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는 형님뻘 되시는 분이 계십니다. 자영업을 하시는데, 순퐁에 돛 달고 승승장구하던 사업이
최근의 불경기 여파로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네요. 며칠 전 만났더니,
평생 처음으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고 하시는군요.
(..얼마나 어려웠으면.. 평생 얼씬도 않던 교회에...)
그런데 이 분, 뭐 하나 물어보자면서 하시는 말씀이...
"구역예배에서도 원래 헌금 걷게 되어 있는거냐?"...
어느어느 집에서 구역예배를 한다고 해서 갔더니,
헌금봉투를 돌리더라는군요.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이 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기어이 물어보았답니다.
헌금은 교회에서 예배보며 하는 것 아니냐고.
(이그... 눈치없기는...)
당연히 분위기 썰렁해졌을 것이고, 누군가의 신경질적인 답변이..
"원래 다 그렇게 하는겁니다."
느닷없이 교회 나가는 속 사정을 모르기에, 교회 나가라마라 그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구역예배에서 헌금봉투 돌리는 교회라면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정도의
가벼운 언급으로 대충 얼버무렸지요..
구역예배에서의 헌금봉투... 기독교인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여러분이라면 이 분께 어떻게 조언할 수 있을 지, 고견을 구합니다. ^^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하심에 대한 반응의 한 방식이지요.
단순히 예배에는 돈을 내어야 한다.
give & take 이다.
복을 받기 위해서는 내어야 한다.
는 식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음미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나의 생각이 먼저요,
그것이 느껴진다면 그에 대한 '일천한' 표현의 방식으로써의 '드림'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시그너쳐님의 형님께서 속하신 그 공동체에서도 위의 대답만 해주었다면
그 분들도 그 형님처럼 다시 헌금에 대하여 되짚어보아야겠는 걸요.
얘기를 듣자하니, 조금 강제적인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교회를 계속 나갈 것인지는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요. ^^
(본래 감리교도인) 내가 알기로는, 구역예배라는 가정예배는 원래 감리교 창설자이신 영국의
요한 웨슬리 목사께서 만들어 놓은 가정예배 제도로서, 한국의 감리교회에서는 이를 가리켜서
전통적으로 "속회"라고 불러왔습니다.(그게 전 교단으로 퍼진 것으로 아는데 확실히는 모르겠
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속회에서 걷힌 헌금은 전액 교회 통합재정으로 환수됐지요. 목사님
사례비로 처리된다는 것은 상상외이고, 너무나도 생소하여 딴나라 소식같은 얘기입니다. 그야
말로 그렇게 한다면 그건 "헌금"이 아니고, 아예 "증여 / 기부금"이 되겠네요.(내가 국세청 직원이
라면 내는 사람 받는 사람 양편 모두에 현행 세법에 의한 '증여세'를 물려야 맞을 것 같아요)
한국 감리교는 그렇다 치고, 원론적으로 구역예배시 헌금하는게 맞는지 어떤지는 요한 웨슬리의
전통 영국 감리교회 운영 방식과 그 지침들과 그 본래의 뜻을 좀더 연구해 봐야만 어떤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통상 서양인들의 사고방식이 훨씬 더 철저하니까요)

진예수만님, 신완식 목사님,닥터케이님 : 성공회에서는 존 웨슬리를 존 웨슬리 신부라고 부릅니다. 왜냐면 존 웨슬리 사제는 일생동안 성공회 사제로 살았고, 존 웨슬리 사제가 감리교 운동을 한 이유도 성공회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라, 복음주의 운동으로 사회윤리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던 성공회를 갱신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성공회 교리해설서에는 존 웨슬리를 존 웨슬리 신부라고 부르고 있고, 그의 복음주의 운동을 성공회에 성공회 복음주의라는 새로운 전통을 심은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영어로는 그리스도교 성직자들을 Rev.(-님)이라고 부르니까 목사이냐 사제이냐하는 의미가 없습니다만...그런데 성공회를 영국국교회로 이해하는 것은 정확한 이해가 아닙니다. 그러한 이해는 장로교회가 스코틀랜드의 국교라고 해서 장로교회를 스코틀랜드 국교회로만 여기는 것과 같은 이해입니다. 성공회는 영국국교회가 아니라, 세계성공회공동체(Anglican communion)이라고 해서 자치적이고 독립적인 지역교회(관구)들의 공동체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성공회는 1993년 자치적 지역교회가 되었으며, 성공회 전례와 성사의 기준인 성공회기도서도 한국의 성공회가 작성한 기도서를 사용하고 있고, 영어로도 Anglican church of korea라고 쓰고 있습니다.
차성훈님:존 스토트는 성공회 사제 맞습니다. 1942년 사제서품을 받았고, 올 소울즈 교회와 성 바나바 교회에서 목회했습니다.지금은 연로하시니까 원로사제로 목회하고 계시고요.
제가 가끔씩가는 김천제일교회는 구역헌금으로 모아진 돈은
모두 지역의 불우이웃을 위해쓰여집니다
구제금액이 김천시내에 한정되어있다는 것이 조금 불편하기도합니다만 그나마 지역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는 교회라고 할수있지요
지난 주일 장로님대표기도중에 천안함이 어뢰공격을 받았다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기도하시는데 저는 한국개신교인들의 눈과 귀를 막고있는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해 기도할수밖에 없었습니다

보수적인 그리스도 교인들은 한손에는 조선일보를, 한 손에는 성서를 든다는 웃지못할 농담이 있을 정도로, 신약성서에 나오는 사두개인들이 연상될 정도로 그리스도교의 보수성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수의 진보적인 그리스도 교인들도 있고, 냉전체제에 기생하는 조선일보가 진짜 사악한 것이지 조선일보에게 세뇌되는 순진한 독자들이 나쁜 것은 아닐 테니까요.
구역예배에서 헌금을 모아 교회로 헌금하는 방식은 한국교회의 일반적인 패턴입니다. 본래 어려운 시절에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모아 교회의 재정을 돕자는 취지로 시작된 것으로서 세월이 오래된 관행입니다만 강제규정은 아니므로 동참하기 싫으면 안 하면 그만입니다. 헌금이라는게 굳이 주일에 예배당에 가서 내어야만 한다는 규정이 있는것도 아니므로 구역예배시 헌금을 모으는 자체가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다만, 많은 액수를 강제적으로 내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되겠습니다만, 제가 여러 교회를 다니면서 참석한 구역예배에서는 그런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구역예배의 헌금이 과도해서 부담이 된다면 구역예배 참석률이 매우 저조해질 것이고 당연히 구역예배가 위축될 것이므로 구역 운영이라는 실제적인 면에서 볼때도 그런 과도한 헌금요구라는 일이 있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볼때는 그 분이 교회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역 헌금 본래의 취지를 오해하여 생긴 일인듯 합니다. 제가 쓴 글을 보여주시면 이해에 도움이 될 듯 하며, 그래도 헌금이 마음에 걸리면 안 하시면 그만이라고 조언하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