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여기 계신 신학자분들이나 목사님들, 그리고 철학에 일가견이 있으신 분들께
얼마전에 교수신문에 실린 제 은사님이기도 하신 현우식 교수님의
"괴델의 수학과 신학"에 관한 좋은 지식들을 구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의 비극적인 사건이 뉴스에 나오고 있었고
어찌하다보니 그와 관련된 글을 제일 먼저 쓴, 다시 말해 불을 지른 장본인이 되고 말았군요.

많은 글들을 다시 보면서 여러가지를 느낍니다.

반대의견을 가지신 분들의 의견중에서 제가 만족할 만한 논리적 엄밀성이나
수긍이 가는 논증을 올려주신 분들은 없었지만 (물론 저도 마찬가집니다만;;)

제가 가진 인(仁)의 감수성이 많이 메마르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인(仁)이라는 감정이 어떤 고정된 도덕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릴 줄 아는 감수성이라는 해석에 기초해 볼 때

저는 지금 사선을 걷고 있는 그들과 피마르는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의 심정을
제 일인양 느끼고, 가슴아프게 생각하는 측은지심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배움의 길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해 전에 느낌이 먼저"라는 명제를 긍정하면서도,
그리고 그 느낌이 인을 포함한 감수성에 기초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서슬퍼런 분석이 필요하다고
내 분석이 논리적이고 필요한 것이라고
강박적으로 생각하진 않았는지 반성하겠습니다.

이미 제가 할 그런 분석들은 다 끝난 것 같으므로
그리고 더 이상 제 생각을 바꿀만한 예시나 논증은 기대하지 않으므로
더 이상의 글은 쓰지 않겠습니다.

늦게나마
정목사님이 말씀하신 그 기도는 이제 시작해보렵니다.

제가 하는 기도는 너무 시끄러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