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우리가 어떤 주장을 하는데에 있어서는,

그 주장의 내용이 근거가 있거나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입증의 책임>이 반드시 뒤따르게 됩니다.



그런데 자신의 주장이 사실임을 증명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내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라"고 하는 경우가,

일상생활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전반적으로도 매우 흔히 일어납니다.




사실임을 증명해야 할 입증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길 때에

<입증책임의 오류>가 발생하는데,

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기독교에서 그것을 증명하지 않고 그 대신

상대방에게,

"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 보라"

라고 하는 것이 이 오류의 좋은 예입니다.



물론 오류이기 때문에 상대방은 이에 답변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지요.




1-2.


그런데 만약 A라는 사람이,

"내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라"고

B라는 사람에게 말했을 때,


B가 A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 해도,

그것이 곧 A의 말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될 수 없습니다.


B의 증명여부는 A에게 놓여진 입증의 책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A에게는 여전히 입증의 책임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는 것이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제시될 수 없습니다.


신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든 안되든, 기독교는 여전히 신의 존재에 대한

입증의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라는

기독교측의 요구는, 문제의 본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1-3.


성경은,

신의 존재가 어째서 가능한 것인지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있음을

처음부터 기본전제로 하고 그것을 기정사실화 하여 씌여진 것이기 때문에,

신이 존재하는가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증거로서의 값어치를 가질 수 없습니다.


성경이 신의 존재에 대한 증거로서 제시되면, 순환논리의 오류가 발생합니다.




1-4.


우리 인간에게는 사실이든 아니든 믿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믿음의 내용이 사실과 일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믿게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즉 믿음은 사람의 생각에 불과할 뿐, 그 내용의 사실여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따라서 믿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믿음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시도는 할 수 있지만,

내가 믿기 때문에, 혹은 "무지무지하게 많은 사람들이 믿기 때문에"

사실이고 옳은 것이라는 사고방식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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