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작은자님께서 매일 큐티를 올려주시고 계십니다.
큐티라고 하기에는 분량도, 담고 있는 내용도 만만찮네요.
웬만한 열정이 아니고는 하시기 힘든 일이지요.
적지 않은 분들이 조회를 하고 계시고, 긍정적인 댓글을 달아 주시는 분들도 계시니 아마도 별 일 없다면 꾸준히 연재하실 것 같네요.

그런데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서 저는 작은자님의 큐티 연재가 매우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대단히 무례한 일인 줄은 알지만 쪽지도, 댓글도 아닌 별도의 꼭지글로 작은자님에 대한 제 개인의 의견을 표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가장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의견을 표하는 이유는 저의 생각 역시 다른 모든 분들에게 비판의 대상으로 열어놓겠다는 것이고, 이 논의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을 제가 지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글의 성격상 쟁토방이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도 해 보았지만, 문제를 제기하려는 작은자님의 큐티가 사랑채에 연재되고 있기에 저 역시 사랑채를 이용하고자 하오니 용인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자, 그럼 도대체 작은자님의 큐티가 뭐가 문제라는 것인지 몇가지만 간략히 짚어보겠습니다.

1) 우선 형식상의 문제입니다.

작은자님은 기회 있을때마다 자신의 홈페이지를 링크 걸어놓고 다비안들의 방문을 끊임없이 유도하고 계십니다. 언젠가는 다비아의 필진들을 자신의 홈피의 고정 필진으로 영입하려는 노력도 하셨지요.
물론 자신의 글과 관련된 공간을 쉽게 찾아가도록 배려하는 행위는 사이버공간의 미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인이 특정 사이트에서 매일 반복적으로 자신의 홈피를 홍보한다면 형식적으로 이건 명백히 스팸메일에 가깝습니다. 하나님 말씀에 대한 한 인간의 진솔한 묵상을 스팸메일로 매도하느냐 화내진 마세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형식상으로는 분명히 스팸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잘 만든 요리도 주문하지 않은 집에 일방적으로 배달되면 쓰레기가 되는 것이지요.

홈피 홍보문제는 그렇다 하더라도, 다비아에는 엄연히 정목사님의 큐티가 있습니다.
여러분, 다비아에 또하나의 매일큐티가 필요할까요?
그것도 다비아의 정체성과는 거리가 먼 논지를 반복하는 큐티가 말입니다.
이점을 검토하자면 어쩔 수 없이 내용상의 문제를 살펴봐야 하겠군요.

2) 내용상으로도 문제가 있습니다.

작은자님의 글이 내용상으로 문제 있다는 말은 어쩌면 지극히 상대적인 판단일 수 있습니다. 어느 공간에서는 문제가 있는 말이 다른 공간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위의 주장은 ‘작은자님의 큐티는 다비아의 전반적인 기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정도로 정리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마치 다비아가 수호해야 할 어떤 고정된 가치가 있고, 또한 제가 마치 그것을 지켜내려는 오만한 판관이라도 된 것인양 느껴져서 기분이 영 찜찜합니다만, 별 수 없네요. 이런 방식으로 주장을 전개하는 방법 외에는 떠오르질 않으니....

다비아의 기본적인 신학적 방향, 성서의 독법에 조금이라도 이해가 있으신 분이시라면 작은자님의 생각이 다비아의 정체성과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 쉽게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혹, 평소에 작은자님의 글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바로 아래 오늘자(7/10) 큐티 한꼭지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마지막 만찬의 한 장면을 지극히 주관적인 감성으로 해석해 나가는 과정에서 성서와 신학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 태도가 모조리 싸잡아서 불신자들의 무용한 헛수고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용섭 목사님이 주도하고 계신 다비아 운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신앙과 성서에 대한 고정된 해답이 아님은 모두가 아실 것입니다. 성서 텍스트를 해석하는 올바른 관점과 태도를 세워가려는 것이고, 성서가 품고 있는 깊은 세계를 이성의 작용과 모순되지 않는 방식으로 통찰함으로 하나님이 열어두신 계시의 세계속으로 동참하고자 함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작은자님의 글에 끝없이 등장하는 이성과 지식의 무용론 하나만 보더라도 다비아가 지향하는 인문학적 성서읽기 정신의 정확히 반대 지점에 서 있는 성서독법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작은자님은 자신의 지향점과 전혀 다른 길을 가고자 하는 다비아라는 공간에서 어쩌자고 끊임없이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고자 하시는건지 조금은, 아니 사실은 많이 의아합니다.

3) 그리고 죄송하지만, 심정적으로 작은자님께 실망입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 조심스러운 표현을 찾기가 참 어렵네요.
실제 작은자님이 삶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계신지는 알 수도 없고 말씀드릴 부분도 아닙니다만 그동안의 다비아 활동을 통해 드러난 것만을 놓고 보자면 여기저기 실망을 주는 모습들이 많았다는 점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늘 스스로를 부족한 자, 작은 자, 모르는 자, 미미한 자로 겸양하시지만 다른 이의 권고에 굳건히 귀를 닫아두시는 모습, 문제가 지적된 글쓰기 방식을 여전히 반복하시는, 아니, 점점 더 완고한 모습으로 강화해 나가시는 모습을 보며 결코 겸손한 분도, 합리적인 분도, 열려있는 분도 아니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군요.

몇차례에 걸쳐 다비아를 떠나시던 과정, 또 다시 돌아오시는 과정 생생히 기억합니다. 스스로의편집증적 태도를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시며, 한동안 다비아의 글들을 겸손히 읽기만 하실 것처럼 말씀하시더니 얼마나 지났다고 또다시 이런 모습을 보여주시고 계신가 생각하니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기 전에 결론을 맺겠습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제가 전체 다비안들의 의견을 대표할 수도 없고, 누군가를 재단할 수는 더더욱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문제에 운영자께서 일일이 구체적으로 개입하시기 전에 일반 다비안들의 조정 작용을 통해 사랑채 공간이 건강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다만 한명의 다비안으로서 제 의견을 밝히고 싶습니다.

작은자님의 매일 큐티 연재를 저는 반대합니다.
작은자님이 스스로 연재를 중단하여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작은자님 뿐 아니라 일반 다비안들 중에서도 제 의견에 반대하시는 분들 계실겁니다.
그런 분들은 주저치 마시고 의견을 표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