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당신은 우릴 위해 예수를 보내주셨습니다.
제가 그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여, 맘껏 당신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죄송해하고 사랑했습니다.

내 몸을 포함해서 하늘과 땅에 가득한 모든 만물이 당신을 드러내고,
성서와 교우들과 신앙의 어른들과 2000년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이 얼마나 든든하고 감사한 증인들이었는지요!

타종교가 아무리 기독교보다 나아 보여도,
무신론이 아무리 종교의 위선과 유해성을 역설해도,
그것은 기독교인인 우리가 못났음에 대한 증거는 될지언정,
당신을 향한 내 마음에, 끝내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지금 길을 잃었습니다.
당신을 개입시키지 않아도 기독교 2000년은 설명이 가능했습니다.
아니, 예수가 신화일 때, 성서는 제대로 설명되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예수퍼즐>을 읽고, 제 신앙은 발 디딜 곳을 잃었습니다.

이제 저는 누구에게 기도합니까?
당신이 아니 계셔도, 하나님나라 운동은 가능하고 가치 있습니다.
당신이 아니 계셔도, 묵시문학적인 종말론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하늘과 땅을 잇는 중개자를 상정할 수는 있겠지요.
그렇지만, 나사렛의 예수, 당신께서 서실 자리가 없네요.

<예수퍼즐>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지금 저의 운영체제는 마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