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험한 믿음

주님이 광야에서 겪으신 두 번째 시험의 내용을 통해 계명에 순종하는 선한 삶이 동반하지 않은 채 믿음 단독으로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생각의 위험성을 살펴봅니다.

마 4:5-7 절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에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 기록하였으되 저가 너를 위하여 그 사자들을 명하시리니 저희가 손으로 너를 받들어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리로다 하였느니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또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치 말라 하였느니라 하신대”

주님이 시험을 당하시고 승리하심은 궁극에 교회의 구성원들 역시 그러한 시험에 노출될 때 도움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자기가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은즉 시험 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시느니라”(히 2:18) 그러므로 주님의 인성이 광야에서 당하신 시험의 내용들은 마땅히 주님을 따르는 자들에게도 적용되는 필요한 가르침이 될 것입니다.

본 내용에 앞서 먼저 첫 시험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면 그것은 돌로 떡을 만들도록 유혹하는 내용입니다. 황폐한 광야에 두어진 돌은 영혼의 양식으로서 생명을 주는 떡이 결코 될 수 없음에도 악마는 마치 그 돌이 떡이 될 수 있는 양 거짓된 확신을 마음에 품도록 유혹하였습니다. 이에 주님은 성경 말씀으로 그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우리의 대처 방법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런 식으로 시험에 승리해 간다면 진리의 말씀에 대한 신뢰가 더욱 생기면서 주님에 대한 믿음 또한 한층 견고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험에 승리함으로 우리의 영적 상태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 이번에는 거기에 걸 맞는 또 다른 시험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구원을 이루는 일은 결코 퇴보하는 일없이 지속적인 진전만이 그 안전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악마로부터 오는 시험이 허용되는 것은 주님의 선하신 섭리에 의해 우리 신앙의 진전을 이루는 중요한 수단으로 쓰임새를 다하는 것뿐이지요.

첫 상태의 시험을 극복하여 진리에 대한 이해와 믿음이 조금이나마 생기면 이번에는 두 번째 상태의 영적 시험을 맞게 됩니다. 그것은 자신이 경험하여 소유한 진리와 믿음, 그리고 은혜의 화려함이 어느새 마음을 사로잡아 성전 꼭대기에 자신을 올려 세우고 설령 거기서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은 그의 구원을 영원히 지켜주시리라는 거짓된 확신에 유혹당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삶에서 선을 제외시켜도 오직 믿음만으로 구원에 들 수 있다는 생각이 바로 이런 류의 시험입니다.

이 시험에 처하면 자신에게 선한 삶 대신 악한 삶의 흔적이 곳곳에 나타나는 결함이 결정적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드리는 진리의 지식적 동의나 믿음의 고백의 찬란함에 갇혀 이런 것들만으로도 충분히 구원이 보장된다는 잘못된 가르침을 진실이라고 믿도록 설득됩니다. 이러한 유혹은 교회 생활에 어느 정도 이력이 쌓이고 진리에 대한 이해도 자라며 간간이 주님의 은혜도 체험하는 가운데 슬며시 마음 한편에 자리합니다.

이런 유혹이 마음을 장악할 때 본의 아니게 우리는 악마에 의해 성전 꼭대기에 세워지는 것입니다. 물론 악마가 우리를 성전 꼭대기로 세우는 이유는 뛰어 내려도 능히 구원을 입을 수 있다는 자만을 부추기기 위해서입니다. 이 뛰어내림은 영적 퇴보와 몰락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는 진정 신앙의 위기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악마는 모든 것이 잘 되어 가리라고 거짓을 속삭입니다.

성전 꼭대기에 세워져 혹시 거기서 뛰어내리더라도 안전하리라는 생각은 지적 자만에서 오는 시험입니다. 이런 유혹에 갇히면 진리에 대한 겸허한 순종이 없이도 주님과 그분이 흘리신 피를 향한 지식적 동의나 입술만의 믿음의 고백을 드리는 것으로 구원이 충분하다고 여기는 경향에 이끌리게 됩니다. 일단 그런 생각에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려운데 왜냐하면 우리 마음속의 악마도 전혀 근거 없이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당함을 성경 말씀으로 합리화하여 유혹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온 생각이 위풍당당하게 성경에 호소해서까지 자신의 말의 근거를 확실히 하려고 우리를 유혹합니다. “저가 너를 위하여 그 사자들을 명하사 네 모든 길에 너를 지키게 하심이라 저희가 그 손으로 너를 붙들어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리로다”(시:91:11-12) 그러나 이 약속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계명을 지키며 선한 삶을 사는 식의 올바른 방법으로 걸어가는 이들에게 주어진 것일 뿐임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결론으로 주님에 대한 피상적 믿음의 고백, 그분이 흘리신 피 공로에 대한 지적 동의 등으로 구원을 얻으려는 생각은 설령 자신이 계명에 순종하는 선한 삶이 없어도 결코 멸망하지 않도록 하나님에 의해 지켜진다는 거짓 확신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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