사다.

그런 이들이 정권을 잡더라도 한반도의 역사가 퇴행을 걷지 않도록

지금 정권이 앞으로 4년 동안 토대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

잘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모든 나라의 지도자와 메스컴이 인정하고 있는 이번 남북정상 회담을

대한민국 제1 야당과 대표만 폄하하고 매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 웃기기도 하고 연민이 들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차라리 잘 됐다.

그들이 정권을 잡을 기회가 그만큼 더 멀어 진 것이니까.

하나님이 이런 방식으로 우리나라를 도우시는가 보다.

문재인과 김정은, 오늘 수고가 많으셨다.

앞으로 좀더 분발해주기 바란다.

기분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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